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9

요즘 보는 예능 방송

한때 집에 들어오면 그날 방송한 예능은 일단 보고 자는 생활을 영위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하나도 보지 않게 되었다. 그랬다가 몇 달 전부터 다시 한두 개씩 챙겨 보고 있다.

1. 꽃놀이패 - 안정환, 이성재, 서장훈, 조세호, 강승윤, 유병재가 레귤러고 녹화가 2박 3일간 진행되고 이주 간 방송을 하는데 게스트가 첫째 날 한 명, 둘째 날 한 명 정도로 온다. 2박 3일간 함께 있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

1박 2일이나 패밀리가 떴다처럼 어딘가 가서 자고 일을 하고, 무한도전의 추격전이나 런닝맨처럼 가벼운 심리 싸움이 엮여있는(하지만 그 파장은 길다) 방송이다. 런닝맨이 사라질 마당에 그 시청자를 이어받으려는 야심이 보인다고나 할까... 뭔가 일을 꽤 키우고 있는 듯 해(지금까지 게스트를 보면 비, 아이유, 승리, 설현에 김세정, 채수빈 등등 상당히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보고 있다.

고생이 만드는 웃음, 심리전이 만드는 웃음, 그런 걸 다 귀찮아해서 나오는 웃음, 그리고 반전(마치 영화 쏘우처럼 설명이 너무 많지만) 등등이 잘 짜여져 있다. 최근 십여 년 간 예능의 소규모 집대성 같은 분위기 + 또 저거냐라는 감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데 일단 레귤러 발란스는 꽤 좋은 거 같다. 이런 예능이 캐릭터만 가지고 재미있고 그걸 계속 이용해 먹을 수 있는데서 승패가 갈리는데 상황이 꽤나 좋아 보인다.

2. 비디오 스타 - 박소현, 김숙, 박나래, 전효성이 레귤러. 게스트가 4, 5명 쯤 나온다. 무한걸스가 엠비씨 에브리원에서 만든 무한도전의 스핀오프였다면 비디오 스타는 역시 엠비씨 에브리원에서 라디오 스타를 스핀오프해 만든 방송이다. 그래서 비스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아직 대중적으로 유명해지진 않았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줄여 말하고 있다.

김숙이 양쪽에 다 걸쳐있다는 점에서 여성 예능인의 거목으로 성장했음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이 분은 제이티비씨에서 님과 함께라는 우결 비슷한 걸 하고 있기도 하지... 님과 함께는 시즌 1때는 재혼판 우결이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있었는데 시즌 2에 와서 그런 건 사라지고 우결보다 나이대가 좀 높다... 정도로 가고 있는 듯.

여튼 비디오 스타는 아이돌 오타쿠 박소현, 시끌벅적하면서도 매우 제네럴한 김숙, 술꾼 박나래, 아이돌 전효성이라는 조합으로 예전 라디오스타처럼 떠들썩한 토크쇼를 만들고 있다. 이거 꽤 재밌다...

하지만 무한걸스와 마찬가지의 장점과 동시에 마찬가지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여튼 김숙-박나래가 예전 무한걸스에서 게스트가 왔을 때 신봉선-김신영 역할을 해야 하는 구조인데(일반적인 여성 예능인의 역할), 남자 게스트가 왔을 때 어떤 태도와 전략을 취하느냐가 정말 많은 기준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송이다. 무한걸스가 정말 재미있었고 더불어 기대도 컸던 만큼 비디오 스타에 거는 기대도 크다.

그런데 일단 전효성이 자기 역할을 좀 해내야 한다. 박나래와 김숙 틈새에서 아직 낄 틈을 못잡고 있다.

3. 다만 위 두 방송 다 편집에 문제가 좀 있다. 이게 요즘 분위기이기도 한 거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매끄럽지 않고 어색한데 인터넷용 동영상 클립으로 따기 좋은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부분 부분이 너무 도드라진다.

4. 그리고 싱포유 - 홍경민, 유재환, 문희준, 초아. 두 팀 씩 나눠서 주제에 맞는 노래를 만드는 예능 방송. 초아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평소에 초아의 강인한 생존력을 극히 존경하며 귀감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 중 한명이자 예전에 카센터에서 보조 MC를 하는 초아를 보면서 이 분이 이런 류 예능도 참 잘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강인한 생명력과 아저씨들 틈새에서 살아남는 능력이 결합되어 상당한 임팩트가 만들어 진다.

방송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듯 MC중 3명이 남자고 작곡, 프로듀서 등등 남자 천지인데 카센터에서 봤던 바로 그 초아의 실력 = 나와바리 확보 능력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아무나에게 반말을 하는 게 혹시나 문제가 될까봐 약간 걱정이 되는데(카센터인가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게 바로 초아 캐릭터의 핵심인 건 분명하다. 부디 별 일 없었으면 하고 여튼 역시 이 분 굉장한 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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