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8

4월 8일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건 찬성한다. 제도적으로 헌법은 정수의 하한선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만 바꾸면 되고 딱히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건 아니다. 그냥 산술적으로 생각해 봐도 현재 인구 5천만에 국회의원 299명이면 대의제를 글자 그대로 봤을 때 명당 17만명 정도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너무 많다. 그리고 의원수가 적으니 권력이 집중된다.

좀 더 덧붙이자면 지역과의 관계는 아예 없애면 안되겠지만 가능한 줄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지방 정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자치를 강화하는 게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꽤나 엉망인데 그건 지역구 국회 의원이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즉 지방 정부를 강화하고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대선거구제로 가고, 비례 대표를 늘리고... 뭐 이런 방향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 

좀 더 덧붙이자면 정기 국정감사는 없애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입법 기능이 훨씬 더 중요한데 국정 감사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장이 되어버리니 다들 거기에만 집중한다. 감사원도 있는데 국정감사를 정기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지 잘 모르겠다. 그런 건 꼭 해야할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나 하면 된다.

뭐 계속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고... 여튼 그렇긴 한데 의원 정수 이야기를 해놓고 장난이었다... 는 좀 많이 너무했다. 


일주일 간 보는 예능 방송을 돌이켜 봤을 때 팬심이나 사심없이 최근 방송이 대부분 재미가 없다. 이건 뭐냐 하면서 뜯어볼 만한 방송은 거의 없다. 학교가고 군대가고 하는 리얼리티가 영 별로고, 아무리 웃긴 걸 넣어도 상담 프로그램은 더 별로인데 트렌드가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게중에 좀 재밌게 보는 걸 찾아보자면 카센터라는 프로그램이다. 살짝 재밌고, 꽤 담백하다. 정보 프로그램이어서 더 그런 거 같은 데 딱히 무리를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태생적으로 문제가 좀 있다. 진행자는 유부남 아저씨 4명에 아오아의 초아. 게다가 자동차 이야기니 전체적인 틀이 빤하게 잡힌다. 메인 진행격인 김성주도 그렇고 프레임 상 말을 제일 많이 하게 되는 한민관도 차를 아끼고 관심을 가지는 아빠 vs 엄마, 아이라는 틀을 그대로 놓고있다. 그리고 초아는 차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심지어 면허도 없다. 이 부분은 초아의 롤이 적극적으로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아니라 이제부터 배운다이기 때문에 더욱 강화된다. 그러므로 제작측에서 그런 부분은 전혀 거르지 않고 있는 듯. 

그런데도 괜찮게 보고 있는 이유는 김성주-한민관-두 명의 전문가(기자와 레이싱팀 대표)-초아의 주고받기가 꽤 볼만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차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예능으로써 재밌게 볼 수 있다. 개인 취향상 초아에 좀 많이 집중되는데, 이 분이 꽤 잘한다. 물론 저번 마리테 같은 걸 봤을 땐 겟잇뷰티나 어 스타일 포 유 같은 걸 하고 싶을 거 같긴 하고 이걸 정말 재밌어 할 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재밌어 하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 분과 하니의 경우(이 분은 어 스타일 포 유에서 패션을 배우는 롤을 담당하고 있다) 모르면 열심히 배워서 한다는 티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 특히 열심히. 가끔 바퀴벌레 같다. 싫다는 게 아님 - 그러면 오버페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까지는 딱 흥겨움까지 꽤 선을 잘 유지하고 있다. 주절주절 떠들었는데 그러니까 생각했던 거 보다 엠씨를 잘한다는 소리다.


AKB48에 대해 자세히는 모른다. 내가 일본 아이돌을 구경하던 시점은 모닝구 무스메가 져가고 AKB48(이하 48, 한영 전환하고 글자 치는 거 귀찮다)이 아키하바라에서 공연하면서 이제 막 TV에 나오던 때에서 멈췄다. 명성과 운영의 측면에서 지금하고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요즘은 대충 사시하라, 오오시마, 마유유 이름 정도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대략적인 시스템 정도 알고 있다.

어쨌든 시스템 이야기인데. 사실 따져보면 48은 그룹형 아이돌 운영의 측면에서 거의 완벽한 방식이다. 매우 냉혹하지만, 그런 게 현실이야라고 하면 할 말이 없는 거다. 물론 한국은 걸그룹 팬덤도 보통은 올팬 성향이 강하고 개인팬이라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일단은 '그룹 안에서'다. 특히 악성 개인팬은 배척하는 편이다. 더구나 타팬들이 악개 흉내를 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애들이 많아서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

여튼 개인팬이 그룹 운영에 영향을 미치거나(이건 팬덤도 사실 마찬가지지만) 존재감을 드러낼 방법이 거의 없다. 이 개인팬 모두를 활용하고 살려내고 드러내는 게 사실 48의 방식이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멤버가 센터에 서려나, 뮤비에 단독컷이 많으려나 오매불망하다가 뮤비와 무대가 나오고 나서야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48에서는 멤버와 팬이 함께 사력을 다해 센터에 직접 세울 수가 있다(물론 가위바위보 같은 복불복도 있다 = 운이 좋은 놈은 뭐라도 된다 류....).

사실 인원수로 따져 보자면 현 한국 걸그룹 모두를 한 그룹에 모은 다음 투표로 일렬로 세워버리는 식이다. 즉 이 정도로 크고, 이 정도로 인기를 형성하면 타 그룹과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마치 아키P 천황에 크고 작은 막부들의 세력 다툼 조합과 뭔가 비슷하군...

지금 한국 아이돌계 상황을 보면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의 의미는 개인 CD 구입과 팬싸 때 선물 정도 주는 거 말고는 기획사 쪽에서 더 활용할=뽑아낼 방법이 없다는 뜻) 개인팬, 그리고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고 있는 한국의 연습생 제도가 있다.

그러므로 이 다음은 이걸 어떻게 써먹어볼 수 없을까...가 아닐까 싶다. 스엠의 경우엔 루키즈로 스타트를 끊으면서 이걸 가지고 뭘 해볼까... 하고 있는 거 같다. 완벽하게 시스템이 구축된 상태는 아니지만 그 결과물 중 하나로 레드 벨벳을 들 수 있다.

물론 48같은 냉정한 시스템은 한국에서 어렵지 싶다. 그러므로 어떤 방식을 쓰려나 궁금하다. 효리가 연습생 제도를 보면서 난 못할 거 같아 뭐 이런 말을 했었는데 개인 팬 활용이 본격화되면 지금 아이돌을 돌아 보면서 그때는 그래도 정겨운 데가 있었는데..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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