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4

독도

자주 가는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려고 하는데 매점 아저씨가 '일본이 독도 쳐들어오는 거 아냐..'라는 말씀을 하셨다. 설마 그러겠어요 하고 말았는데 조금 더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일본 내 선거를 위한 전략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고이즈미가 이런 식으로 우파를 결집시켜 집권했었다. 우리나라도 소위 북풍이라는 게 자주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100%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유명한 영국-아르헨티나 간의 전쟁도 있었고, 본래 아무리 쓸모 없는 황무지라도 단 한 뼘도 양보하지 않는 게 유목과 농경 생활을 끝낸 현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그럼에도 솔직히 쳐들어오기까지야 할라고는 생각이 잘 안든다. 이건 북한 핵에 대해서도 좀 비슷한 생각이 드는 경향이 있다. 설마 쏘랴, 쏘면 지들도 망할 텐데 류의.

이런 불감증은 역대 정권의 책임도 크다. 말하자면 양치기 소년 현상이다. 예전에 평화의 댐 때 십시일반 하던 수많은 시민들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속아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가 들리면 뭐냐 또- 이런 생각을 하기 일쑤다.

 

투표를 하고 있지만 정치가 일상 생활과 분리되어 있다. 이상한 일이다. 결국 자기가 뽑은 이상한 놈인데 정치의 후진성을 욕한다. 이건 양당 논리라는 일종의 세뇌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 욕을 많이 들 하는데 언론이 힘을 얻는 이유는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될 법도 하지 않은 소리를 해대는 뉴스를 읽고 이 따위가 신문이라니 하고 욕을 한다. 하긴 나쁘다고 해도 담배는 계속 펴대니 그거랑 비슷할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거대 양당도, 거대 신문도 없다고 생각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없는 것들, 이라고 생각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사실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는데 쟤네들 때문에 우리 역사는 잃어버린 100년(1910년부터 쳐야 하니까)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역사가 심판하겠지 따위 나이브한 생각을 하다가 필리핀이나 페루, 볼리비아 처럼 되버린다.

뉴스도 웃기는 게 해군 중위의 헤겔비판 이야기는 그렇게 떠들더니 전 공군참모총장이 록히드 마틴에 몇 백억 받으며 정보 팔아먹은 이야기는 포털 초기 화면에 등장도 안한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0336.html

이건 아주 수지 맞는 장사인데 어쨋든 남북 대결 구도가 계속 가고, 그러면 무기 수요는 계속 늘고 그 사이에서 정보를 판다. 이런 상황에서 햇볕 정책같은 완화책을 들고 나왔으니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을 지 짐작이 간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지금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시민군이나 테러 단체가 언제 쯤 등장하게 될까다.

 

맞다, 독도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독도는 위에서 말했듯이 일본 내 정치적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 감이 크다. 쇼를 하는 거다. 설마하니 국회 의원 몇 명이 찾아오면 아이쿠 여기있습니다하면서 독도를 내 줄거라고 자기들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거다.

이에 대해 대처를 하려면 차라리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독도 이야기만 나오면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반환해라 성명을 발표한다든가, 강제 징용자 보상에 관한 성명을 낸다든가 하는 등등 우리가 할 이야기는 사실 무척 많다.

그러면서 근처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거나 하는 게 낫다. 어쨋든 한-일 영토 분쟁이 생기면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나라는 같은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중국-(북한)이다. 북한은 실질적으로 뭘 하지는 못할 거 같다.

미국은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괜히 미국 믿는 둥 하다가 미국과 일본 사이에 딜이 생기면 더욱 곤란해 진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친미적 성향의 군사 관료가 너무 많으면 날이 갈 수록 더 곤란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외교라는 게 니편 / 내편을 명확히 가를 수 있는 종류가 애초에 아니다.

 

그리고 또 어느날 일본이 독도에 침공해 정복한다고 해도 그걸로 끝이 아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반복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침공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는데 만에 하나 군사적 침공이 있다면 독도에 주둔하고 있는 경찰 병력이 있으니 피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비는 해야 하겠지.

해결책은 일본은 계속 우길테니까 현재로서는 전혀 없지 않나 싶다. 어느날 문득 아, 지금까지 잘못 생각했네요 독도는 한국땅입니다 이런 식으로 흘러갈 리가 없다.

군사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어느날 갑자기 종결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냥 천천히 주변의 경계와 혹시나 모를 침투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떠들든 말든 내비두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외교부 성명 발표도 망언이니 이런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일본 선거가 다가오나 보네요 정도로만 말해도 된다.

그리고 만약 또 찾아온다면 의원들에게 관광 비자 발급과 경찰의 보호를 붙여주는 게 어떨까 싶다. 어쨋든 흥분보다는 놀리는 모드가 훨씬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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