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를 깎으려고 했는데 연이어 실패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휴점과 폐업...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2. 요새 너무 심하게 배가 고프다. 밥을 먹으면서도 배가 고프다는 생각을 한다. 이 역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3. 하릴 없이 쓴 펌프스 이야기는 리트윗, 관심글 포함해 100개가 넘고, 약간 각잡고 의견 좀 들어봅시다 하는 마음으로 쓴 아바야 이야기는 아무도 안 읽는다. 섣부른 의도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실패한다.
4. 서로 심간이 아주 편한 경우를 제외한 의례적 연락을 거의 다 끊어버린지 3, 4개월 쯤 되는 거 같다. 서로 배제하는 즐거운 인생사... 스트레스에 대한 과민한 반응으로 피로한 심적 고통을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할 수 없지 뭐. 즐거울 만한 일이나 가능성이 없을 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일이라도 피하는 게 현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생존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5. 올리브 오일하고 마늘만 들어간 파스타를 며칠 째 먹었더니 냄새에 민감해진다. 이게 2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생각해 보면 그 전부터 계속 배가 고팠다. 그 전에는 만두를 대량으로 구입해 계속 그것만 먹었더니 신물이 나오다가 구토를 했다. 지금은 냄새도 잘 못 맡겠다.
6. 며칠 간 위생 문제가 트위터에서 흥했는데 오늘은 샤워 문제가 흥한다. 다른 계절은 몰라도 겨울에는 기본 이틀에 한 번이다. 뭐 약속 같은 게 있거나, 집에서 나갈 일이 있는 경우면 나가기 전에 또 하지만...
여튼 몇 가지 작은 트라우마 비슷한 것도 있고 겨울에 매일 샤워하면 아무리 로션을 쳐발라도 잠을 못 잘 정도로 온 몸이 너무 따갑다는 문제도 있고.. 여튼 그렇다.
세탁은 종류별로 설정한 대략적인 주기가 있다. 어쨌든 2년 전 이사를 온 후 베란다가 동향이라 잘 안 말라서 할 수 없이 양말과 속옷은 꽤 넉넉하게 구입했다. 하나같이 "옷같은 옷"들 뿐이지만... 세탁과 설거지는 아주 좋아한다. 아주 심난할 땐 그릇을 다 꺼내 다시 씻거나 목욕탕 수도꼭지와 비품, 타일을 닦는다.
그런데 예전에는 양말이 오래되면 발가락 부분이 터졌는데 요즘엔 발꿈치 부분이 터진다. 이게 내 발 탓인지, 신발 탓인지, 양말 탓인지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 왼쪽 발 뒤꿈치에 유난히 굳은 살이 자주 박히는 건 내 걸음걸이 탓이다.
7. 머리 깎기, 손톱 깎기, 밥 먹기(정확히는 정기적인 배고픔), 화장실 가기 같은 정기적인 할 일은 내가 인간이라는 동물인게 너무 느껴져서 너무나 싫다. 그래도 꼭 해야 되니 외면할 수는 없는 데 깎기와 식사 같은 건 평시엔 대충 때우고 모른 척 하기... 가 나름의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1같은 일이 일어나면 아주 곤란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게 된다.
예컨대 알약 밥이 대중화 되면 어떻게 될까. 식사 비용이 혁신적으로 낮아지고 그러면 저렴한 밥집은 다 망할 거다. 고급 밥집은 부유층을 위해 존재할 테니 아주 좋은 것만 남게 된다. 지금 식의 식사는 결국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겠지. 평범한 사람들은 알약으로 살다가 어쩌다 기회가 될 때 이왕이면 맛있는 걸 먹게 된다. 어지간히 좋은 식당이 아니면 사라질테니 그 비용은 점점 비싸지고 결국은 평생 알약만 먹게 된다... 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평시엔 대충 먹자가 모토. 별로 관계 없는 이야기인가? 뭔가 관계가 있었는데...
8. 지금 먹고 싶은 게 있는데 공덕동 냉면집의 곰탕 아니면 장위동 기사식당의 부대 찌개다. 이 생각을 일주일 전부터 하고 있는데 돈 아껴야지 나중에 먹자 생각하면서 그 헛헛함을 달랜답시고 떡볶이, 초콜릿, 과자 등을 계속 사먹어서 이미 곰탕이나 부대 찌개의 예산을 훨씬 초과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9. 이렇게 쓰고 나니 건강이 불건전해 보이는데... 몇 가지 문제를 빼면 꽤 건강한 상태다. 이틀에 한 번 4킬로 정도 의식적으로 빠르게 걷고, 역시 이틀에 한 번 줄넘기를 30분 정도 한다. 그리고 스워킷 5분 스트레칭을 아침 저녁으로 꼭 하고 있다.
여하튼 기계같은 삶을 통해 긴축 재정을 펼쳐야 한다. 집안에 생겼던 불의의 사고도 다 마무리 되었으니 그래야 걱정이 없어지고 그래야만 3월이 되기 전에 지금 하는 걸 다 끝낼 수 있을 거 같다.
무슨 대하 소설이나 세상의 진리를 깨우치는 비책을 쓰는 것도 아닌 판에 만나는 사람도 극히 한정적이고, 그러니 듣는 이야기는 커녕 말하려고 입을 쓰는 경우도 거의 없고, 뉴스에서도 가능한 멀어지려고 하고, 정기적으로 찾던 백화점 나들이도 배고파져서 관두고, 스트레스 받으면 혼자 30분 씩 설거지나 하면서 패션이니 뭐니 여러분 이걸 입어보세요 하는 이야기를 쓰는 게 대체 뭔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도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절대 다 쓸 수가 없다. 이게 현재 가장 큰 딜레마다.
20160108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
-
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
1. 최저 10도, 최고 20도라고 해서 살짝 긴장했는데(하루에 10도씩 떨어지고 있다) 낮의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다. 뜨겁다기 보다는 따갑다가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2. 에이프릴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곽튜브에 대한 비난은 정도를 넘...
-
어제 냉면 이야기를 잠깐 한 김에 오늘은 비빔밥과 곰탕 이야기. 사실 곰탕은 좀 아는데 비빔밥은 잘 모른다. 우선 비빔밥 조선 기록을 보면 비빔밥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골동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에 골동반에 대해 이렇게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