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re 시리즈를 다 봤다. 사실 시즌 2는 안 봤는데 굳이 급하게 볼 필요는 없을 거 같고 언제 시간이 좀 나거나 하면 보든가 할 생각이다. 이제 와서 이걸 '충격적'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여튼 복잡하게 꼬인 일상의 모습들이 재미있었다.
사실 연기자들의 프로필들을 찾아보며 화면의 모습과 대조해 보는 게 가장 재미있었고, 그 다음은 볼티모어 경찰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예산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전자의 경우 예를 들어 에이본 박스데일의 경우 역을 맡은 배우는 우드 해리스다. 1969년생 시카고 출신으로 아버지는 버스 드라이버였다. 노던 일리노이 대학에서 시어터 아트 부분 학사, 뉴욕대학에서 석사를 받았다. 뉴욕대를 다니던 중 농구 드라마 Above the Rim에서 투팍의 상대팀 선수역을 하며 메이저 데뷔를 했다.
뭐 정말 갱단 출신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성실히 연기를 공부한 이들이고, 그런만큼 꽤 잘들 해 낸다.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곱게 자라다가 안타깝거나 / 웃기거나 / 기가 막히거나 / 황당하거나 등등의 하위 삶을 직간접으로 접하게 된 경우 양상은 꽤 다양하다. 그러다가 문학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창작의 길로 접어든 경우 이런 것들이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뭐 사실 운동권이 된다든가, NGO에 들어간다든가 해도 양상은 비슷하다.
이 경우 가장 짜증나는 타입은 자신이 곱게 자랐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일체화시켜 버리는 경우다. 능력이 출중하다면 어디에선가 환호도 받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도 저도 아니고 별 쓸모도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내부자의 다큐만이 훌륭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어차피 이 문화의 소비자는 또한 대부분 곱게 자란 이들이다.
그러므로 이 중간 어디쯤에 자리를 잡고 균형을 잡는 정도가 알맞은 역할일텐데 훌륭한 결과물은 찾기가 어렵다.
더 와이어의 경우 경찰 출신과 언론인 출신이 쓴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거리의 삶과 마주쳐 봐야 차창 밖 풍경인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중산층과도 다르고, 마약 중독자나 코너에서 약을 팔고 있는 조직에 속한 이들과도 다르다. 양쪽 모두에 속하지 않지만 양쪽 모두의 삶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선택한 방식은 이러쿵 저러쿵 결론을 향해 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연속되는 '이런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였다. 이게 과연 좋은 방식인가... 하면 잘 모르겠다. 찜찜한 구석이 명백히 존재한다. 하지만 히트를 치고 시즌 5까지 꽤 많은 이들의 생계를 책임져 줬으니 좋은 일 아닌가라면, 그 점에서는 물론 옳다. 어차피 자본주의는 이 마지막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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