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뭔가 생각난 걸 바로바로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딘가 가고 싶은 건 가능하다면 역시 가야 한다. 마치 어떤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것처럼 거기에 가는 게 필요하기 때문... 좀 미신 같나. 아무튼 음식 쪽에서만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장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2. 작업 때문에 멀티샵을 좀 돌아볼 계획을 하고 있는데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같이 가자고 할 사람도 없고, 사실 혹시나 있다고 해도 그런 말 하기엔 살짝 고생스러울 거 같기도 하고. 성과가 있을 지 없을 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물론 막상 돌아다니면서 보면 재미는 있겠고 남는 것도 있겠지만.
3. 요새 길을 가다 보면 훅 하고 라일락 향이 난다. 아카시아 일 수도 있고... 멀리서 살짝 나면 좀 헷갈리는데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럴 듯. 예전에 냄새로 소환되는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찬 겨울 공기가 소환하는 논산 훈련소를 말한 적 있는데 라일락도 문득 어렸을 적 살던 동네가 생각난다. 동네 들어오는 데 라일락 나무가 하나 있었고 봄이면 꽃이 피는 데 정말 향이 마을 하나를 점령한다. 옛날에는 껌 생각이 났었는데 사실 요새도 껌 생각이 나긴 한다. 여튼 냄새가 만들어 내는 기억이란 참 오래 지속되고 매우 강력하다.
4. 책처럼 좀 긴 작업은 머리 속에서 레이어를 쌓는 거라 안정된 마인드로 그걸 튼튼하게 만들어 놔야 한다. 한번 잘못 휘말리기 시작하면 내가 써 놓고도 뭐가 어딨는지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게 된다. 요새 좀 그런 상황인데... 저번에 편집자 님과 만나서 회의하며 잠깐 떠들다 보니 머리 속에서 어느 부분이 확 정리가 되었다. 뭐 그런 게 필요한 듯... 뭐가 맨날 필요만 해... 그냥 휴식 말고 일 적인 면에서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을 받고 또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만남이란 이토록 어려운 건가 보다.
5. 개표를 보면서 선거 베팅장에 대한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가만 보니 그 비슷한 건 이미 있는 듯 하다. 하긴 없을 리가 없지. 만약 벌어졌다면 더민주 123은 배당률이 얼마나 됐을까.
6. 영국의 디몹 슈트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트윗에 하나, 블로그에 쓴 다음 트윗에 하나 둘을 남겼다. 근데 그냥 트윗에 올린 거(물론 이게 약간이지만 더 내용이 있다)가 꽤 많이 리트윗 되었다. 전혀 인기가 있을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
7. 멋진 걸 멋지게 취하고 예쁜 걸 예쁘게 취하는 건 원래의 멋짐과 예쁨을 이길 수가 없다. 기껏해야 중간 매개체의 특성이 가미된(예컨대 필름이나 문체, 모니터의 특성 등등) 그저 전달자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구리거나 괴악한 필터를 씌워야 하는 데 그게 또 티가 나면 촌티가 난다. 알맞은 선은 아마도 오직 감각. 여태 쌓아온 자기 재주.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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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시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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