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8

수풀

E0936

길고양이들은 가끔 비둘기나 까치같은 새를 잡는다. 화단 위에 깃털이 보이면 과연 저 초록 속에 과연 무엇이 있을지 문득 겁이난다.

20111026

오늘의 댓글

트위터에서

'현재와 같은 갈등 구조 속에서 투표를 할 동기를 가질 수 있는 계층은, 실생활과 관련없는 이념적 가치를 투사하여 정치적 열정을 가질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선거와 관련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문화자본과 여유을 갖춘 계층이다'

 

이런 트윗을 읽었다. 솔직히 말해 열정과 여유가 넘칠 뿐 다른 사람 처지 따위는 전혀 이해 못하는 전형적인 테이블 스칼러 타입의 주장이라 별로 언급하거나 곰곰이 생각할 가치는 못 느끼지만, 리트윗을 다섯 명이나 했길래 잠깐 짚어본다.

이 미친 소리에 동조할 이유를 별로 못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전형적으로 이념 투표에 기대고 있는 내 자신이 열정, 특히 경제적 여유 따위는 전혀 없는 형편이고, 특히 이번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극히 현실적인 이유 - 임대 주택의 확대 - 를 고려해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그걸 떠나서라도 이런 단정적인 어구를 구가할 어리석음과 자신만만함이 대체 어디서들 이렇게 쑥쑥 튀어나올 수 있는 건지 정말 궁금하다.

20111025

댓글

요즘은 게시판 같은 곳에서 글 보다가 약간 욱해서, 혹은 이해가 안가서, 혹은 재미로 댓글을 달려고 막 쓰다가 그냥 취소 누르고 나오는 일이 꽤 많다. 굳이 욱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오지랍이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괜한 오해의 바닥을 걷게 될 가능성을 안는 것도 짜증나고 등등등.

물론 말 해놓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가터 벨트. 개인적으로는 블랙 카튼 보이레그나 쇼트브리프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만(-_-) 굳이 말 할 필요는 있었을까 싶다.

어쨋든 그래서, 여기다 단다 -_-

* 10년 쯤 지난 예전 일이지만 샤넬에서 가방 앞에 장신구 붙이는 일만 평생 하신 프랑스 할머니와 인터뷰를 한 적 있습니다. CP. Company에서 염색하시는 분(평생 업이었는데 스카웃되서 오셨다고)도 뵌 적 있고, 신세계에서 했었던 에르메스 가방 제조 시연회를 참석은 못했지만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경우 에르메스에서 만든 학교를 나와야 장인으로 에르메스에 취업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 바닥 이익률이 워낙 높아서 멋대로 만들어놓고 상표만 붙이는 회사들도 있지만 아닌 회사들도 꽤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실 소비자의 감식안이 나름 필요하죠. 당연하지만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면서 아무런 감식안이나 정보도 없이 단지 이름 값만 보고 구입하는 건 바보짓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주변에서 서식하는 회사들도 많이 있구요.

여튼 소문과 유행 선도력에 민감하고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에 사라지는 회사도 꽤 많습니다. 구찌도 바닥을 쳤었지만 다시 살아났죠. 그렇게 생각처럼 허투루 돌아가지는 않아요.

 

*.. 낮에 몇 개 더 있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오래간 만에 몇 장의 음반

오래간 만에 새 음악을 좀 찾아들었다. 신나는 게 듣고 싶어서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챠트 1~3위도 받았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등등등.

1. Björk의 Biophilia. 오래간 만에 듣는다. 이 분께서는 변한 게 하나도 없이 더 단단해지고 더 넓어졌다. 이런 음악이 1위를 하는 세상은 나쁘지 않다.

 

2. LMFAO의 Sorry for Party Rocking. 끝도 없이 신나는 음악이 듣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마구 신나진 않아서 약간 아쉬었다.

LMFAO는 대체 뭐하던 놈들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 LA의 출신의 일렉트로-랩 듀오. 프로듀서, DJ, 옷 디자이너인 Redfoo와 SkyBlu가 2007년에 만들었고 몇 년간 클럽을 돌다가 2008년에 싱글 'I'm in Miami Bitch'로 메이저 데뷔를 했다.

음반은 2009년 Party Rock, 2011년에 Sorry for Party Rocking이 나왔다. 딱히 살펴볼 게 없는 간촐한 바이오그래피다.

참고로 우리가 셔플 댄스라고 부르는 그 춤은 원래 이름이 멜버른 셔플이다. Rocking이나 The Shuffle이라고도 부른다. 1980년대 말에 나왔는데 본격적인 중흥은 1990년대 중반, 그 이후 다큐멘터리가 나오는 등 전설이 되는가 싶더니 요새 다시 살아났다. 이름처럼 고향이 멜버른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en.wikipedia.org/wiki/Melbourne_Shuffle

 

3. Lady Gaga의 Born this Way. 지금 히트치고 있는 곡은 You & I다(박봄 노래 아님). 레이디 가가의 노래를 듣다보면 80년대 댄스 음악이 일렉트로닉의 시대에 묻혀있다가 어떤 식으로 살아남았는지 느낄 수 있다.

요즘 국내에서 90년대 댄스 그룹들이 재결성하는 흐름도 같은 선상에 있는 듯 싶다. 오늘 연예 뉴스에서 보니까 잼도 재결합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전 음반에 비해 막 굉장하다 이런 느낌보다는 익숙한 음악이 요즘스럽게 세련되어졌다는 느낌이다. 가만히 듣고 있기 편하다.

여튼 이렇게 3개의 음반이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1에서 3위다.

 

4. 타블로의 열꽃 Part I. 전반적으로 어둑어둑. 타블로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에픽하이라는 그룹 안에서 얽혀있는 음악을 좋아했는데 타블로 목소리가 너무 전면이라(솔로 음반이니 당연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 어색하게 들렸다. 그걸 커버하려고 피쳐링으로 많은 음악인들이 참여했음에도 뭔가 좀 그렇다.

이소라가 참여한 '집'이라는 노래가 참 마음에 든다.

 

5. 카라의 STEP. 이게 은근히 들을 만 하다.

20111024

무제

아무렇지도 않게 또 세상은 흘러가겠지. 어떤 이의 극한 기쁨도, 어떤 이의 극한 슬픔도 무심하게 그 위에 얹혀놓은 채.

두 편의 영화를 봤다

하루 밤 사이에 본 것도 아니고, 2주 정도 전에 하나, 어제 하나. 요즘 보통 그러하듯 이걸 꼭 봐야지하고 챙겨둔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이건 뭐지 하는 기분으로.

 

우선 리포맨(Repo Man). 감독은 미구엘 사포닉(사포크닉? Miguel Sapochnik), 주드 로와 포레스트 휘태커가 투 톱 주인공이다. 예전에는 헐리우드 영화는 어지간해서는 비극을 만들지 않는다는 공식 같은 게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막판 뒤집기로 약간 꼬인 영화들이 인기다. 이 유행의 시작이 어디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여튼 약간 일본 영화 풍이라고 할까, 다 끝날 때 쯤 되어 '알고 봤더니...' 식이 꽤 많다.

여튼 꽤 깝깝하고 어두운 세기말 적인 영화다. 영화는 그려려니 싶은데 음악이 꽤 어울린다.

 

 

또 하나는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감독은 야자키 히토시, 주연은 여자 배우 4명. 이 영화는 사실 리포맨보다 더 깝깝한 이야기인데 그래도 옹기종기 디테일한 화면들 덕분에 그렇게까지 비극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여자 4명의 일상을 옴니버스 식으로 보여주다가 이렇게 저렇게 하다 끝에 우연히 겹친다, 뭐 이러는데 그렇다고 심훈의 상록수 같은 건 아니고 아기자기하다.

주연 4명 중 이케와키 치즈루, 나카고시 노리코, 나카무라 유코 3명은 낯이 익은데 나나난 키리코는 처음 봤다. 키리코는 원래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는데 가끔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이 영화에서도 그림 그린다). 치즈루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노키코는 예전에 TBS의 '임금님의 브런치' 레귤러였고 CF 같은 곳에서도 종종 보인다. 유코는 뭐 많이 나오는 사람이고.

여튼 이 영화도 좀 깝깝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이 잘 드러나있다.

20111020

the Boys

소녀시대의 정규 3집 the Boys를 아침부터 듣고 있다. 13곡, Teddy Riley가 참가한 곡은 하나, 타이틀 곡인 'the Boys'로 작곡과 편곡을 했다. 가사는 유영진. 다른 곡들은 작사, 작곡 다양한데 '봄날 (How Great is Your Life)'라는 곡 작사가 멤버인 수영이다.

여기까진 팩트고 이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역시 소녀시대는 음악보다는 버라이어티다. 훨씬 잘 한다.

점수는 상대 표시를 위한 것임으로 별 의미가 없다는 가정 하에, 별다른 변칙없이 정통 아이돌 걸그룹 루트를 걷고 있는 세개의 그룹을 생각해보면 : 일단 소시는 버라이어티(95)>음악(80), 원걸은 버라이어티(65)<음악(90), 카라는 버라이어티(80)=음악(80) 정도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 2ne1의 경우에는 메이저 버라이어티에 많이 참가하지 않고 2ne1TV라는 자기들 놀이터를 구축하며 버라이어티에서 약간 변칙 노선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률적인 비교가 조금 어렵다. 음악(95)은 가장 마음에 든다.

또 개인적인 관심사인 패션 측면에서는 2ne1을 제외하고는 고만고만. SM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그 이상한 유니폼 컨셉은 너무 싫고, 이번 카라 step은 괜찮았던거 같은데 같은 노래로 활동하면서도 점점 이상해 지고 있다. 원걸은 소희의 사복 말고는 볼 게 별로 없는데 그게 굉장히 우월하다.

예전 윤아의 버라이어티 실패(패떳2)가 뼈아팠겠지만 그건 무리한 방송 컨셉 자체의 문제가 더 컸고, 써니는 이번에도 청불2에 출연을 확정했고, 태연이야 뭐 어디다 던져놔도 제 몫을 하고(예전에 신정환이 케이블에서 진행하던 프로에서 첫 MC를 보던 태연의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제시카는 캐릭터를 아예 바꾸며 새 사람으로 환골탈태했고(하지만 어제 라디오스타에서 구하라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은 새 캐릭터와 완전 일치가 되진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일말의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어쨋든 그건 전화였으니까. 여튼 이왕 그리 나간거 좀 더 확실히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서현은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여기저기 계속 나오고 있다.

여튼 소시 컴백으로 기대가 되는 건 음반보다는 이번 가을 개편 이후 버라이어티에서의 활약이다. 뭐 그런 것도 21세기 아이돌 그룹이 할 일이고 맡아야 하는 분야다.

이제 올해는 원더걸스 컴백 하나 남은 건가. JYP는 영 싫은데 원걸 노래는 그래도 좋단 말야. 뭐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음악은 그래도 꽤 정교하게 들린다는게 장점이다. 소리가 아주 부드럽다.

20111013

아니면 말고

1.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SM=2201&idxno=488182

이 기사를 읽어 보면 여당 원내 대표는 국회에서 임시 총회를 소집해 지자체별 사정을 고려, 소득과 관계없이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내용의 복지 당론을 최종 추인했다고 한다.

내용을 더 읽어보면 알겠지만 소득 50% 까지 차등 지원이라는 문구를 삭제해버렸다.

별 의미도 없어 보이는 안건 가지고 마치 무상 급식 실시하면 자본주의도, 세상도 끝난 다는 듯 이념의 소용돌이로 서울을 몰아 넣으며 투표를 했고, 끝나고 나서도 실질적인 승리라니 하는 등 따위의 이해하기 어려운 논평으로 좋아들 하더니 결국 결론은 소득과 무관한 무상 급식 당론 채택이다.

현 여당 후보를 비롯해 지금껏 '복지 포퓰리스트'라고 그렇게 비판들을 하더니 이제 와서는 슬그머니 자기 자신을 그들이 만든 개념 '복지 포퓰리스트'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뭐 반성 논평이라도 한 마디 있으면 그래도 그럴 듯 하겠는데 이렇게 얼렁뚱땅 일을 처리하다니 그런 집단인지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역시 당황스럽다.

 

2. 1만원 이하 신용 카드 거부 안건으로 또 나름 시끄럽게 만들더니 이것 역시 아님 말고로 끝났나보다. 신용 카드 수수료로 영세 업자들에게 부담이 되서 카드 거부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영세 사업장에 대한 수수료 할인이나 아니면 다른 혜택을 생각하는 게 순서다.

뭐 이런 걸 정책이라고 내놓더니 비판이 잦으니까 그냥 또 아니면 말아라로 끝이다.

3. 미주 지역에서 블랙베리가 불통사태로 난리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 뒤에 OccupyWallStreet가 있다는 소문이 위키리크스 발로 나왔다. 그러니까 문자 메시지 등으로 확대되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야기인데 뭐 설마 그럴까 싶다(아이폰 이용자가 더 많을테니 그걸 막는게 더 낫지 않을까). 그래도 블랙베리가 보안면에서 상당히 뛰어나 시위의 기밀 유지 등 용도에 안성 맞춤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4. 딴지 일보는 모바일 뷰 쪽은 아예 관심을 안 둘 생각인건가?

5. 그외에 모바일 사이트는 없고 거기에 둥둥 떠다니는 팝업 광고를 올리는 모든 언론사 사이트들도 마찬가지.

6.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을은 착착 지나가고 있다.

20111010

주말 TV 관람기

잡설 : TV 관람기를 요새 꽤 자주 올리는 거 같다. 여기 말고 다른 곳에도 올린다. 뭐 크게 의미는 없고 요새 마주하는 문화/예술/창작품 들 중에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편식하는 거 같아 다시 책과 영화, 음악을 좀 더 열심히 들을 까 한다. 집에 있는 데스크탑 키보드를 하도 오랫동안 두드리지 않았더니 키보드 누를 때 마다 스프링 녹슨 소리가 난다.... 윤활류 작업을 해야 하는 건가... ㅠㅠ

 

1. MBC 뉴스 : MBC 뉴스는 땡전 뉴스라는 비아냥을 여전히 듣고 있는 이득렬 시대의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거 같다. 안타깝다.

2. 불후의 명곡 : 불후의 명곡을 보고 있다. 나가수는 너무 무거운 분위기 덕분에 시청 피로도가 좀 쌓여 있는 지 잘 안보게 된다. 인순이 출연 이후 거의 보고 있지 않은 거 같다. 인순이를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는 아니다.

여하튼 불후의 명곡을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한데, 나는 나름 임정희의 팬이다. 사실 내 음악 취향하고 좀 안 맞는 경향이 있기는 한데 여튼 그냥 왠지 예전부터 응원하고 있다. 임정희도 그렇고, 원더걸스도 그렇고 그냥 여기서 우결이나 찍고, 가끔 런닝맨 나와서 범인 잡기나 하며 즐겁게 살지 왠 고생이냐... 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도 뭐 자기들이 원하는 바였다니 잘 해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임정희는 불후의 명곡에서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다. 프로그램 자체가 후반부 출전이 유리하게 되어 있는데 세번 출연에 1번으로 2회, 2번으로 1회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의 모든 건 아니다.

임정희의 목소리는 좋지만, 사실 톤이 아주 독특한 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래 듣고 있으면 조금 질리는 면이 있다. 그리고 목소리가 무척 직선적이고 힘이 넘친다. 그래서 리듬을 타기가 무척 어렵다. 그가 주목을 크게 받았던 오페라 스타나 골든 레이디를 들어보면 쭉쭉 뻗어나가는 음악에 아주 적합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R&B와 소울을 좋아한다. 이 둘은 출렁거리는 그루브가 특징으로 기본적으로 쭉쭉 뻗는 음악이 아니다. 이런 부분은 바비킴이나 김조한 같은 사람의 노래를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둘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쭉쭉 뻗는 소리가 아니다. 출렁거림이 기본적으로 실려있다. 하지만 임정희는 아니다.

여기에서 조금 딜레마가 생긴다. 내 생각에는, 임정희는 한국식 발라드나 락 발라드, 레이디 가가 스타일의 백인 댄스 음악에 훨씬 어울리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불후의 명곡에서 선곡이나 편곡을 할 때도 그렇게 직선적인 면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면 훨씬 나은 결과가 나올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는 흑인 음악을 훨씬 좋아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한다고 하는데 이건 남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 비슷한 생각을 이정에 대해서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예전에도 한 적이 있는데, 그도 그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과 그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음악 사이에 차이가 좀 있는 거 같다. 물론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같은 곡은 무척 잘하는 데, 그건 그가 이 노래를 너무 많이 불렀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쨋든 만약에 내가 임정희의 코치라면, 가능한 좀 더 직선적으로, 고음을 강조하기보다는 힘이 넘치게, 자잘자잘한 것들을 다 휘어잡고, 나몰라라하며 끌고 나가버리는 방향으로 잡을 거 같다.

3. 아포칼립토 : 우연히 이 영화를 봤다. 아마존 정글의 부족 이야기다. 대체 멜 깁슨은 무슨 생각을 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20111006

불필요

1) 장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거기다 밀가루 음식도 좋아하고, 커피도 많이 마신다. 그래서 배가 아픈 일이 많아 화장실에 자주 간다. 2)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이것 저것 뭐 볼 게 없나 찾는 것도 있고,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3) 또 그냥 맘 내키면 모르는 동네 같은 곳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이런 습성들이 결합되서 나타나는 현상은 -> 뭔가 정말 자주 줍는다는 거다.

대충 기억에 남아있는 것만 떠올려 봐도 까르띠에 지갑, 몽블랑 지갑, 몽블랑 명함 지갑, 아이리버 mp3, SD 메모리 카드, 코치 파우치 등등이 있다. 장소도 무척 다양해 화장실, 땅 바닥, 어딘가의 선반 위, 버스 의자 등등이다.

이거 말고 지금까지 잊어버린 건 우산을 제외하고 명함 지갑(대체 모르겠다), 그냥 지갑(돈 조금, 신분증, 누가 훔쳐갔다), Klaatu 1집 CD(이것도 누가 훔쳐갔다) 정도가 있다. 가방을 항상 들고 다녀서 그런지 누군가 훔쳐가는 게 아니면 잊어버리는 게 많은 편은 아니다.

여튼 몽블랑은 연이 좀 많은 거 같다. 분실 - 명함 지갑, 만년필이 있고, 습득 - 명함 지갑, 남성용 반지갑이 있다. 아무래도 좀 좋은 애들은 분실이든 습득이든 확실히 기억이 오래 가기도 하고 그렇다. 결론적으로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몽블랑 제품은 하나도 없다... ㅠㅠ

 

어쨋든 기본적으로 뭔가 보이더라도 가만히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갑 같은 건 혹시나 싶어(쓸데 없는 오지랍이긴 하다) 주워서 어딘가 가져다 주게 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문제는 습득한 장소에서 맡기는 곳까지의 이동이다. 그 중간에 혹시 분실한 물건을 찾으러 온 주인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둘 다 기억이 별로 좋지가 않다. 괜한 의심을 사면 괜히 분하다.

결국 세운 원칙은 뭔가 줍게 되면 - 특히 화장실 같은 곳에서는 - 일단 주머니에 넣고 이동해 안내 데스크나 관리 사무소에 맡긴다. 뭔가 좀 이상해 보이기는 하는데 이게 제일 편하다. 그다지 잘하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어쨋든 지금까지의 경험이 이렇게 만들었다. 직접 당사자와 대면해서 별로 좋을 게 없다. 지름길이 있기는 하지만 절차를 따라가는게 적어도 마음은 편하다.

 

이러든 저러든 아예 이런 일이 안 생기는 게 최고다. 주인을 잃은 자들이 부디 내 눈에 안 뜨이길 바랄 뿐이다.

20111005

유럽은 뭐가 문제일까

그리스나 스페인, 이태리 등 지금 경제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문제점이 복지 문제 따위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게 자꾸 말하는 일군의 무리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기 사정이 있는 여러 나라)에 존재 하는 데 이건 우리나라 정치 사정에서 나온 논리일 뿐이지 별로 관계없다.

만약 그런 게 문제였다면 복지가 잘 되있고 오래된 나라부터 문제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전혀 그렇지 않다.

자유 시장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논리에는 그들의 말이 다 맞다고 가정해도 문제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낮은 장벽과 관련된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 원리라는 건 선택이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 그에 따라 잘못된 것들은 도태되고, 잘 된 것들은 살아남는다. 그래서 그들은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하고, 그래야 보다 더 높은 효율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알겠지만 정작 자유화된 건 돈과 다국적 기업의 진출 뿐이다. 자본과 함께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 바로 노동은 전혀 자율화되지 않았고 노동의 국경 장벽도 전혀 낮아진 적이 없다. 오히려 각국의 이민 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다. 돈만 벌기 위해 오는 거지 그 수익을 공유할 생각은 전혀 없다.

미국은 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게 나라가 합쳐지듯히 연합된 국가다. 그래서 United States다. 예전 자유 주의자들이 주장하듯 디트로이트는 자동차를 열심히 만들면 되는 거고, 오하이오는 감자를 열심히 만들면 된다. 그리고 상호 교환을 통해 생산 균형점을 찾아간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가 열심히 자동차를 조립하는 건 또 다른 의미로 자신이 먹을 감자를 경작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오하이오 감자 농사 짓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감자 노동자는 짐을 착착 싸서 차에 싣고 디트로이트로 떠나면 된다. 이로서 노동 균형점도 찾아진다.

이 화폐와 노동의 균형점 찾기를 통해 미국 내에서 의미있는 금리의 균형점도 찾아지고, 물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유로라는 이름으로 화폐가 통합된 EU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물론 EU국 사람들과 비EU국 사람들 간에 차이는 있다. 그렇다해도 미국처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는 세상은 아니다. 언어도 심하게 다르고 생각도 심하게 다르다. 화폐는 통합되었는데 노동은 통합되어 있지 않고, 결국 경제도 통합되어있지 않다.

각기 다른 균형점이 필요한데 그게 불가능한 상황으로 평균적인 점에서 환율이 결정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 많은 애들이 갑이다. 독일(부자 유럽국의 예시다)은 그래서 계속 부자가 되고, 남유럽 쪽 나라들은 점점 문제만 생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유로를 깰 위인은 없을 거 같다. 위인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합치는 것도 그랬지만 깨는 것도 아마 무지하게 복잡할 거다. 하지만 독일에만 자본이 몰리는 상황은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 이걸 어떻게 타개할까. 그런 방법이 있는지 솔직히 전혀 모르겠지만, 결국은 독일이 유로 존에서 빠지는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111004

무급 인턴

나꼼수 최근 2회를 듣지 못했다. 못 들은 건지, 안들은 건지 어쨋든 아이폰 안에 들어가 있는데 마음이 심난하고 부산해 듣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무급 인턴 이야기를 들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무급 인턴제다.

무급 인턴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 복지나 봉사와 관련된 단체에서는 많이들 무급 인턴을 실시하는 걸로 알고 있다. 다만 봉사와는 조금 다르다. 봉사의 경우에는 제 돈 들여가며 하는 경우도 알다시피 많이 있다.

하지만 나꼼수에서 말한, 스펙에 최고이기 때문에 무급 인턴은 용인된다는 논리는 이상하다. 이 논리에는 이상한 함정들이 담겨있다. 여기 나오는 스펙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바로 취업이다. 아니면 나중에 사회적인 활동이나 봉사를 업으로 한다고 해도 거기에서 좋게 쓰일 스펙이다. 그렇다면 무급 인턴은 누가 할 수 있는가.

 

등록금 투쟁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아무리 해도 등록금을 따라갈 수가 없다, 생활비를 댈 수가 없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무급 인턴은 생활비와 등록금이 해결된 상황에서 가능하다. 아슬아슬할 수도 있고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가능해야 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에 취업을 위해 유급 인턴을 뛰던가 생활비와 등록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뛴다. 가난이라는 건 원래 이런 거다. 일면 당연해 보이는 것도 못한다.

물론 낮에는 무급 인턴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 일하면 되지 않냐 뭐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에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

결국 생활비와 등록금이 해결된 사람들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무급 인턴을 하며 소위 '최고'의 스펙을 얻게 된다. 이 스펙은 취업 등을 위해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돈 문제가 해결이 안되 유급 인턴과 아르바이트를 뛴 자들은 '최고'의 스펙을 얻을 수 없고 나중에 취업이나 사회라는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다.

 

나중에 사회 운동을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마찬 가지다. 무급 인턴이 가능해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 비슷한 무급 인턴을 경험한 사람은 나중에 NGO 등에서 일하려는 마음을 먹는다면 면접을 할 때 훨씬 좋은 인상을 주게 될 것이다. 반대는 위와 마찬가지다. 맨 피시방, 과외, 편의점 알바로 세월을 보냈는데 딱히 봉사든 NGO든 경험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이건 그들이 지금까지 말해온 것들, 돈이 많아서 따로 일 안하며 좋은 학력을 얻어 좋은 데 들어가거나, 작은 회사를 차려주고 자식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거기에 일을 몰아 주식을 폭등시켜 재산을 물려주는 일과 '구조적으로'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구조적이라고 말한 점에 유의해주기 바란다. 그게 위의 예처럼 나쁜 일일 수도 있지만, 좋은 일인 경우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다. 즉 부나 지식, 경험의 되물림이다.

부나 직업, 지식의 되물림을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하고 좋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심해서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있는 거다. 당장 끼니 걱정, 등록금 걱정, 대출금 이자 걱정에 밤 잠을 못 이루는 자들은 아름다운 가게의 무급 인턴이라는 그 '스펙'에 좋다는 자리에, 혹은 그 대의에 찬성하고 있어 함께 참여하고 싶지만 결코 들어갈 수가 없다.

기성 사회의 즉물적인 되물림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기 조직이 가지고 있는 현 방법의 문제점도, 또 그걸 극복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또 지금껏 그런 문제를 비판하던 사회자들이 저걸 저런 식으로 얼버무리며 지나쳐 버리는 건 말이 안된다.

NGO나 NPO의 무급 인턴이라는 건 나라의 복지가 그런 문제를 커버할 수 있는 다음에야 가능하고, 그래야 정말 옳은 방향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참여한 사람들이 그런 문제가 해결 가능해 무급인 지 알고 참가했다는 인터뷰를 올리는 건 실질적으로 이 문제와 별로 관계없는 이야기다.

정작 들어야 할 이야기는 아름다운 가게의 인턴이 무급인지 알았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자들, 그러니까 정말 그런 것도 할 돈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20111003

occupy wall street

월가 시위가 의외로 계속되고 있다. 벌써 3주 째다. 이들은 맨하탄에 진을 치고 사람들이 가져다 준 음식을 먹고, 발전기 전원으로 노트북을 쓰면서 시위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지극히 평화적인 시위로 거리 구석을 점령하고 있을 뿐 BoA에 폭탄을 던진다든가하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Occupy라는 이름으로 거기 가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말하자면 '본진'에서 일어난 본격적인 시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홈페이지는 https://occupywallst.org/

가장 최근 소식에 의하면 브룩클린 브리지에서 행진을 하려고 하다가 700여명이 체포되었다.

결국 오바마에 기대한 개혁의 실패는 이런 식의 저항을 맞이하게 되었다. 걔네나 우리나 너무 오랫동안 사회 지배층 내에 밀착되어 버린 기존 세력에 기대할 건 이제 없다.

20111002

티브이 관람

연휴 기간 동안 또 TV를 많이 봤다. 가장 큰 원인은 pooq이라는 아이폰 앱 때문이다. 덕분에 드디어 MBC, SBS 한정이지만 TV를 볼 수 있게 되었다. KBS도 곧 협약이 된다니 기대된다. 이왕 이리 된 거 EBS도 나오면 좋겠다.

 

무한도전은 저번 회가 더 재미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나름 짜임새있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느낌의 예능 방송이 만들어졌다. 어차피 결과물을 보는 입장이라면 이런 방향이 더 좋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도식화시킨 암시들을 풀어서 보여주느라 전회의 긴장감이 많이 반감된 기분이 들었다. 하나마나는 당연 재미있었고.

 

개인적인 코미디에 대한 의견을 잠시 말하고 지나가자면 : 일단 라이브 콩트쇼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걸 TV로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개콘을 비롯해 예전 웃찾사 등등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라이브 코미디는 현장에서 보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방송으로 보여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묘미이기 때문이다. 연극을 TV나 영화로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역시 잘 짜여진(프로들끼리 느낌으로 주고 받으며 애드립이 쫙쫙 진행되는 것도 사실 잘 짜여진의 범주 안에 든다), 그래서 짜여진 티가 나지 않을 정도 레벨에 가 있는 코미디를 좋아한다.

이건 이야기가 많이 길어질 거 같으니 이쯤에서 생략.

 

매트릭스 2를 케이블에서 하길래 잠시 봤다. 중간에 일이 있어 나가느라 후반부 반 정도는 못봤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나머지를 볼 가장 좋은 방법은 뭐가 있을까나... 여튼 사실 매트릭스 2, 3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_-)

 

런닝맨은, 제시카의 캐릭터 변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예전에는 시크한 아가씨였는데 좀 더 도발적이 되었고 말괄량이가 되었다. 훨씬 마음에 든다.

 

짝을 본 적은 없는데 소문은 많이 들었다. 그러다가 저번 추석 연휴와 이번 연휴에 걸쳐 두가지 응용 버전을 봤다. 하나는 추석 때 연예인 연예촌인가 하는 방송으로 동해, 박현빈, 강예빈, 이해인 등등이 나왔다. 또 하나는 무한걸스. 무한걸스 멤버들과 고영욱, 천명훈 등등이 나왔다.

방송인이 아닌 아마츄어가 나오는 방송은 좀 민망한 느낌이 들어 거의 보질 않는다(민망하고 난감한 걸 잘 못본다. 영화 리플리도 뭔가 민망해서 화면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위탄 정도 몇 편 봤는데 윤상과 윤일상이라는 프로듀서가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듣는지 궁금해서다. 그나마 방송인들이 나온 거라 그럭저럭 볼 수 있었다. 그걸 보며 든 생각은 역시 짝은 안보길 잘했다는 거(연예인 짝을 보면서 알게된 프로토타입의 구성 방식은 꽤 재미있었다). 정신적 데미지가 클 방송이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