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이맘 때 한 마디라도 뭔가 쓰곤 했었는데 그런지도 한참 되었다. 지난 두 번의 정권이 만들어 낸 위기들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쳐버렸다. 다행히 올해는 바뀐 분위기 탓인지 트위터 등에도 그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보인다. 이 나라의 근 현대사는 불행한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518은 지금의 현대를 만든 가장 중요한 사건이고 가장 불행한 사건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랴, 언젠간 전모가 드러날 거다 류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런 건 전혀 믿지 않는다. 43, 한국 전쟁, 월남전, 518 등등 수많은 굴곡 속에서 이뤄진 민간인에 대한 살해 등의 사건에 대해 양심 고백을 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그러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만 봐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모든 불행한 사건들은 왜 일어났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 끝까지 추적하고 모든 걸 분명하게 드러내고 정리해 놔야 그런 불행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좋은 게 좋은 것 따위의 생각이 결국 불행을 더 크게 늘릴 뿐이다.
용서니 화해니 하는 것들은 그런 다음에야 꺼낼 수 있는 말이고 게다가 그것은 온연히 피해자만 사용할 수 있는 용어다. 이 사건 하나만 가지고도 갈 길은 아직 한 참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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