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자기 몸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한 채 사방을 툭툭 치고 다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때는 공간 감각을 상실한 병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현관문 같은 데 보면 도어 클로저가 붙어 있다. 이게 가만히 두면 점점 빨라지며 문이 닫히는데 쾅~하는 소리가 난다. 예를 들어 밤이나 새벽에 그런 문을 쓰면 문이 닫히고 있는 동안 한 번만 살짝 잡으면 소리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런데 꽤 많은 이들이 그걸 가만히 둔다. 그러므로 쾅~하는 커다란 소리가 난다... 이게 자주 반복되는 경우 알 만도 하고 주의를 기울일 만도 한데 모른다. 이건 그 커다란 소리가 안 들린다는 거로 밖에 볼 수 없다. 즉 그쪽으로는 주의를 받아봤거나 혼자 주의를 해야겠다를 생각 안해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인식 개념 자체에 들어있지가 않으니 소리조차 안 들린다.
이건 어린 아이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떠들면서 자기가 시끄러울까 생각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결국 저 위의 몸 크기 가늠을 못하는 것도 공간 감각 상실이라기 보다는 인식 체계가 아예 완성되지 않은 경우 같다.
201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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