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잠깐 트위터에 이야기했는데 요즘 머리가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를 먹고 싶다'를 추상화, 구체화시키는 일이다. 왠지 매일 먹을 거 생각만 하는 거 같고, 먹는 것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도 하나도 없다. 그저 추상화되고 개념화된 맛이 끊임없이 나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이것은 오직 밥과 잠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훈련병 시절과 비슷한 기분이다. 주변 상황도 사실 크게 다를 바도 없고. 인터넷이 불통이라 모든 게 단절된 듯 하고, 생각이 아이폰에 의존하는 검색 속도에 의해 퇴화되고 소멸되는 아쉬움 속에서 들은 몇 가지들.
1. 하마사키 아유미의 Party Queen
오스트리아의 배우와 결혼했다가 1년 만에 이혼한 직후 나온 풀 버전 정규 음반이다. 통산 13집.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지금까지 정규 음반 CD를 총 2100만장 정도 팔았고 통산 5천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남편이랑 미국에서 살기로 했다가(남편은 미국 거주중) 대지진 이후 일본을 떠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이혼했다(남편이 그 사이에 누드집을 발간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아유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모르고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복잡함). 역시 아유스럽다고나 할까, 양키의 기개.
간단히 요약하면 아유의 음악은 어떤 종류의 '웅장함'이 트레이드 마크다. 요즘들어서는 거기에 전자 음악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쿠스틱 오케스트라 믹스라든가 유로비트 믹스, 트랜스 믹스 같은 리믹스 버전들도 꾸준히 내놓는다.
새 음반 역시 기본적으로 웅장한데, 사이에 아예 보컬이 없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세레나데도 있고, 귀여운 뮤지컬풍 소품도 있고, 기타 솔로도 나오고, 다프트 펑크도 있고, 재즈풍도 있고 여튼 14곡에 다양한 것들을 담았다. 그냥 틀어놓아도 아이튠스 DJ에서 랜덤 플레이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감동에 밤잠 못 이룰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유 음악을 좋아한다면 손해볼 건 전혀 없다.
2. 퓨처라마 1~3시즌
하마 아유 빼고 새로 본 건 퓨처라마 정규 시즌 1~3까지. 영화판만큼 재밌지는 않은데 그냥 보고 있다. 정신이 제대로 된 구성원(인간, 돌연변이, 로봇, 외계인)이 하나도 없는데 세상이 돌아간다는 게 퓨처라마식 낙관주의인 듯. 신(神)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꽤 인상적이었다.
3. 벡의 Odelay, 비스티 보이스의 Paul's Boutique
퓨처라마를 보다가 벡과 비스티 보이스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길래 생각난 김에 아이팟에 넣어놓고 다닌다.
이게 다인가....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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