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1

진격의 거인

며칠 전에 답답해서 잘 못보겠다고 했는데 살짝 참고 진격의 거인을 보고 있다. 사실 처음 볼 때는 좀비물 변형류인가, 그렇다면 장편으로 어떻게 끌어갈 거지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그림도 좀 엉망이고, 뭔가 충실한 재미는 별로인데 대신 매우 스피디하고, 더구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사람이 나름 이야기꾼같다.

기본적으로 진격의 거인에는 인간, 거인이 있고 그 다음에 인간 사이의 관계, 인간과 거인의 관계, 거인 사이의 관계가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하나같이 다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것들이므로 궁금해 할 것도 없다. 이런 경우 대체 뭔지 모르는 상황이 한참을 흘러가고, 그러다 보면 아 이 안에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던 거구나 하고 깨닫게 되거나(에반게리온), 아니면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설명하며 연대기 순으로 나아가게 된다(드래곤볼).

하지만 진격은 자 이런 일이 생겼네 - 무슨 일일까 - 여기에 이런 사연이 있거든 - 그 다음 사건 식으로 흘러간다. 없던 흥미를 만들어내고, 에피소드를 할애해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이 세계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고, 그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조금씩 더 이야기의 폭을 키울 수 있다.

더구나 새로 등장하는 사건이 계속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거인-인간 상식을 파괴해 나가기 때문에 이게 보고 있자니 꽤나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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