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7

잡담

1. 집에서 흡연을 하지 않게 되서(... 완전은 아니고... 가능한... 최대한... 밤에는 그냥 잊고 사려고 노력 중) 바깥에 나가게 된다. 겸사 겸사 쓰레기도 버리고. 여튼 밤에 나가보면 비슷한 이유로 나와있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뭐 서로 알아서 좋을 일도 없고 가능한 멀리 멀리 떨어져서. 그런데 어떤 한 분 - 까만색 스포츠 잠바를 자주 입으시는 - 이 있는데 정말 시도때도 없이 나와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흡연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가만 보면 제 자리에서 계속 피우는 듯. 뭐 어떻다는 건 아니고 숨은 제대로 쉬는 건가 궁금하다.

2. 크루즈는 타본 적이 없지만 아주 예전에 무슨 배를 타고 가다가 바다 한 가운데서 엔진이 멈춘 적이 있다. 자세히 생각나는 건 없지만 정말 조용한, 정말 말도 안되게 조용하던 게 기억에 남아있다. 해군 다녀온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해군들은 아무래도 바다 한 가운데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니 종종 겪나보다.

이런 극한 조용함은 기억에 깊게 남아있는데 또 하나는 평일에 소요산에 갔을 때다. 처음 올라가기 시작할 때부터 내려올 때까지 단 한 명도 다른 사람을 보지 못했다. 간간히 들리는 바람 소리와 까마귀 울음 소리 뿐 여하튼 조용했다. 이래가지곤 여기서 죽어도 며칠은 아무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는 걸 좋아하니 - 그러면서도 약간 무서운 게 사실이다 - 그런 게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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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 표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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