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나 스페인, 이태리 등 지금 경제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문제점이 복지 문제 따위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게 자꾸 말하는 일군의 무리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기 사정이 있는 여러 나라)에 존재 하는 데 이건 우리나라 정치 사정에서 나온 논리일 뿐이지 별로 관계없다.
만약 그런 게 문제였다면 복지가 잘 되있고 오래된 나라부터 문제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전혀 그렇지 않다.
자유 시장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논리에는 그들의 말이 다 맞다고 가정해도 문제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낮은 장벽과 관련된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 원리라는 건 선택이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 그에 따라 잘못된 것들은 도태되고, 잘 된 것들은 살아남는다. 그래서 그들은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하고, 그래야 보다 더 높은 효율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알겠지만 정작 자유화된 건 돈과 다국적 기업의 진출 뿐이다. 자본과 함께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 바로 노동은 전혀 자율화되지 않았고 노동의 국경 장벽도 전혀 낮아진 적이 없다. 오히려 각국의 이민 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다. 돈만 벌기 위해 오는 거지 그 수익을 공유할 생각은 전혀 없다.
미국은 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게 나라가 합쳐지듯히 연합된 국가다. 그래서 United States다. 예전 자유 주의자들이 주장하듯 디트로이트는 자동차를 열심히 만들면 되는 거고, 오하이오는 감자를 열심히 만들면 된다. 그리고 상호 교환을 통해 생산 균형점을 찾아간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가 열심히 자동차를 조립하는 건 또 다른 의미로 자신이 먹을 감자를 경작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오하이오 감자 농사 짓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감자 노동자는 짐을 착착 싸서 차에 싣고 디트로이트로 떠나면 된다. 이로서 노동 균형점도 찾아진다.
이 화폐와 노동의 균형점 찾기를 통해 미국 내에서 의미있는 금리의 균형점도 찾아지고, 물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유로라는 이름으로 화폐가 통합된 EU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물론 EU국 사람들과 비EU국 사람들 간에 차이는 있다. 그렇다해도 미국처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는 세상은 아니다. 언어도 심하게 다르고 생각도 심하게 다르다. 화폐는 통합되었는데 노동은 통합되어 있지 않고, 결국 경제도 통합되어있지 않다.
각기 다른 균형점이 필요한데 그게 불가능한 상황으로 평균적인 점에서 환율이 결정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 많은 애들이 갑이다. 독일(부자 유럽국의 예시다)은 그래서 계속 부자가 되고, 남유럽 쪽 나라들은 점점 문제만 생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유로를 깰 위인은 없을 거 같다. 위인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합치는 것도 그랬지만 깨는 것도 아마 무지하게 복잡할 거다. 하지만 독일에만 자본이 몰리는 상황은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 이걸 어떻게 타개할까. 그런 방법이 있는지 솔직히 전혀 모르겠지만, 결국은 독일이 유로 존에서 빠지는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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