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6

불필요

1) 장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거기다 밀가루 음식도 좋아하고, 커피도 많이 마신다. 그래서 배가 아픈 일이 많아 화장실에 자주 간다. 2)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이것 저것 뭐 볼 게 없나 찾는 것도 있고,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3) 또 그냥 맘 내키면 모르는 동네 같은 곳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이런 습성들이 결합되서 나타나는 현상은 -> 뭔가 정말 자주 줍는다는 거다.

대충 기억에 남아있는 것만 떠올려 봐도 까르띠에 지갑, 몽블랑 지갑, 몽블랑 명함 지갑, 아이리버 mp3, SD 메모리 카드, 코치 파우치 등등이 있다. 장소도 무척 다양해 화장실, 땅 바닥, 어딘가의 선반 위, 버스 의자 등등이다.

이거 말고 지금까지 잊어버린 건 우산을 제외하고 명함 지갑(대체 모르겠다), 그냥 지갑(돈 조금, 신분증, 누가 훔쳐갔다), Klaatu 1집 CD(이것도 누가 훔쳐갔다) 정도가 있다. 가방을 항상 들고 다녀서 그런지 누군가 훔쳐가는 게 아니면 잊어버리는 게 많은 편은 아니다.

여튼 몽블랑은 연이 좀 많은 거 같다. 분실 - 명함 지갑, 만년필이 있고, 습득 - 명함 지갑, 남성용 반지갑이 있다. 아무래도 좀 좋은 애들은 분실이든 습득이든 확실히 기억이 오래 가기도 하고 그렇다. 결론적으로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몽블랑 제품은 하나도 없다... ㅠㅠ

 

어쨋든 기본적으로 뭔가 보이더라도 가만히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갑 같은 건 혹시나 싶어(쓸데 없는 오지랍이긴 하다) 주워서 어딘가 가져다 주게 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문제는 습득한 장소에서 맡기는 곳까지의 이동이다. 그 중간에 혹시 분실한 물건을 찾으러 온 주인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둘 다 기억이 별로 좋지가 않다. 괜한 의심을 사면 괜히 분하다.

결국 세운 원칙은 뭔가 줍게 되면 - 특히 화장실 같은 곳에서는 - 일단 주머니에 넣고 이동해 안내 데스크나 관리 사무소에 맡긴다. 뭔가 좀 이상해 보이기는 하는데 이게 제일 편하다. 그다지 잘하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어쨋든 지금까지의 경험이 이렇게 만들었다. 직접 당사자와 대면해서 별로 좋을 게 없다. 지름길이 있기는 하지만 절차를 따라가는게 적어도 마음은 편하다.

 

이러든 저러든 아예 이런 일이 안 생기는 게 최고다. 주인을 잃은 자들이 부디 내 눈에 안 뜨이길 바랄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