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4

4가지 이야기

1. 아무 거나 들춰봐도 이번 스캔들의 권력형 비리는 너무나 전근대적이다. 대체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대체 믿을 수 없게 전개되었다. 우 검사 - 문건 유출 건은 매우 충격적일 정도로 그 단면을 보여준다. 하나같이 이런 식이다. 뭔가 원하는 걸 말하고 듣지 않으면 전방위적으로 실질적, 물리적 압박을 가한다. 극히 조폭 스타일이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을까, 이런 건 결국 발각될 게 너무나 빤한 데 왜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 두려움을 없애 준 근원이 무엇일까 등등 알 수 없는 게 너무나 많다. 과연 수사가 전모를 알려줄 수 있을까? 죄를 지은 사람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나중에 비슷한 류의 범죄가 나올 때 현행 제도 체계로 과연 막을 수 있을까?

2.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하는 지 최근 사과문, 행동 등을 보면서 짐작해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현재 결론은 이 분은 법이라는 것, 자신의 행동에 책임이 있고 제한이 있다는 것, 법치 주의라는 것, 여튼 이 비슷한 게 전혀 머리 속에 세팅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전혀. 무시 이런 게 아니라 전혀 없는 거 같다. 내 생각에 인간은 이런 스타일로 아는 걸 무시할 수가 없다. 그냥 전혀 모르는 거 같다. 한 번도 법의 제한을 받아본 적도 없고, 그걸 느껴본 적도 없고, 느껴야 할 필요도 없었던 상태. 잘 모르겠는데 뭐 그런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3. 이건 조금 딴 이야기인데 이상향이란 물론 가야할 길이겠지만 작금의 고통을 미뤄두는 방식으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의 문제에 많은 경우 생존 그 자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제는 결국은 해결되지 않을거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결점 투성이고 그러므로 완성적인 뭔가를 만들어 낼 수도, 혹시 누가 던져줘도 꾸려갈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상향의 아름다운 모습보다는 지금 현실을 제대로 직시, 탐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

4. 아주 예전에 인간보다 강아지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선배에게 혼이 난 적이 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아 그런 걸까,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반성했었는데 이제 와서는 그때보다 훨씬 강하게 말할 수 있다. 인간 따위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요크셔테리어에게 내 주기 위해 인류가 멸망해야 한다면 기꺼이 내줄 수 있다.

댓글 1개:

  1. 저도 인간보다는 고양이가 좋습니다.
    대부분의 인간과는 달리 행동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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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공습,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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