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네 화단에서 불이 났다. 이유야 잘 모르겠고 여튼 매캐한 연기가 슉 들어오길래 뭔가 하고 나가봤더니 소방차가 불을 끄고 있었다. 딱히 사이렌을 울리면서 오진 않았던 거 같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고 말라있던 잔디만 좀 탔다. 집이나 산 등 문제가 심각해 질 곳으로 옮겨 붙지도 않았고, 1층 베란다 아래 구석에 고양이 몇 마리 살고 있는 거 아는데 그 쪽으로도 안 갔다.
살면서 기억에 남는 화재는 지금까지 3번 있다.
한 번은 아주 옛날인데 학교 갔다 집에오다가 3층 상가가 몽땅 다 타버린 모습을 봤다. 소방차들이 있었지만 이미 불은 꺼진 다음이었고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있었다. 다 타버린 거대하고 새까맣게 그을린 집의 모습이란 기억에서 지우기가 힘들다.
또 한 번은 몇 번 이야기한 적 있는데 군입대 전 날이다. 옆집에서 불이 났고, 불난 집이 1층집이고 살던 데가 4층이었는데 4층까지 불이 올라왔다. 유리빛 창문 너머로 넘실대던 불길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날 다 타버린 옆집을 뒤로 하고 군대에 갔다.
마지막은 그 4층집 지하가 의류 창고였는데(1, 2층이 옷 공장이었다) 거기 불이 난 적 있다. 이건 좀 심각했던 게 불이 활활타는 종류가 아니라 어디선가 녹듯 타들어갔고 위로 유독 가스가 올라왔다. 생각해 보면 이때는 좀 위험했다. 집에 못들어 가고 밖에 나가 있다가 휴지로 코를 닦으니 검댕이 묻어 나왔다.
2. 저번 주 나를 돌아봐를 보면서 이경규라는 코미디언이 참 굉장하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박명수-이경규 호흡은 그리 좋은 거 같진 않다. 둘이 추구하는 바가 너무 다르고 회를 거듭할 수록 그 간극이 드러난다.
201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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