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5

깔대기

깝깝한 일을 걱정하다가 겨우겨우 지나갔다 싶으면 또 더 깝깝한 일이 나타난다. 어느덧 이런 것들이 쌓여 먼저 깝깝한 일을 고민하다가 대충 봉합을 하고 그 다음 깝깝한 일을 고민하느라 하세월을 보낸다. 아무리 해도 뭐 하나 완전히 치워지지가 않는다. 11월과 12월의 깝깝한 일은 여전히 남아 있고, 1월의 깝깝한 일은 지금 나를 괴롭히고 있고, 다가올 2월의 깝깝한 일과 3월의 깝깝한 일들이 계속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뭘 하다가도 문득 생각나면 이제 어떻게 하지...의 깔대기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 어떤 깝깝한 일들도 지금으로서는 해결 방법이 없고 오히려 해결 방법들이 사라져만 간다. 그러므로 계속 회전하고, 쉼없이 누적된다. 돌려쓴 시간의 빚들은 언젠가 막힐 게 분명하고 그러므로 미래의 가장 강력한 깝깝함을 나눠쓰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거다. 모두에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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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곡해, 꾸준

1. 처서가 지나고 며칠이 됐는데 여전히 습도가 아주 높다. 북태평양 기단인가 왜 여태 난리인거야. 정신 좀 차리셈. 2. 예전에는 어떤 말을 하고 나에게까지 들리기 위해서는 지성이나 학력, 권위, 직업, 경력 등등 어떤 필터가 있었다. 정제되어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