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의 알레포 철수가 계속되고 있다. 이 전쟁의 안타까운 점은 누가 이겨도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거고 그 와중에 그냥 가만히 평화를 누리며 살고 싶은 시민들이 계속 죽어간다는 거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평화가 와도 그 다음엔 기근이 기다리고 있다. 참고 : 기후 변화가 시리아 사태에 미치는 영향(링크). 즉 어느 날 갑자기 평화와 사회 재반 시설의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이 모든 게 멈추고 시리아에서 이유도 없이 죽는 사람들이 사라진다. 그런데... 여기에 수니파와 시아파 등 종교, 서방-러시아의 대립, 이란-사우디-터키의 대립...이 껴 있기 때문에 그런 평화가 와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여튼 최근 상황에 대해 참고할 만한 기사로 인디펜던트 지에 실린 '우리가 지금까지 본 뉴스는 가짜다'(민중의 소리에 번역본이 올라와 있다 - 링크), 시리아를 교두보로 중동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성공하고 있는 러시아(링크)가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현재 싸우고 있는 건 독재자의 정부군(러시아가 협력중) / 자유 시리아 등 반군(서방 및 미국이 지원) / IS / 쿠르드 / 그 외 등등이 있다. 2011년에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다들 한 번씩은 승기를 잡아 봤는데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후 정부군이 대탈환에 성공하고 있다. 그 중 중요한 지역이 올해 내내 공세를 하던 알레포고 지금 시리아 반군이 철수를 합의한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세력들 중 전쟁을 끝낼 만한 힘이 있는 곳은 없다.
평범한 전통 마인드로 보자면 미국이 개입해 있는 반군이 이기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더 큰 문제가 몇 가지 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IS 등 테러 조직 척결, 기본적으로 러시아 견제를 위해 이 전쟁에 들어가 있는데 결정적으로 시리아는 세속적이긴 해도 이슬람 국가고 게다가 반미 정서가 상당하다는 거다. 자유 시리아라고 딱히 좋은 것도 없는 세력이고 마찬가지로 가스 폭탄 등 이상한 짓을 잔뜩 하고 있다.
이번 알레포만 봐도 반군은 의약품과 물자가 없다고 원조를 바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는데 정부군이 알레포 점령한 후 창고에 잔뜩 쌓여있는 원조 약품 등을 발견했다. 물론 세가지 세력이 다 미디어 이용을 무척 잘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믿기엔 곤란하다. 여튼 미국은 온건한 자유 세력에 원조를 하겠다고 했고 그래서 자유 시리아를 골랐지만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시리아에 그런 건 없다.
이 전쟁은 민주주의 vs 독재자의 구도에서 이미 엄청나게 멀어졌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시리아라는 복잡한 나라 - 그 주변 나라들까지 - 가 가지고 있는 모든 모순점이 다 튀어 나와 그냥 모두가 모두를 무찌르고 자기가 원하는 모습의 나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나라 같은 건 얽혀 있는 주변국이 너무 많아서 - 터키, 이스라엘 크게는 세계 속의 아랍과 중동 그 자체 - 현 상태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이 담겨진 뉴스는 이거(링크). 프랑스와 러시아가 낸 유엔 결의안이 모두 부결되었다는 내용인데 프랑스가 낸 초안은 알레포 반군 지역에 대한 정부군 + 러시아의 폭격을 중단하라는 거였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11국이 찬성, 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반대, 중국과 앙골라가 기권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통과되지 못했다.
그리고.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가 의심스러운데 이에 따라 미국이 반군 지원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 참고(링크). 러시아 쪽에서는 반군이 화학 무기를 쓴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화학 무기는 정부군도, IS도 쓰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하다.
과연 이 전쟁이 어떻게 정리가 될 수 있을까. 나 같은 사람은 전혀 모르겠고 부디 똑똑한 분들이 혜안을 내놓으며 어떻게 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전쟁에 대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행 사항을 쳐다보고 있는 게 핵심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전쟁엔 아무도 눈에 띄게 나서려 하지 않는 법이고 그 동안 애꿎은 사람들만 계속 죽어간다.
최약자인 여성과 어린 아이의 관점에서 뭐가 그나마 생존률이 높을까.. 따져 보자면 그나마 아사드의 승리 -> IS를 비롯한 근본주의자, 원리주의자를 몰아내고 기존의 세속적 질서 유지(원래 이슬람 중심의 자유 종교 국가였다) -> 아사드가 약속한 새 대통령 선거를 실시 -> 미국, 러시아, 서방 국가의 질서 유지를 담보로 한 원조... 정도가 아닐까 싶다. 모두 다 너무나 어렵지만 이런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치면 괜찮아 질 수도 있지 않을까.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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