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켓몬이 공식 런칭했다. 여름에 속초에서 포켓몬을 잡다가 돌아와서 한 생각은 - 공식 런칭을 하면 포켓 스탑에서 볼을 꾸준히 얻으면서(거의 다 써버려서 사야 한다) 런칭하면 집 근처에 보이는 체육관을 점령해 보자...였는데. 막상 런칭하니까 약간 시큰둥하기도 하고, 아침 저녁 출퇴근 루트 상에 포켓 스탑은 하나도 없고, 집 근처에 체육관도 없다. 결국 매우 시큰둥해 졌다... 데일리 동선 상에서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면 이런 류의 게임은 상당히 귀찮아진다.
예외가 있다면 지오캐싱 정도인데 이건 게임이라기 보다 아웃도어 스포츠로 나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튼 그런 이유로 재미가 없어졌고, 아침에 몇 마리 잡다가 볼은 다 써버렸고, 그래서 다시 캔디 크러시의 세계로...
2. 간만에 내가 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와 하다가 '현장과 괴리되어 있는 채 써진 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 이게 좀 문제점인데 내가 쓴 패션 책은, 그리고 패션 이야기는 현장과 괴리되어 있다. 나는 패션 에디터도 아니고, 패션 크리틱도 아니고, 쇼퍼 홀릭도, 트렌드 세터도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피할 수가 없다.
사실 책을 쓰면서 이 문제가 상당히 고민이었는데 어차피 에디터도 될 수 없고 쇼퍼 홀릭도 트렌드 세터도 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맥시마이즈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즉 통계를 보고 가정을 산출하고 가정한 것들에 대해 쓴 다음 통계로 확인하는 것.
하지만 이 방법은 이상적으로는 흠결이 없는 완전한 이야기가 만들어 질 수도 있겠지만 매우 큰 오해를 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그 오해에는 파인 튜닝에 한계가 있다는 것, 통계와 흐름에 잡히지 않는 현실이 있다는 것 등등이 포함된다.
여튼 새로 계획하고 있는 책이 있고, 그 책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라 봐야 내 인력 풀에 한계가 매우 명확하지만)의 이야기를 좀 들어본 다음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싶은데 아직 방법을 잘 모르겠다.
3. 프듀를 안 본 상황에서 아이비아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음신2 때문이다. 거기 김소희, 윤채경이 나온 걸 보면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특유의 전투적인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했고 그러면서 아이비아이 -> 아이오아이 -> 프듀 101 전체 방송으로 역추적을 해 들어간 게 일련의 과정이었다.
여튼 윤채경은 에이프릴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이제 그 안에서 생각해야 하고 워낙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여 큰 걱정이 없다. 별 일이 없다면 내가 응원한(분명 포텐이 있는데 한창 헤매고 있는 그룹을 응원하는 경향이 있다) 걸 그룹 중 두 번째로 1위를 차지하는 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김소희는... 매우 특이한 캐릭터인데... 프듀 기간 동안 자신의 한계를 깨는 데 결국 실패했지만 음신 2에서 비로소 캐릭터 갱신에 성공한 분이다. 이 변화가 매우 컸고 음신 2가 끝나고 CIVA와 IBI를 할 때 그런 기세가 절정에 달했는데 그 후 활동이 주춤해 지는 바람에 문제가 좀 생겼다. 그래도 뭐 조용히 꾸준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걸 깨달은 분이니 앞으로 활동에도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 분은 문제가 좀 있는데...
일단 특유의 순진함과 약간이라도 고급스러운 문화는 하나도 모르는 거 같은 건 장점이다. 자신이 너무 민망해 하지만 않으면 좋은 예능용 캐릭터로 살아날 수 있을 거 같다. 그렇지만 노래 부를 때, 안무 할 때 뭔가 유치원 학예회를 보는 듯한 특유의 과장된 손짓 몸짓이 있는데 그걸 좀 어떻게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뭔가 부자연스럽지 않나...
그리고 MC볼 때, 말할 때 '스~'하는 소리 내면서 숨 쉬는 것도... 아이돌 가수 중에 이런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노래 부르는 훈련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가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에 있는 분들은 그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래서 가만히 두고 있는 게 아닐까. 그래도 말할 땐 그 습관을 버려야 하는 게 그 소리 상당히 크다.
여튼 어제 집에서 일하면서 간만에 헬로 아이비아이를 틀어놨었는데 그거 보다가 생각나서.
4. 가끔 3번 같은 이야기를 쓰는데 조언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개선점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여튼 이러면 좋지 않을까 같은 이야기다. 물론 이걸 본인이 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뭔가 생각난 걸 메모 해 놓고, 숨겨 놓고 있다가, 나중에 그게 이뤄지기라도 하면 확인하며 기뻐하는 정도의 용도...
그렇다고 해도 본인이 방송 등으로 팬이나 이 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내는 여러가지 의견 개진을 들을 의사가 없고 알아서 할테니 신경 쓰지 말아 달라는 표현을 하면 그 그룹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뭐 이런 나의 행동 안에 모순점이 있다고 생각은 하는 데 여튼 확률이 0.00001%라도 볼 가능성이 존재하기는 하는 행위인 이상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없다는 분에게 시간을 내서 뭔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써 놓을 이유는 없다.
5. 이곳의 조회수가 미묘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봐야 예전에 3명 보던 게 이제는 4명 보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 신경 쓰인다.
6. 패션붑에서는 운영을 위해서 후원을 받는 데 많지는 않지만 가끔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물론 매우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약간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만약 누가 보냈는지 알 경우 답례 메일이라도 보내야 할까, 정기적 후원자들을 위해 무슨 선물이라도 해야 할까 등등이다. 익명으로 남아 있고 싶은 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게 내가 어딘가 후원하면 그렇기 때문이다. 사실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메일 주소 정도는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하는 지 대체 모르겠고, 후원자들을 위한 모임이나 파티 같은 걸 개최할 형편은 전혀 안되기 때문에 받으면 기쁘지만 마음 속이 상당히 복잡해 지긴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분들에게는 감사 메일을 보내고 어떤 분들에게는 안 보내고 뭐든 랜덤이고 규칙도 뭐도 없는 상황이다.
디올앤아이를 보다 보니까 : 한 시즌에 2억원 어치씩 옷을 주문하는 손님이라면 그게 어디든 그 옷을 직접 만드는 아틀리에의 쿠튀르에가 찾아가서 문제점에 대해 듣고 정밀한 피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하필 이게 오트쿠튀르 준비로 한창 바쁠 때 벌어졌고, 라프 시몬스는 당장 옷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그런 일 때문에 뉴욕으로 출장 가 버린 상황, 그래서 자신의 컬렉션 용 옷 제작이 스케줄 상 뒤로 밀리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매출이 중요한 사람 vs 자기가 만든 옷이 중요한 사람 vs 컬렉션이 중요한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충돌이다. 한 기업 안에서도 크게 봐서는 디올의 안정과 성장을 향해 가겠지만 미시적으로 보자면 각각의 개인들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후원자 분들께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나 생각하다 보니 저 장면이 갑자기 생각났다. 뭐 내 상황과는 그다지 큰 관련이 없는 이야기지만.
7. 기본적으로 의뢰 받은 내용의 글만 쓰고(ㄷㅁㄴ에 썼던 글 같은 경우도 결국 ㄷㅁㄴ 멤버로서 내가 나 자신에게 의뢰한 글이다) 의뢰 받은 내용의 책만 쓰는데 그런 와중에 내 멋대로 쓰고 싶은 걸 쓰는 곳은 여기와 패션붑 두 군데다. 그런 만큼 돈벌이 하는 일에 언제나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생각을 마구 늘어놓고 쌓아 놓는다는 점에서 소중한 곳이다.
가능하다면 다른 분들에게도 재미있게 러프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엿볼 수 있고 거기서 출발해 자기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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