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7

강아지와 고양이

살면서 나에게 친한 척 한 주인을 잃거나 주인이 없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있다. 계속 강아지와 함께 살지만 더 키울 재주는 없기 때문에 강아지는 병원에 맡기고 고양이는 조금 놀다가 두고 간다.

코코 스파니엘로 보이는 아이는 정말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헐레벌떡 주변을 돌고 있었다. 강아지가 주인을 잊어버렸을 때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말로 표정이 있고 길을 잃은 어린 아이와 거의 비슷하다. 긴 목줄을 메달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장난치다가 길을 잘못 든 게 틀림없어 보였다.

또 하나는 작은 하얀 강아지였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아주 귀여운 아이었다. 밤에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놈이 따라왔다. 뭔가 돌돌돌 소리가 날 거 같은 걸음으로... 너 못 데려가~라고 했지만 물론 소용없었고 따라가기로 작정한 거 같았다. 얘는 내 방에서 하루를 잤고 다음 날 떠나 보냈다.

얘네들이 집을 잘 찾아갔을까... 아직도 종종 생각난다. 


고양이는 꽤 여러 번 있다. 작정한 듯 따라온 듯한 건 세 번 쯤 된다. 그럴 땐 정말 이 일을 어떡하냐...라는 생각 밖에 안 드는데... 여튼 지금 동네에 사람 좋아하는 고양이가 두 셋 있다. 하나는 좋아했던 거 같은데 요새 피하는 듯 해 미상이다. 하지만 걔네들이 사람을 좀 안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화단에 불 지른 초등학생도 있었는데(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고 보상 논의중이라고 벽보가 붙었다) 그런 생각없는 아이들이 뭔 짓을 저지를 지 모른다.


이 놈이다.

여기는 그래도 도심보다 고양이 살기에 환경은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고양이라면 여튼 서울 경계 지역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에 들어가서 사는 게 괜찮다. 다른 곳은 힘들다. 그러므로 사람만 잘 피하면 아마 잘 살 수 있을 거다. 어쨌든 그 사람 좋아하는 고양이 놈은 저번에 만났을 때와 다르게 꼬리가 댕강 잘려있었다. 다행히 다른 곳은 별 문제가 없었고 여전히 솜처럼 부드러웠다.

여튼 사람 좋아하지 마... 알맞게 피해서 살아가렴... 잘 참으며 기다리다 보면 모두 정답게 살아가는 좋은 세상이 분명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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