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풍이 하나 지나갔다. 이틀간 지옥처럼 덥다가 온도가 뚝 떨어졌다. 태풍이 지나간 후 부는 바람을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습한 바람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별로야.
2. 사람은 모두들 한계가 있다. 육체의 능력도 그렇지만 사고 회로도 마찬가지다. 그 끝부분을 자신이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기가 넘어설 수 없는 부분을 만났을 때 돌아가거나 관조하는 방식을 개발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모르면 배우면 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예컨대 종교나 특수한 경험) 그것이 불가능할 땐 일단 접어놓고 자신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그냥 침묵하는 편이 맞다. 특히 그 한계의 부분은 인간의 발전과 함께 쉼없이 움직이며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서서 소리를 질러대는 이들이 정말 많다. 그걸 못 넘는 건 세상 탓이 아니라 제 탓이므로 누구에게 원한을 가질 이유는 없다.
3. 마리텔 종이접기가 흥하길래 찾아서 봤다. 본방 할 때는 솔지 트로트 편를 틀어놓고 있다가 재미없어서 김구라 커피편을 틀어 봤는데 재미가 더 없길래 껐었다. 그래서 종이접기를 찾아 봤는데... SNS에서 바이럴하게 오고가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예상하긴 했지만 종이접기가 내게 호소하는 건 역시 하나도 없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물론 뭐 어렸을 적에 종이접기를 안 한것도 아니고 능률사인가 뭔가에서 나온 두꺼운 책을 보면서 차곡차곡 다 만들어 봤던 기억도 있긴 하다. 사실 몇 년 전에도 워낙 심심하길래 아이폰에서 오리가미 앱을 다운받고 좋은 색종이란 무엇일까 하며 찾아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찾아만 보다가 관뒀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기분.
4. 올 여름에는 선크림을 세 개나 구입했다. 얼굴용 둘에 바디용 하나. 아마존에 기프트 카드 잔액이 좀 있어서 그렇게 됐는데... 선크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밖에 나갈 일이 점점 더 줄어든다. 부적 같은 건가.
5. 방에 바람이 워낙 안 통하다보니 컴퓨터 온도가 범상치가 않다. 예전 데스크탑 쓸 때랑 비교하면 노트북 쪽이 역시 훨씬 높다.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의하면 대략 80도 정도에서 오르락 내리락한다. 100도가 넘어가면 노트북에 무슨 장치가 있어서 일단 자동으로 꺼버리는 듯.
어쨌든 자꾸 100도를 찍으며 꺼져 버리기 때문에 프로그램 사용과 온도 사이의 관계에 요새 꽤 민감하다. 온도를 확 높이는 건 역시 브라우저. 파폭, IE, 크롬을 다 비교하며 써 봤는데 브라우저 별 차이는 별로 없지만 사이트 차이는 좀 있다. 광고가 많거나 리프레시가 많은 사이트들이 역시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디씨나 트윗덱, 언론사 사이트. 하지만 탭을 많이 띄우는 게 가장 최악이다. 그래서 트위터 같은 건 가능하면 휴대폰으로만 보고 있고 탭도 셋 이상 띄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다음팟 플레이어와 토렌트 프로그램도 일단 구동 시작하면 기본 10도 정도는 올라간다. 아이튠스나 푸바 같은 건 거의 영향이 없다.
결론적으로 컴퓨터 사용에 있어서도 행동 반경이 매우 제약을 받고 있다. 뭔가 생각남 ->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하고 보충 함 -> 구글 독스로 뭔가 쓰기 같은 건 현재 상황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6. 인피니트 새 앨범이 나와 들어보는 김에 성규의 솔로 앨범도 들어보고 있다. 성규 솔로 앨범은 그냥 넬이다. 어떤 뮤지션이 다른 뮤지션을 너무 좋아해서, 그에게 의뢰를 해 아마도 그가 냈을 것과 거의 같아 보이는 앨범을 냈다는 건 꽤 재밌는 일이다. 이 현상이 주는 재미를 제외하고 보면 나는 넬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앨범도 마찬가지다. 혹시나 성규가 넬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걸 낸 거라면 그때는 좀 더 재밌게 읽힐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인피니트 앨범은 예전처럼 이건 뭐지?!... 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밌는 구석이 있다. 사실 보이 그룹의 음반은 내 음악 듣는 성향으로는 거의 다 도무지 들을 수가 없는데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들을 수는 있는 게 엑소, 인피니트 정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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