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5

지갑, 소설, 감기

1. ㅇㅇㅇ 쎅ㅅ 이러면서 놀리는 거나, 진짜 문화 노찾사하는 거나 이상하게 들리긴 마찬가지. 이 분야로는 즉각적인 반발 심리를 가지고 있는 듯. 그저 다들 먹고 사는 건데.

2. 그저께, 그러니까 화요일은 너무 계획없이 동선을 짜고, 생각없이 결정을 하는 바람에 2호선을 뱅뱅 돌면서 고생을 했다. 감기가 더욱 심해짐.

3. (동생이 준 갈색) 지갑을 밀봉하고 예전에 쓰던 (내가 산 검정) 지갑을 다시 꺼냈다. 많이 낡은 거고, 더 사용하면 회복 불가의 길에 접어들 거 같은데 그냥 이걸 쓰고 싶어졌다. 계절이 바뀌었기 때문인가.

4. 한유주의 얼음의 책(2009, 문학과 지성사)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여러 잡지에 실렸던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첫번째 단편인 '허구0'까지 읽었는데 이제 읽기 시작한 거고, 두 권째일 뿐이라 정확히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전에 봤던 것과 비슷한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

이것을 실험이라고 해야 하나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 게 스타일로 구축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먼저 나온 것부터 읽을 걸 그랬나 하고 잠시 후회했다 // 상정된 독자, 그러니까 직업적 이유, 체크 등이 아니라 아무 정보도 없이 서점 가판대를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계산대로 가지고 간 독자를 상상해봤다, 이런 상상은 역시 좀 어렵다,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 이건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책은 미국에서 적힌 것 같다. 시간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지하철 요금이나 거리의 가게 명 등이 등장하지만 이상하게도 '현실'을 느끼기는 어렵다. 또 어떤 여자가 옷을 벗고 침대에 눕는 모습을 본 오전 12시 20분은 낮인지 밤인지도 헷갈린다. 오후 12시 5분이라는 게 등장하니 앞은 말하자면 0시 20분일테고 그렇다면 밤 풍경을 떠올리는 게 맞을 것이다. 여하튼 시간과 공간을 구체적으로 적시할 수록, 모호하게 존재하고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혹은, 아니 등등 계속 반복되는 사고의 흔적들은 '허구0'이 흘러가면서 서서히 옅어진다. 이게 문장에 익숙해져 가기 때문인 건지, 실제로 빈도수가 떨어져 가는 건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어쨌든 아직은 42분동안 63페이지를 읽었을 뿐이다.... 그리고... 아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5. 머리가 많이 아프다. 몸이 좋지가 않다. 아주 나쁜 건 아니고, 그냥 감기가 매우 끈덕지게 붙어있다. 방이 너무 건조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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