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5

이제 그만 두시죠

전횡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하도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잔뜩 있으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지만 밝혀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그 어처구니 없는 일이 사실이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간 이 정부에 품어왔던 이해할 수 없었던 의문들도 한꺼번에 풀리고 있다. 뭐 다른 건 몰라도 전횡을 위해 가장 만만한 곳, 가장 저항이 적을 곳, 세상을 원망하며 죽어가도 나몰라라 할 곳들인 복지, 사회 기반, 문화 예산 같은 데만 골라서 턴 죄는 용서할 수가 없다. 세월호를 비롯해 백남기 농민, 복지가 끊긴 일가족의 자살 등이 알고 보니 모두 같은 곳에서 같은 이유로 흘러나왔다. 다 누군가의 돈벌이 결과였던 거다.

지금 구속되어 감옥에 가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형사 소추가 금지된 대통령이라는 이유 밖에 없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오직 그것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거다. 청와대에서 하루를 더 보낼 수록 과오만 더 쌓일 뿐이다. 그리고 그 하루 만큼 이 나라는 정지된다. 지금 그 자리에서 더 이상 할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들어줄 사람도 없다. 외교만 전담하겠다고? 지금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면 바로 외교다. 딴 나라 사람들은 하는 이야기 들어줄 거 같나. 그들은 뉴스 안 볼 거 같나. 더 잘 안다. 남 탓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무슨 뾰족한 수가 없나 궁리하고 있을 때도 아니다.

사임하세요. 그리고 검찰이 혹시 놓친 죄도 다 고백하고 감옥 가세요. 나라가 그 "못된" 사람들과의 질긴 인연을 끊어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감옥의 교화 시스템 그게 아니면 긴 사색과 독서의 기회를 통해 혹시나 이제라도 제대로 된 판단 능력과 책임 의식을 가진 "인간"이 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도 알고,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도 알고, 또 이 기회에 민주주의가 뭔지도 배울 수 있을 지 혹시 압니까. 늦은 게 어딨어요,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죠.  나라의 도움을 받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마세요. 지금 와 있는 버스를 그냥 보내면 이런 기회나마 이제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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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 유지, 저편

1. 도서관 사람이 많아서 집에 이틀 있었다가 오늘 나갔다. 이틀 정도만 집에 있어도 다리가 살짝 휘청거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나 봄. 2. 하이브 - 어도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민희진이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것. 자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