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4

the Charlatans - Melting Pot

그동안 컴퓨터에 붙어있는 CDP가 고장나서 이미 컴퓨터로 옮겨놓은 곡들 말고는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집에서 놀고 있는 컴퓨터용 DVDP가 CD도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난 이게 DVD만 재생하는 건줄 알았다 -_-) 설치 완료. Writing은 안되지만(mp3 플레이어를 구입한 이후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어쨋든 CD뿐만 아니라 DVD도 돌릴 수 있다. 이걸 몰랐다니-

그런 연유로 DVD로 있던 데카판 Die Zauberflöte도 한번 봐보고(컴퓨터의 성능이 별로라서인지 끊기는 경향이 있다), CD도 이것 저것 인코딩을 해 오래간만에 몇 곡 들어봤다. 샬라탄스의 멜팅 팟,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의 에브리씽 머스트 고, 올맨 브라더스의 브라더스 앤 시스터스, 산울림 13집, 그린데이의 두키, 머틀리 크루의 닥터 필굿 이렇게 인코딩 완료. CD보다 성능은 좋은 건지 인코딩도 더 빠르다.

샬라탄스는 실로 오래간만에 들었다.

난데없이 샬라탄스가 생각 난 이유를 추적해 보면 - 어제 얼마전 MBC에서 시작한 음악 방송 라라라를 본데서 시작된다. 라라라 첫회 게스트는 이승렬. 이 사람 정말 오래간만에 본다. 레코드 가게 알바하던 시절에 못보던 음반이 들어오면 들어보곤 했는데 그때 유앤미블루 1집이 나왔었다. U2를 꽤 열심히 듣던 시절이었는데 왠지 맘에 들었었다. 이런 저런 일이 있고 팬으로써 몇 명이 함께 유앤미블루, 즉 이승렬과 방준석을 찾아가 만난 적이 있다. 두 명 다 딱히 말솜씨가 좋거나 서글서글한 사람들이 아니라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재미있었다. 그나마 방준석 씨가 말은 거의 다 했던 거 같다. 방준석 씨는 요즘 영화 음악을 하고 있다.

어쨋든 이승렬이 라라라 나온거를 보고 있자니(이 분의 말솜씨는 10여년 간 더 퇴보한 듯) 예전에 브리티시 락을 열심히 듣던 시절이 떠올라 뭐 좀 들어볼까 했는데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게 스톤 로지스, 오아시스, 블러 정도 뿐. 그러고보니 다른 곡들도 상당히 엉뚱한 음악들만 잔뜩 들어있는게 갑자기 짜증이 나서 CDP를 어떻게 해야 겠다라고 생각을 했고, 오늘 DVD로 교체를 했고, 처음 인코딩한 샬라탄스를 듣고 있다.

사실 베스트 음반과 라이브 음반에는 약간 반감을 가지고 있다. 라이브는 대게 너무 어수선하기 때문이고 베스트는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나마 괜찮은 라이브는 오지 오스본의 트리뷰트 정도. 보스톤도 베스트로 듣는게 좀 더 인상에 남아있는거 같은데 이건 처음에 들었던 보스톤이 베스트 음반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쨋든 정규 음반은 스튜디오에서 완벽하게 통제된 완결된 음악으로 듣는게, 그들이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생각해 보기도 편하고 구석구석까지 재대로 마감된 프로듀싱 솜씨를 엿보는 재미도 있어서 더 좋아한다. 그렇지만 샬라탄스는 베스트를 가지고 있다. 뭐, 말은 재잘재잘 하지만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사는 것도 아니니까 그려려니 한다. 지금 와서는 정규 음반 구하기가 더 까다로울 거 같은데 Some Friendly나 Between 10th and 11th 정도 기회가 된다면 구입하고 싶기도 하다.

Suede가 미국 시장에 London Suede로 나왔듯이 샬라탄스도 미국 시장에 The Charlatans UK로 나왔다. 60년대 같은 이름의 락 밴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Weirdo에서 폼나게 키보드를 두드리던 롭 콜린스는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 the Cooking Vinyl이라는 회사에서 You Cross My Path라는 음반을 내놨다. 1989년에 데뷔했으니 이제 20년차다. 심심해서 찾아봤더니 신애라, 고현정, 김혜림, 스키드 로가 이때 데뷔했다.

옛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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