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페이지든 프로그램이든 아니면 건물 안에 붙어있는 화제시 도망가는 길 안내 같은 매뉴얼이든 UI, 검색의 편의성, 일관성, 호환성 이런 것들은 만든 이/혹은 회사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걸 놓친다든가 - 얼마 전 말한 로닌의 약도, 이리저리 헤메게 만든 다든가 - KT가 만든 앱/KT의 CS, 하여간 KT와 관련된 모든 것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든가 - 윈도우에서 F1을 눌렀을 때 나오는 말들에 좌절하다 보면 대체 인생이란 무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수준까지 나아가 버리게 된다.
섬세하고 완벽하게까지는 아닐지라도 하여간 뭔가 찾는 데 도무지 나오지 않으면 머리가 지끈거리게 된다. 이것은 당연한 게 안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예전에 이야기한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앨런 쿠퍼 지음, 안그라픽스)이라는 책에서 훨씬 더 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 인터넷이나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는게 아닐지라도 이 책 꽤 재미있다.
http://macrostar.egloos.com/877339
오늘 하루동안 분노(까지는 아닐지라도)한 사이트/앱들을 되돌아보면
이글루스 모바일 - 드디어 이글루스에 모바일 홈페이지가 생겼다. 티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주소 뒤에다 /m을 넣으면 모바일 홈페이지가 나오고, 아이폰 등에서는 자동으로 모바일 버전이 읽힌다.
그런데 이 모바일 페이지라는게 온연히 자기 블로그만 보라고 만들어져있다. 다른데 아무데도 갈 길이 만들어져있지 않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참 재미나다. 만든 사람이 자기 블로그만 본다고, 다른 사람도 그러진 않는다. (egloos.com 은 아직 모바일 페이지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2. 쇼 스팸 앱
아이폰 용 스팸 방지 앱. 시작하면 무조건 차단 전화 번호 등록으로 넘어간다. 나는 차단 전화 번호는 하나도 없고, 전부 문구로만 차단하고 있다. 만든 사람이 번호로 차단한다고, 다른 사람들도 번호로 차단하는 건 아니다.
3. 옥션/지마켓 사이트, 앱
얘네들은 들어가면 툭하면 스크립트가 어쩌구 하면서 컴퓨터 전체가 버벅거린다. 뭔 대단한 컴퓨터를 사용들 하고 있는지 몰라도 아직 안좋은 컴퓨터 쓰는 사람들도 많다. 동생이 모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서 일해서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는데 리소스를 너무 잡아먹어서 이런 부분을 제한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린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파는 사람 입장에서 다른 사람은 화려하고 번쩍번쩍한데 자기건 심플하면 걱정이 될 수도 있다.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는 일종의 치킨 게임이다. 어쨋든 덕분에 나같은 사람은 버벅대는 순간 닫기를 눌러버리고 - 한동안 컴퓨터에 영향을 미치면 속으로 계속 증오한다 - 다른 곳을 찾아간다.
아이폰 앱 같은 경우 옥션은 사진이 한 장만 나오는데 지마켓은 여러개 나오던가 그렇다. 옥션 같은 경우는 자세한 사진을 볼 방법이 없어서 나쁘고, 지마켓 같은 경우는 3gs를 사용하는 경우 램이 모자라서 닫혀 버려서 나쁘다.
4. 가끔, 정부 사이트라든가 금융권 사이트라든가 가면 경고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사이트는 모질라 어쩌구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IE를 이용해 주세요, 보안을 위해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면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스마트폰에서의 로그인은 불가합니다 이런 경고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괜히 민감한 건지 몰라도 이런 말들을 참 보기가 싫다. 지들이 안 만들어 놓고 남 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정신이 박혔다면 모질라 계열 지원은 앞으로 준비하겠습니다 라든가, 스마트 폰은 앞으로 지원할테니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되는거 아닌가 싶다. 블로그나 개인 사이트면 몰라도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뭐, 말이 그렇다는 것임. 안 가면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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