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밤 사이에 본 것도 아니고, 2주 정도 전에 하나, 어제 하나. 요즘 보통 그러하듯 이걸 꼭 봐야지하고 챙겨둔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이건 뭐지 하는 기분으로.
우선 리포맨(Repo Man). 감독은 미구엘 사포닉(사포크닉? Miguel Sapochnik), 주드 로와 포레스트 휘태커가 투 톱 주인공이다. 예전에는 헐리우드 영화는 어지간해서는 비극을 만들지 않는다는 공식 같은 게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막판 뒤집기로 약간 꼬인 영화들이 인기다. 이 유행의 시작이 어디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여튼 약간 일본 영화 풍이라고 할까, 다 끝날 때 쯤 되어 '알고 봤더니...' 식이 꽤 많다.
여튼 꽤 깝깝하고 어두운 세기말 적인 영화다. 영화는 그려려니 싶은데 음악이 꽤 어울린다.
또 하나는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감독은 야자키 히토시, 주연은 여자 배우 4명. 이 영화는 사실 리포맨보다 더 깝깝한 이야기인데 그래도 옹기종기 디테일한 화면들 덕분에 그렇게까지 비극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여자 4명의 일상을 옴니버스 식으로 보여주다가 이렇게 저렇게 하다 끝에 우연히 겹친다, 뭐 이러는데 그렇다고 심훈의 상록수 같은 건 아니고 아기자기하다.
주연 4명 중 이케와키 치즈루, 나카고시 노리코, 나카무라 유코 3명은 낯이 익은데 나나난 키리코는 처음 봤다. 키리코는 원래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는데 가끔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이 영화에서도 그림 그린다). 치즈루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노키코는 예전에 TBS의 '임금님의 브런치' 레귤러였고 CF 같은 곳에서도 종종 보인다. 유코는 뭐 많이 나오는 사람이고.
여튼 이 영화도 좀 깝깝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이 잘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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