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5

현대, 기술, 독재

며칠 전에 심신이 피로해 집에 일찍 들어갔다가 그때 아니면 기회가 없지 싶어서 슈페어를 다 읽어버렸다.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해봤던 것들 몇 가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1) 전쟁이 끝나고 전범들이 체포되고 뉘른베르크에서 재판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기술자", "과학자"들이 살아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볼 수 있다. 폰 노이어 같은 경우 미, 영, 소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고 별의 별 분야 사람들이 이런 저런 경로로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 슈페어도 이런 속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했지만 워낙 고위직이었고 게다가 소련의 포로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혐의가 있기 때문에 뉘른베르크로 가게 된다.

이 부분은 좀 미묘한데 : 소련의 포로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이유는 독일에서 여성 노동력을 동원하려고 했던 슈페어의 시도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괴링 같은 사람들이 특히 반대를 했다고 한다.

2) 그리고 슈페어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히틀러가 발전된 현대 기술 아래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독재자였다는 점이다. 히틀러는 벙커에서 지도를 가지고만 전쟁을 치뤘고 현장엔 거의 가보지 않았다. 특히 1차 대전 때 상병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경험에 상당히 의존했고 그렇기 때문에 뭘 좀 안다는 생각에 육군의 작전에 크게 간섭을 했다. 해군과 공군의 작전은 (아마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거의 간섭하지 않았고 자율성이 높았다. 여튼 심지어 무전으로 전투를 치루고 있는 부대에 직접 무선을 연결해 명령을 내리기도 했고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대부분은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어 냈다.

슈페어는 히틀러가 무전 같은 현대 기술을 이용해서 주변의 (지각 능력이 있는 이들의) 반대를 우회할 수 있었지만 원리와 방식에 대한 무지 때문에 나치가 그 꼴이 되었다...라고 이야기 한다.

현대 기술과 독재의 관계는 좀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그리고 나치의 통치 방식과 통치 구조는 지금 여기와 비교해 봤을 때 시사하는 바가 꽤 많다.

뭐 이런 이야기였음. 여튼 2016년에 마치려고 했던 나치에 대한 독서는 일단 이쯤에서 일단락. 이제 다른 걸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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