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3

굳이 멋지지 않아도

우는 거야?
난 말야, 난 뭐든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어. 몰랐어.
몰랐다니?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어, 난.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것도 몰랐었어.

구질구질한 유행가 가사같은 대사들에 하니씩, 둘씩 침식된다. 역시 괜히 봤다. 이런 걸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는데 그 사실을 짐짓 잊은 척 하며, 따뜻한 것들을 생각하며, 괜한 기대를 품으며 만용을 부렸다. 그런 날이 오면 내가 완전히 없어진 날이 되겠지.

아무도 꺼내려 오지 않는다는 걸 계속 확인한다. 사람들은 뭔가를 버린다. 그들에게 더 나은 내일이 오기를. 잊혀진 것들은 그 자리에 계속 머물며 굴을 판다. 깊게, 아주 깊게. 하지만 하필 2012년이라는 시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자에게 더 없이 가혹하다. 고통을 만끽한다. 하지만 부랑자는 되지 않으리. 뭐 이런, 뭐 저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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