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출퇴근 찍는 작업 장소가 사람이 매우 붐비는 관계로 며칠 집에만 있다. 그랬더니 계속 덥고, 졸리다. 온도와 습도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매우 싫어하는 계절이다. 졸려하다가 영화를 하나 봤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원작, 모리 주니치가 감독, 2014년 작 영화다. 여름, 가을, 겨울, 봄 순으로 네 편인데 여름, 가을이 묶여서 DVD로 나왔고 겨울, 봄은 개봉은 했는데 안 나왔다.
이 영화는 뭐... 말하자면 그다지 새로울 건 없는 영화다. 조용하고... 조용하고... 조용하다. 농사를 짓고, 요리를 하고, 먹는다. 거의 혼자 지내고, 혼자 일하고, 혼잣말로 떠든다. 하지만 어쨌든 숲과 하늘이 멋지다. 그렇지만 습하다. 여름은 그 지독한 습함이 화면에 아주 잘 담겨 있다. 장마 문화권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화면 안의 날씨가 어떠한 지 매우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또 특이한 점이랄까... 이런 구조에서 틀림없이 나올 듯한 대사, 젊은 아가씨가 혼자 농사를 짓네...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 들어갈 틈도 없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실연 - 혼자서 코모리에서 달램 - 다시 남자를 만남의 순서로 진행된다. 마지막 부분은 봄에 등장한다.
어쨌든 이치코(하시모토 아이가 연기)는 곰이 나오고 숲과 산 밖에 없는 곳에서 혼자 살면서 농사를 짓고, 밭을 갈고, 먹을 걸 만들면서 살아간다. 자신이 말한데로 시골 여자라 씩씩하고 튼튼하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즐거움이 있다.
약간 놀란 점은 하시모토 아이가 96년 생이라는 사실. 예상보다 훨씬 어리다. 어디서 봤나 했는데 사다코 3D에서 사다코가 이 분이었다.
요새 같은 더위에 꽤 맞아서 화면 속도 덥고 습하고, 화면 밖도 덥고 습하다.
20150618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각성, 온도, 체제
1. 랩톱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이게 또 문제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새로 사면 이건 어떻게 라는 생각에 일단은 쓰고 있다. 큰 문제는 두 가지다. 일단 백라이트가 어둡고 조명처럼 나오는 건 항시적이고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본체와 ...
-
1.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저번 주 목요일부터 이번 주 화요일까지니 꽤 긴 연휴였다. 사실 연휴와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휴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가 이제 끝난다고 하니 약간 아쉽다. 이번 주 들어서는 날씨도 굉장히 좋음...
-
1. 올해 가을 문턱에 비가 많이 내린다. 며칠 전에 갑자기 내린 폭우에 가방 안으로 물이 새서 고생했는데 오늘도 종일 내릴 예정. 생각해 보면 언젠가부터 가을 문턱에 태풍이 자꾸 밀어닥쳤는데 그게 안 오니까 대신 비가 내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