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것 만은 꼭 간다는 다짐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런 말이 무색하게 이제는 5.18 추모식에도 잘 가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5.18 민중 항쟁이 있었던 날이다. 그때 내가 그 곳의 학생이었다면 죽었을테고, 그때 내가 그 곳의 군인이었다면 죽였을테지라고 생각해 보면 정말 인간은 알량한 기반 위에 서 있구나하는 게 느껴진다.
이제는 이런 말 자체가 흔한 형식처럼 느껴지는 시절이 되었을 지 몰라도 그 분들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민주주의의 기반을 만들어 준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비록 세상이 아직은 민주주의가 품을 수 있는 이상대로 완연히 돌아가고 있지 않을 지 몰라도, 느리게라도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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