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픽스가 시즌 3으로 다시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전 트윈 픽스 시리즈를 구해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온 게 시즌 1과 2 그리고 극장판 하나다. 분명 예전에 다 보긴 했는데 정말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기억 나는 건 카일 맥라클란이 커피랑 도넛 먹던 장면 밖에 생각나는 게 없는 상태다.
겸사 겸사 데이빗 린치 감독의 필모를 뒤적거려봤는데 그러고 보니 이 분이 만든 영화를 거의 다 봤다. 그렇지만 멀홀랜드 드라이버까지다. 멀홀랜드 드라이버와 로스트 하이웨이는 왠지 계속 들고 다니는 영화다. 하지만 그래봤자 린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제는 와일드 앳 하트고(영혼 같은 뱀가죽 바지였나, 영혼을 담은 뱀가죽? 뭐였더라... 여튼 그 영화 진짜 웃긴데) 하나같이 옛날에 본 내 머리 속의 옛날 사람인 건 분명하다.
어쨌든 시즌 1의 파일럿을 봤다. 로라 팔머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슬픔에 잠긴다. 다들 이상하게 흥분되어 있고 지나치게 격앙되어 있다. 모든 이의 모든 말투와 행동이 부자연스럽다. 초반 시작하자마자 "정상"이라는 상태 자체를 흐트려 놓는다. 그렇다. 바로 데이빗 린치의 영화다. 뭐랄까... 영화 혹은 TV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오래간 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이 양반은 와일드 앳 하츠로 자신이 떠드는 건 모두 농담이다...를 나름의 방식으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블루 벨벳을 봐도 웃기긴 하다.
일주일에 한 두편 정도씩 본다고 쳐도 상당히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기대되는군.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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