20170530

170529에 보고 들은 것들

오늘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 들은 게 많다.

트윈 픽스 시즌 1 07, 08회
트윈 픽스 시즌 2 01회
더쇼 팬PD 170522 다이아 편
오쾌남 170528 행주대첩 편, 게스트 구구단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 1회

그리고 들은 것
아이유 팔레트
에이프릴 미니 앨범 메이데이
백아연 비터스위트


우선 더쇼 팬PD는 재미없었다. 오쾌남은 역사 이야기를 꽤 재밌게 해서 꾸준히 보고 있는데 경주편 이후로 역사 이야기만 하는 게 시청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예능 비중을 대폭 늘렸다. 행주대첩 편 역시 구구단에서 세정, 미나가 나왔는데 중심은 어디까지나 야유회였다. 좀 아쉬운데... 그렇다고 없어지면 그나마 짧게 들어가 있는 역사 이야기도 사라진다. 이 둘을 어떻게 잘 결합시키면 좋을텐데...

아드공이 드디어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3회 20분씩 인터넷 업로드다. 결국 한 시간이라는 건데... 그냥 1시간 보고 일주일 기다리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 이야기는 맨 아래에 다시. 뭐 시작이니까 인트로덕션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부디 너무 심각하게 흐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유의 앨범 팔레트는 뮤비 나온 것만 보고 여태 안들었는데 드디어 들었다. 판타스틱 듀오에 싸이 + 아이유가 나온 걸 보고나니 음반이 궁금해졌다. 뭐 예상했던 아이유, 현 시점 톱 솔로 가수의 위엄...


에이프릴은 뭔가 아쉽다. 따끔이 조금 더 나은 거 같은데(=에이프릴에 가까운데) 그걸로 확 일어서기도 그렇고 타이틀 곡인 메이데이는 여러가지로 애매하다.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하는 건 대부분 실패한다.

시크릿은 곡마다 콘셉트가 매우 달랐는데 그게 성공한 이유는 거기에 전효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분이 최고의 아이돌이라는 소리라기 보다는 콘셉트를 만들어 갈 캐릭터 호환성이 엄청나게 높다.

그러므로 보통은 한 길을 가야 한다. 한 명의 인간, 한 팀이 소화해 낼 능력이 많지 않으니 어떤 캐릭터로 맥시멈까지 끌고 가는 게 그 그룹의 한계점일 수 밖에 없다. 이 사람도 노리고, 저 사람도 노리고...로는 결국 모두 놓친다. 중요한 텀인데 약간 아쉽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그룹이니까 일단은 이번 곡을 가지고 뭘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고 싶다.


그리고 트윈 픽스. 시즌 1을 끝까지 보고 나니까 시즌 2 1회를 안 볼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할 말이 좀 있긴 한데 이 부분만 이야기하자면. 시즌 1은 0회가 있고 이후 7회가 진행되서 총 8회다. 재밌는 점은 시즌 1의 마지막 회에서 응축되어 있던 모든 사건이 폭발한다는 거다. 보통은 시즌이 끝나면서 뭔가 해결되는데 이건 마지막 회가 거의 시작에 가깝다. 총맞고, 죽고, 혼수상태고, 다치고, 불 나고, 행방불명되고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천지에 널린다. 그러므로 시즌 2 1회가 너무 궁금해졌고 그래서 봤다.

하지만 리얼 타임으로 보자면 시즌 1 8회의 방송날이 1990년 5월 24일이었다. TV로 보던 사람은 온통 난리가 나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거다. 그러고선 시즌 2 1회 방송날이 1990년 9월 30일이었다. 4개월 일주일의 텀이 있다.

리얼 타임으로 보는 사람들은 모두, 요새도, 이런 상황을 겪는다. 그리고 나중에 보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겪지 않는다.

스즈미야 하루히를 볼 때 뭔지 전혀 모르고 보다가 그 유명한 엔들리스 에이트를 만났다. 대체 이건 뭐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보면서 계속 이 시리즈를 실시간으로 본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도 거의 오타쿠들 일테고 일주일을 기다리며 기대하며 다음 화를 보면 똑같은 게 나오는 걸 8회 반복했다. 뭐 오타쿠 혹은 집중해서 보고 있지 않았다면 일주일 텀이면 그 와중엔 반복되는지 몰랐던 사람도 있었을테고 재방송을 계속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이 사건은 경영의 문제를 일으키지만 나는 꽤나 감동했었다. 상업 체계 안에서 엄한 짓을 할 수 있는 건 그 만큼 시장에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그러므로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행운이다.

여튼 꼼짝않고 기다림... 이라는 게 많이 사라졌다. 트윈 픽스는 하루 하나 보려고 했는데 시즌 1 후반에 들어서면서 실패했다(일요일에 2편, 월요일에 3편을 봤으니). 하지만 아드공은 이틀 텀으로 기다려야 한다(정식 방송은 6월이다, 아마 한 시간 짜리로 나오겠지?). 기다린다고 하기엔 짧고, 기다리지 않는다고 하기엔 또 길다. 크라임씬의 경우 시즌 3는 그냥 닥치면 보는데 시즌 2는 매주 꼬박꼬박 기다리면서 봤다. 언니쓰 2기도 그랬다. 이 차이가 기억과 감상, 느낌의 차이를 만들까? 좀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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