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4

9일이 다가오고 있다

비박 소위 새누리 비주류 분들은 매우 고민이 많을 요즘이다. 나같은 사람과는 비교가 안되게 똑똑하신 분들이지만 이럴 때일 수록 쉽게 생각하시라는 생각을 담아 잠깐 이야기를 해 본다.

여튼 현대사에서 9일은 두고두고 이야기 될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분명 대중의 분노는 이렇게 계속 가지는 않을거다. 속도가 문제지 확실하게 사그라든다. 세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정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코 앞에 떨어져 있는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게다가 겨울은 춥다.

하지만 비록 시민들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고 해도 그럴수록 기억은 점차 간단한 이분법 하에 놓이게 된다. 나쁜 사람, 나쁘지 않은 사람 두 가지다. 세세한 건 잊어버릴 지 몰라도 아주 나쁜 것, 아주 어처구니 없는 건 명확하게 각인이 되고 날 속인 그 사람들 이라는 이미지는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꼭 정의의 편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자진해서 악의 앞잡이가 될 필요는 더욱 없다. 덜 나쁜 것과 더 나쁜 게 있다면 당연히 더 나쁜 것, 복구가 어려운 걸 피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두 가지 목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우선은 재선이고 그 다음은 여당이 되는 거다. 대통령 선거는 이 풍랑 속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멀어봤자 아직 지금의 기억이 보다 선명한 1년 후고 그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높다. 총선은 3년 후다. 3년이면 먼 훗날 같지만 그게 그렇지만도 않다. 둘 중에 하나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한다면 당연히 후자, 여당이 되는 거다. 게다가 아직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지금 선을 잘 그어놓으면 분명 유의미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혹시 이게 잘 안 풀리더라도 재선이 되면 또 다음 기회는 계속 남는다.

이번 대통령의 실정은 사이즈와 스케일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박대통령 신화를 재조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 덕분에 지금 얻고 있던 우월한 포인트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역 특유의 보수적인 성격이 어딜 가지는 않는다. 그런 분들이 3년 후에도 박통의 후광을 떠올릴 지 이 어처구니가 없는 비상식적 실정 속에서 앞으로 3년 간 정신을 차리고 지역을 챙기는 분들을 떠올릴 지는 잘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게다가 지금 시점에서 여당 주류파를 따라간다고 과연 그 득이 올지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어차피 이 혼동의 와중에 그들에게 배신자 낙인이 찍힌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주류가 계속 주류로 남는다면 다음 대통령 선거 그 다음 총선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건 분명하다. 지금 사건에서 보듯 그들은 비상식적이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장애물들을 쳐낸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 주류파 중 하나라면 때릴대로 때려놓고 잘 안될 거 같으니 사실은 내 편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절대 챙기지 않을 거다.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비록 비주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여당이다. 밀어내고 헤게모니를 차지할 기회라면 바로 지금이다. 비상식을 막아 낸, 어처구니 없는 실정을 막아내 지역과 국가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준 여당 의원으로 지역에서는 기억할 거다. 3차 담화를 보면서 느꼈겠지만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물론 거기엔 지금부터 3년이 더 중요하겠지만 첫 자리를 잘 잡아놔야 한다.

어쨌든 적어도 더 나쁜 걸 선택해 자신의 미래를 더 불투명한 곳에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9일 탄핵안 의결에 표를 던지는 게 아주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3년 간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는, 자기가 왜 그랬는지를 투표권자들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하며 더 튼튼한 자신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우위점이 주어질 거다.

뭐 이런 거 다들 너무나 잘 아실테니 이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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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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