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6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다

표가 생겨서 CGV 중계점에서 22시 40분 회를 봤다. 다 끝나고 나니 1시쯤. 중계점 처음 가봤는데 나름 화려하고(건축업 종사자 후배군 말로는 요새 신장 개업 영화관들은 저렴한 타일, 화려한 조명이 추세라고) 미쿡풍 폴폴 나는 게 재미있었다. 토요일 오밤중 상영인데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 많은 점도 인상적. 요즘엔 이런 분위기인가.. 백투더퓨처의 한 장면 같잖아.

가증스러운 농담과 신파 스토리가 어울려 한숨이 나거나 닭살이 돋는 순간이 꽤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류의 드라마치고는 무난하게 만들어져 있어 다행히 볼 수는 있었다(부끄러운 거 잘 못본다 ㅜㅜ). 하지만 막판 늘어짐이 너무 굉장해서 어안이 벙벙해지고 앞의 단점 따위 사실 모두 잊혀진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렇찮아도 요새 이름 잘 못외우는데 머리 속의 디비와 불일치가 좀 있어서 누구지... 했던 사람들이 꽤 많다. 이현우의 경우 어디서 봤더라 했는데 런닝맨 나왔을 때(이 영화 홍보로 김수현과 함께 출연했었다) 쟤 뭐지 싶어서 찾아봤던 배우다. 예능 쪽 자주 나와도 괜찮겠던데.

그리고 썰전에서 들은 말 몇 가지도 퍼즐이 맞춰졌다. 그런데 이런 것도 비엘물이라고 하나? 내가 상정하고 있던 그 장르물의 폭이 너무 좁은 건가. 여튼 그런 면으로 시시덕거리는 건 피씨를 꽤나 강조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19] 붙여놓고 버스에서 우연히 본 여자 팬티의 색이나 브래지어 끈 이야기 따위에 낄낄거리는 댓글을 봤을 때의 그 기분이 든다.

여하튼 간만에 극장에서 영화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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