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거기다 밀가루 음식도 좋아하고, 커피도 많이 마신다. 그래서 배가 아픈 일이 많아 화장실에 자주 간다. 2)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이것 저것 뭐 볼 게 없나 찾는 것도 있고,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3) 또 그냥 맘 내키면 모르는 동네 같은 곳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이런 습성들이 결합되서 나타나는 현상은 -> 뭔가 정말 자주 줍는다는 거다.
대충 기억에 남아있는 것만 떠올려 봐도 까르띠에 지갑, 몽블랑 지갑, 몽블랑 명함 지갑, 아이리버 mp3, SD 메모리 카드, 코치 파우치 등등이 있다. 장소도 무척 다양해 화장실, 땅 바닥, 어딘가의 선반 위, 버스 의자 등등이다.
이거 말고 지금까지 잊어버린 건 우산을 제외하고 명함 지갑(대체 모르겠다), 그냥 지갑(돈 조금, 신분증, 누가 훔쳐갔다), Klaatu 1집 CD(이것도 누가 훔쳐갔다) 정도가 있다. 가방을 항상 들고 다녀서 그런지 누군가 훔쳐가는 게 아니면 잊어버리는 게 많은 편은 아니다.
여튼 몽블랑은 연이 좀 많은 거 같다. 분실 - 명함 지갑, 만년필이 있고, 습득 - 명함 지갑, 남성용 반지갑이 있다. 아무래도 좀 좋은 애들은 분실이든 습득이든 확실히 기억이 오래 가기도 하고 그렇다. 결론적으로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몽블랑 제품은 하나도 없다... ㅠㅠ
어쨋든 기본적으로 뭔가 보이더라도 가만히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갑 같은 건 혹시나 싶어(쓸데 없는 오지랍이긴 하다) 주워서 어딘가 가져다 주게 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문제는 습득한 장소에서 맡기는 곳까지의 이동이다. 그 중간에 혹시 분실한 물건을 찾으러 온 주인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둘 다 기억이 별로 좋지가 않다. 괜한 의심을 사면 괜히 분하다.
결국 세운 원칙은 뭔가 줍게 되면 - 특히 화장실 같은 곳에서는 - 일단 주머니에 넣고 이동해 안내 데스크나 관리 사무소에 맡긴다. 뭔가 좀 이상해 보이기는 하는데 이게 제일 편하다. 그다지 잘하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어쨋든 지금까지의 경험이 이렇게 만들었다. 직접 당사자와 대면해서 별로 좋을 게 없다. 지름길이 있기는 하지만 절차를 따라가는게 적어도 마음은 편하다.
이러든 저러든 아예 이런 일이 안 생기는 게 최고다. 주인을 잃은 자들이 부디 내 눈에 안 뜨이길 바랄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