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8

리틀 포레스트를 보다

요새 출퇴근 찍는 작업 장소가 사람이 매우 붐비는 관계로 며칠 집에만 있다. 그랬더니 계속 덥고, 졸리다. 온도와 습도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매우 싫어하는 계절이다. 졸려하다가 영화를 하나 봤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원작, 모리 주니치가 감독, 2014년 작 영화다. 여름, 가을, 겨울, 봄 순으로 네 편인데 여름, 가을이 묶여서 DVD로 나왔고 겨울, 봄은 개봉은 했는데 안 나왔다.

이 영화는 뭐... 말하자면 그다지 새로울 건 없는 영화다. 조용하고... 조용하고... 조용하다. 농사를 짓고, 요리를 하고, 먹는다. 거의 혼자 지내고, 혼자 일하고, 혼잣말로 떠든다. 하지만 어쨌든 숲과 하늘이 멋지다. 그렇지만 습하다. 여름은 그 지독한 습함이 화면에 아주 잘 담겨 있다. 장마 문화권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화면 안의 날씨가 어떠한 지 매우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또 특이한 점이랄까... 이런 구조에서 틀림없이 나올 듯한 대사, 젊은 아가씨가 혼자 농사를 짓네...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 들어갈 틈도 없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실연 - 혼자서 코모리에서 달램 - 다시 남자를 만남의 순서로 진행된다. 마지막 부분은 봄에 등장한다.

어쨌든 이치코(하시모토 아이가 연기)는 곰이 나오고 숲과 산 밖에 없는 곳에서 혼자 살면서 농사를 짓고, 밭을 갈고, 먹을 걸 만들면서 살아간다. 자신이 말한데로 시골 여자라 씩씩하고 튼튼하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즐거움이 있다. 

약간 놀란 점은 하시모토 아이가 96년 생이라는 사실. 예상보다 훨씬 어리다. 어디서 봤나 했는데 사다코 3D에서 사다코가 이 분이었다.

요새 같은 더위에 꽤 맞아서 화면 속도 덥고 습하고, 화면 밖도 덥고 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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