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폴트라인을 보다가 몇 가지 확인하려고 거시 교과서를 펴 보다가... 그래도 거시 책은 별 의미없는 거 같아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했는데 안 한지 꽤 지났다. 마음 같아서는 조장옥 교과서를 하나 사다가 한달 쯤 보고 싶은데. 여하튼 의미없고 시덥잖은 이야기를 할 거니 유의미한 논의를 찾으신다면 고 백.
이런 도표가 있는데 적혀 있듯 파란색은 ER 지수, 빨간 점선은 지니 계수다. 보다시피 IMF를 경계로 풀쩍 뛰어올랐다. 그 이후 ER이 더 높은 곳에서 유지되는 상태로 왔다갔다 하고 있다. 도표에서 보다시피 둘은 거의 플러스 상호관계로 움직이는데 간혹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두드러지게 보이는 게 2002~2003년이다. ER은 올라가는데 지니는 내려간다. 사실 경제 변동의 와중에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는데 :
보통 ER은 양극화, 지니는 소득 불균형을 뜻하므로 저 상황은 양극화는 심화되면서 소득 불균형은 완화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뭘까 생각해 봐도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ER 지수는 ㅣYi - Yjㅣ(쓰는 게 귀찮아지기 시작하는데...)를 가중 평균해서 구하니까 사실 소득이 벌어진 정도를 뜻한다. 지니 계수는 잘 알다시피 로렌츠 곡선으로 구하는데 이건 누적 점유율이 기반이므로 금액이 나오지는 않는다.
결국 양극화의 간극이 넓어지면서 로렌츠 곡선은 조금 완만해진 상태(중간 소득 비율이 늘어난)가 2002년에 잠깐 있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부자가 더더 부자가 되고 있는데 중간 소득자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은 발생하기가 꽤 어려운데 수출이 무지하게 잘 되고 월급도 많이 줬다든가 하는 일이 있었나... 그래서 이 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찾아봤다.
2002년 하면 일단 떠오르는 건 월드컵인데 김대중 정권 마지막 해다. 즉 선거가 있던 해. 위 표를 보면 물가는 안정되고, 경제 성장률은 전 해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벌린 경제 정책이 나름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2년은 본격적인 저금리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시중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에서 빠져나와 주택 시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2002년의 가격 상승률 그래프가 가장 가파른데 2005년에 잠시 주춤하고 2006년에 다시 오른다. 주택담보대출도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 낮은 금리 조건 하에 소비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상태에서(IMF이후 소비는 경기를 더 과열시키든지, 더 수축하게 만들든지 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어차피 이자율을 확보해야 하니 당연한 과정이다.
이후 R이 낮아지고, 파이가 높아지니까 r은 뚝 떨어진다...
주택경기가 과열되면서 2006년부터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이고,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하는 등의 정책이 시작된다.
결국 저 때 지니 계수가 떨어진 건 이런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될 때니 미래를 볼 수 없었을 테고(자아실현적기대가 이후 본격화되면서 별 큰 이유도 없이 계속 올랐다고 할 수도 있다) 더구나 큰 행사를 앞두고 시민들의 협조같은 것도 있었을테고...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보면 사회 자본은 완전 쓸데없는 이야기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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