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2

간만에 런닝

마지막 런닝이 7월 21일이었으니까 11일 만에 달리기를 했다. 중간에 자전거로 14km 정도 유람을 하기는 했지만 그건 뭐 운동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였고.

어쨋든 내 몸은 운동의 기억을 금방 잊어버린다. 트레이닝이 부족한 저질 몸의 특징이 바로 이런 것이다. 블랙 피플들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숨만 쉬어도 근육이 붙는 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한 달 동안 운동한 것도 하루 비실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실 어제 달리기와 관련된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를 썼었는데 근래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쓰고 있는 거 같아 잠시 뒤로 미루고 그냥 어제 런닝 이야기만 쓰기로 한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 어떤 식으로 운영을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던 시기 읽은 매우 인상적인 교훈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할 때 자학을 한다. 땀을 강처럼 흘리고, 지쳐 쓰러질 거 같은데 조금 만 더를 외치고, 온 몸이 탈진할 때까지 나아간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드러누워 오늘 뭔가 했구나 하는 만족감을 느낀다.

이런 종류의 운동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신체의 상황에서 필요한 건 좀 더 테크니컬 한 종류다. 마치 기계처럼, 아무 감정없이 차곡 차곡 교본대로만 나아가려고 한다. 물론 잘 안된다. 하지만 몇 달간 지속될 지금 코스로 얻고자 하는 건 기계성이다.

사실 오래 간 만에 달리는 거라 어제도 2km 정도만 가뿐하게 뛰고 들어 올 생각이었는데 막상 나가면 아주 조금이지만 욕심이 생긴다. 아직 기계가 되지 못했다.

 

fast

5분간 걷고 1분 Fast/1분 Steady를 14번 반복하는 방식으로 달리고 있다. 어제 달리기의 위 결과물을 보면(1km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므로 낮을 수록 빠른 거다) 엉망진창이다. 두번째 Fast까지 계획대로 나아갔고 그 다음부터 급속히 페이스가 떨어진다.

변명을 하나 하자면 사실 달리는 코스 중간에 징검다리가 하나 있어서 천을 건너야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았고 북한산에서 흘러오는 차가운 물이 징검 다리 반을 덮고 있었다.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내 런닝화는 물을 잔뜩 머금고 질퍽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만사가 귀찮아졌다.

맨 아래 네모 쯤 오면 Fast/Steady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

한참 나아가다 보면 1분 Fast를 하는 게 나름 버거워지는데 제대로 못한 횟수가 몇 번인가에 따라 그날 달리기의 성과가 결정된다. 처음에는 2회 정도는 그냥 걷고 말았는데 몇 번 하다보니까 14회 다 채울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장마와 폭우로 페이스가 완전히 말렸고 어제는 4회 정도 런키퍼가 원 미니츠 패스트를 외치는 데 넋이 나간 채 걷기만 했다. 다리도 너무 아팠고, 헥헥거리고 좀 안 좋았다.

역시 계획대로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비 오는 날은 어떻게 해야할 지 대책을 좀 세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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