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좀 춥다. 생각해 보면 벚꽃 시즌은 항상 좀 추웠다. 따뜻한 햇빛, 활짝핀 꽃을 보고 놀러가자! 해놓고도 막상 가보면 추웠던 것이다. 뭐 요새는 놀러갈 일도 없지만서도...
동대문에 있는 디자인 도서관을 애용했었는데 어느날 사라졌다. 어느날이라기 보다 디디피 개관과 함께... 사라졌다기 보다는 거기로 옮겨감... 소식만 듣고 어딨는지 몰랐는데 좀 뒤적거릴 게 있어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고 찾아봤더니 나눔관인가... 뭔가 하는 곳에 있다고 한다. 어디냐는 중요한 게 아니고 있다가 중요한 거니까.
자료의 태부족은 역시 아쉽다. 알렉산더 맥퀸의 1993년 데뷔 컬렉션을 좀 보려고 찾기 시작했는데 인터넷은 아무리 뒤져도 없는겨... ㅜㅜ 보그 아카이브를 구경할 수 있는 연결된 계정도 없고. 그 시절 맥퀸은 주제 혹은 영감과 꽤 직접적인 쇼를 꾸몄었는데 - 어렸을 때니까 - 1992년 졸업 컬렉션은 영화 잭 더 리퍼에서, 1993년 데뷔 컬렉션은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가져왔었다. 1993년 말에 한 그러니까 1994 SS 컬렉션은 니힐리즘이었다. 지금 보면 역시 어린 티(다 덤벼!)가 좀 난다. 미니멀리즘의 시대에 범스터 실루엣... 1994 SS부터는 찾을 수 있더만...
저번 포스팅에서 48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난 김에 또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최근 방영된 쿠와즈기라이 몇 편을 봤다. 자막 달린 게 몇 개 있길래. 정말 오래간 만에 봤는데 이시바시 다카아키는 여전히 굉장했다. 어쩜 그런 사람이 다 있지...
그러다가 크라임씬을 봤다. 왠지 1시간 30분이나 되더만... 그런데 탐정이라는 롤이 새로 들어갔는데 그게 왜 있는지 모르겠다. 왜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게다가 앞에 탐정 넋두리도 너무 길어... 그 방송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자기들끼리는 재밌을텐데 과연 그걸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보는 사람도 재밌을까...이다. 시즌 1 때 그게 문제여서 탐정을 도입한 거 같은데... 과연?
하지만 이번엔 영 이상했지만 만약에 탐정을 진행 능력이 있는 사람 - 박지윤이나 장동민 - 이 하면 또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참여자와 시청자 사이에 정보 격차가 워낙 크니까 멤버를 중재하면서, 서로 많이 떠들게 하고(그게 그나마 만들어지는 예능스러운 잔재미니까) 진행 사항을 보는 사람에게 잘 전달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 같음...
여튼 한시간 반이나 되는 바람에 늦게 잤다. 그런데 요 며칠 전부터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있을 때 알 수 없는 진동이 느껴진다. 이게 외부에서 일어나는 건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건지를 모르겠다. 만약에 외부라면 바닥에 앉아있을 때도 느껴져야 할 거 같은데 그걸 잘 모르겠다. 자동차나 그런 거라면 도로는 여기에서 너무 멀다. 아래로 지하철도 없고.
그렇다고 내부라고 하면 내부 어디? 몸속에서 그런 진동이 나기도 하나...
그래서 3일 째 진동이 느껴질 때마다 혹시나 하고 트위터에서 지진을 검색해 보고 있다. 물론 지진 같은 건 나지 않았다. 혹시 땅굴? 바로 옆 산이 군부대인데 멍청이가 아닌 이상에야... 그리고 여길 뭐하러...
지도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금방 깨닫게 되는데 이 동네는 전략적으로 그다지 의미가 없다. 서울을 점령하려고 북쪽에서 내려온다고 하면 길이 두 개 있을텐데 하나는 김포, 고양시에서 마포구, 서대문구 쪽으로 내려오는 거고 또 하나는 의정부 쪽에서 도봉구, 노원구 쪽으로 내려오는 거다. 북한산... 굉장히 크고 넓음... 그러므로 이 두 코스가 한국전쟁 때도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래도 혹시나 이쪽에서 무슨 전투가 있었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역시 큰 건은 없다. 그렇게 찾다 보니 위키피디아 한국판에 한국 전쟁 전투 목록(링크)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일단 목록은 다 올려놓고 주요 전투를 빼곤 차례대로 내용을 채우고 있는 듯. 지금은 대충 7월 중순 정도까지 정리가 되어 있는데 7월 중순이면 서울을 지나쳐 대략 단양, 천안 정도까지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유엔군이 포항에 상륙하고 뭐 그런 급박한...
지도로 이런 거 보는 거 좀 좋아해서 심심할 때 예를 들어 과연 고려나 조선시대라면 여기서 원산을 걸어갈 때 어떤 코스로 갔을까... 베이징은 육로로 어떻게 갔을까 같은 거 생각해 보곤 한다. 원칙은 하나, 산을 피하라... 그렇게 해서 최단 코스를 찾아 역사책 같은 데 나와있는 코스랑 비교해 보면 보통은 대충 맞다... 전쟁나면 역순...
하지만 가끔 예외가 있는데 예를 들어 몽고군이 남한산성 쳐들어 간 거 같은 건 정말 굉장함... 당연히 그냥 버리고 가야지... 남한산성 놀러가서 아래서 올려다보며 내가 몽고군이다라고 가정해 보면 금방 알게 됨. 2억 만리 고향을 두고 여기까지 왔는데 저걸 올라가서 성을 넘어가라고? 지휘관이 미쳤군이라는 생각만 들지.... 물론 결국 실패했지만...
여튼 이런 건 심심할 때... 아주 심심할 때... 요즘은 매일 심심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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