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3

요즘 들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정신이 바짝들게 하는 예술적 감흥이 너무 없고, 육체적으로 운동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 뉴스를 많이 봤더니 머리 속이 퍽퍽해 지는거 같고(하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많이 벌리고 있어서 다른 뉴스는 차마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해야할 일들을 자꾸만 미룬다.

좀 지쳤나보다. 어쨋든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도록 방치하는건 위험하다. 내 몸은 쳐지기 시작하면 한도 없이 내려간다는걸 잘 알고 있다. 대충 계획을 세운건 음악을 많이 듣고, 건축물이나 여튼 좀 예술적인 감흥을 줄 만한 곳들을 살짝 찾아다니기 위한 리스트를 만들 생각이다(이건 많이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약간의 운동 효과도 있다). 오래간만에 부암동 안쪽 길을 걸어다녀볼 생각도 한다. 그때도 꽤 추웠는데 요새도 춥구나. 세월이 흘렀고, 갈 사람은 다 갔는데 난 여전히 여기서 부암동 돌아다닐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렇게 머리가 멍할때 항상 사용하던 방법 중 하나인데 복잡한 철학책을 한권 골라 차근차근 읽으면서 두뇌를 리프레쉬 시키는 것이다. 저번에 포기한 로티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저녁에 잠드는 시간을 고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 순서와 로션 순서를 엄수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줄이고, 산책을 많이 해야 한다. 언제나 생각하는건 무엇인가 픽스 된게 있어야 보다 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렸을 적에는 그저 깃털처럼 훨훨 날아다니고 싶었으나 그러기에 의지가 너무나 부족하다는걸 금방도 깨달아버렸다. 지금은 닻을 내리고, 거기서 부터 줄이 닿는 곳 안에 뭐가 있는지 하나씩 하나씩, 하지만 확실히 알아가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사고가 한정되는 듯 한 기분에 우울해 질지 모르지만 인간은 어차피 유한한 존재다. 때가 되면 닻을 올려 조금 더 나아가 다시 내리면 된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깃털이 될지도 모르지.

여하튼 지금은 별 다섯개짜리 호텔 방을 잡아 'DON'T DISTURB' 푯말을 앞에 걸어놓고 딱 이틀만 잤으면 좋겠다. 웨스틴 조선의 그 푹신 푹신하고 따뜻한 헤븐리 베드와 침구류 속에 파묻히고 싶다.

아니면 이왕 이렇게 된거 좀 더 혹사시켜 온 정신이 깨어나도록 분천이나 태백 정도를 걸어다니면 어떨까 싶다. 석포에서 청옥산 자연 휴양림까지 가서 하루 자고 국도 따라 돌아오면 어떻게 될 거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이 부근을 돌아다녀봤던 경험으로는 걸어 다닐 수 있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잡힌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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