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를 처음으로 봤다. 제대할 때 태어난 애가 아마 지금쯤 학교를 다니고 있을 만큼 시간이 지났는데도 화면을 보고 있으니 뭔가 답답한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현역이야 그렇다쳐도 대체 저들은 저기서 무얼하고 있는 건가. 방송같은 거로 보는 군대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그리고 택시(김구라, 전현무)를 봤는데 진짜사나이의 류수영과 샘 해밍턴이 나왔다. 포병 부대가 끝났고 어디를 가든 다음 번엔 유격 훈련을 받는단다.
군생활 동안 유격 훈련을 두 번 갔다. 3박 4일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사단 소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판 모르는 '아저씨'들이 조교로 있는 유격장에 갔었다. 결론적으로 내 경우 두 번 합쳐서 정작 훈련을 제대로 받은 시간은 계산해 보니 2일 + 반나절이다. 뭐 이건 못하겠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필사적으로 요령을 피웠으니까. 덕분에 욕 참 많이 먹었지... ㅋ
그런데 '나의 군생활'이라고 하면 그 '2일'이 떠오른다. 유격장 아침 기상 음악이 '엘리제를 위하여'였다. 요즘은 자동차 후진할 때 그 소리 듣기 어렵네. 띠리리리하는 음악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면 습기가 가득찬 대형 텐트와 침낭, 딱 이맘 때 아침의 쌀쌀한 공기, 덜그덕거리는 온 몸 그리고 산 어디선가 들리는 개구리 울음 소리에 섞여서 들리는 하루를 시작하는 한숨 소리들.
이런 경관은 참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져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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