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6

연말 몇 가지

1. 원인을 아는 두통은 인간이어서 한심함을 느끼고(예컨대 카페인 부족, 나쁜 공기), 원인을 모르겠는 두통은 해결 방안을 딱히 모르겠으니 한심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두통은 모두 한심하다... 여튼 오늘 종일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2. 딱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한 연말 망년회에도 한 번 꼈고, 출판사 사람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써야 할 원고를 쓰다 보니까 나름 올 한 해를 정리해 보게 된다. 겸사겸사 머리도 깎았고, 머리를 깎느라 기다리는 동안 그간 귀찮아서 내버려 두고 있었던 사람들 블록도 하고 등등 하며 좀 더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기분을 만들어 본다. 동의는 할 수 없지만 이해는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냥 아예 이해가 안되는 일도 있다. 이 중 후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결론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을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거다.

여하튼 2011~2016년 이라는 텀 하나는 끝이 났다. '그' 사건이 있었던 없었던 그 텀이 끝났다는 건 마찬가지다. 앞으로 다가올 턴이 어떤 모습일 지 지금 상황에서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좀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게 되고 좀 더 나을려면 뭐가 있어야 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뭐 정치와 음모, 계략에 내가 그다지 관심도 소질도 없는 게 분명한 이상, 맞다고 생각하는 걸 열심히 꾸준히 밀고 나아가는 일 말고는 당장 뭐가 있겠나.

3. 에이프릴 티저는 뭔가 좀 아쉽다. 1월 4일에 음원이 나온다니 일단 기다려 본다. 채경과 진솔을 한 팀으로 엮는다는 것, 이런 팀을 가지고 과연 무엇을 어떤 모습으로 내놓는가...가 디에스피 작금의 상황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한다. 카드 - 오나나는 이해가 좀 안되고. 왜 그걸 제대로 안 써먹고 있지...

4. 옷 구매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 뭔가 머리 속에 킵을 해놓고 할인을 기다리고 할인이 시작된다. 가용 자금 역시 타이밍이 있다. 이게 시간이 잘 안 맞으면 그 다음 걸 찾아 가야 한다. 아쉽지만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는 거고 부디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지내고 곱게 늙어갔으면... 하는 거다. 뭐든 그렇지 뭐.

5. 동네의 믿을 수 없는 자리에 스타벅스가 생겼다. 저기 스타벅스 생길 거 같지 않아?라고 누가 말했을 때 설마 그럴리가 있겠냐며 비웃었는데 다시 한 번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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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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