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6

몇 가지 생각을 짧게

1. 광화문 집회는 매주 잠깐이라도 가 보고는 있다. 사실 평화 시위...가 좋긴 하지만 들어야 하는 사람이 듣질 않으면 곤란해 지는 측면이 있다. 폭력적으로 권력을 빼앗을 게 아니라면 그냥 위력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몇 번 말했듯 그 대상은 국회일 수 밖에 없다. 여튼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가고 있다.

청와대는 왜 가려고 하는 건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가려는 노력(예컨대 법적 다툼)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이 바뀌었다. 왜냐하면 허가를 하지 않는 이유도 근거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마치 인심을 쓰듯 호혜적으로 시위를 허가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건 전혀 참을 수 없다. 이건 법률을 개정해서 바꿔야 한다. 무장을 하고 있는 공권력이 시민을 대상으로 그렇게 함부로 힘을 쓸 수 있도록 놔두면 절대 안되고, 시민의 피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가 필요하다.

2. 뭐 국격이 떨어졌느니 창피하다느니 이런 건 동의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우연히 태어났지만 어쨌든 여기서 살고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낸다. 광화문에 나가는 이유는 그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누군가 훔쳐갔기 때문이고, 헌법에 의해 합의된 권력을 사익을 위해 엉뚱한 곳에 썼기 때문이다.

3. 정치라는 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살자고 존재하는 거다. 그러므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고 옳지도 않다. 다만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하고(여론의 조작, 관제 시위도 포함해) 그 처벌의 수위를 지금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현 제 1야당 대표의 태도에 아쉬움이 있다. 물론 대의를 쫓을 수 있다. 큰 걸 멀리 바라봐야 하고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건 하지 않는 것도 맞다. 하지만 국회 의원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다. 협상을 해야 하고 내줄 것과 내주면 안되는 걸 계산해야 하는 자리다. 시민들이 투표로 뽑은 건 개혁 혁명군도 아니고, 새 세상 건설의 일꾼도 아니고 정치인이다. 협상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협상 그 자체는 음흉한 게 아니다. 협상으로 이상한 걸 얻으려 하니까 음흉해 지는 거다.

물론 협상 자체가 불균형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 그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해야할 일을 하라고 사람들이, 특히 진보적이지 않은 사람들마저 지금 모이고 있는 게 아닐까.

4. 그렇다면 해야할 일, 즉 어느 선에서 진정이 될 건가 인데 그 이야기는 이전에 했다.

5. 그리고 지금 하는 계산은 별로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도 이전에 했다. 매일 상황이 바뀌고 그 변화된 상황에 따라 미래가 바뀌고 있다. 백 투 더 퓨처에서 과거로 간 맥플라이가 뭐 하나 건들면 미래가 확확 바뀌는 것과 같다. 지금 그런 지점에 서 있다.

6.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봤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최태민이라는 사기꾼이 박근혜라는 봉을 잡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사기는 대를 물리는 직업이 되어서 최순실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사기가 어떻게 가능했냐 하면 물론 박근혜가 있었기 때문이고 이는 또 박근혜 그리고 박정희에 대한 이상한(이상하다라는 단어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다) 충성심에서 덕분이다.

이 충성심이 핵심이다. 이게 없으면 박근혜는 애초에 봉이 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태민은 예컨대 근화보라는 소식지도 만들고 여러 조직과 자금을 동원해 박근혜 더 멀리는 박정희에 대한 충성심을 계속 재생산했다.

결국 이 이야기가 뭐냐면 박정희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바로 이 사기극 유지의 핵심이었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궁극적으로 박정희 그 자체가 종교가 되어야 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정치권에서도 이 충성심의 재생산이 득표, 기반 유지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으므로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박정희 그 자체가 종교가 되어야 한다. 이건 대기업 집단이 있어야 너도 먹고 산다며 희생을 강요해 더 큰 이익을 누리려는 경제 쪽에서도 비슷하게 작동한다. 위에서 말한 "이상한"이 돌아가는 구조와 방식에 오래도록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런 식이었던 거 같다.

사이비 종교란 대체 무얼까. 특히 이 나라에서 종교란 대체 무얼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휘청, 유지, 저편

1. 도서관 사람이 많아서 집에 이틀 있었다가 오늘 나갔다. 이틀 정도만 집에 있어도 다리가 살짝 휘청거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나 봄. 2. 하이브 - 어도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민희진이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것. 자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