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31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20081230
환율
PS. 한국 시장이 마감된 31일 역외 선물 환율이 100원 가량 뛰었다. 정부 돈 가져다 모두 잘들 나눠가지고 있구나.
20081229
20081226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한다
20081219
자율적인 시장, 복지 국가
20081217
미국 제로 금리
미국이 기준 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다. 예상되어 있는 일이라 이미 거의 반영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약간씩이지만 생각보다는 영향을 주고 있다. ZIRP가 막상 현실화 되었구나 라는 실감이거나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조금 더 들어간게 아닐까 싶다.
어쨋거나 세계 주식 시장은 동반 상승했고 달러화 약세가 강화되며 우리나라 환율도 내렸다. 미국 자동차가 어떻게 되느냐가 확실해지면 약간은 심리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것도 많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면 연말까지 대략 1300원을 중심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50원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말은 주식 시장도 1200을 중심으로 위아래 100 정도 왔다 갔다 하지 않을까 싶다는 이야기다. 나라에서 종가 관리에 나설테니 결론적으로는 약간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오바마 정부가 출범해서 재정정책을 확정시키는 순간까지 텀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별로 없는데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미반영되고 있는 건 없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이게 일본의 버블 붕괴 때와 같은 장기전 양상을 보일 것인가 인데 그때의 연구 결과들이 있으니 똑같이 되지는 않을거 같다.... 라지만 진행 방향은 같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불황의 하락점은 이번 연말에서 오바마의 정책 추진 시점 사이에서 최하점이 찾아올 듯 하다. 대공황때의 -65%점을 찍을 것인가가 좀 궁금하긴 하다. 이제 미국은 돈을 더 찍어내는 수 밖에 없다. 디플레 우려가 있어서 화폐를 대량으로 발행할 때의 걱정거리인 인플레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디플레 방어를 위해 지금 뿌려댄 돈들이 언제 인플레를 만드는 위협거리로 다가올 지는 모를 일이다. 결국 디플레-인플레 사이를 오가며 양쪽을 동시에 생각하며 방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재편성이 끝나면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사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금융의 자유로운 이동이 화폐 가치의 추락과 상승을 가속시킨다. 실물 부문에 문제가 생겼을때는 그런데로 괜찮을지 몰라도 유동성과 직접 연결되는 금융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때는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그런 것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게임의 승자는 FRB일거라는 견해가 있다. 맞는거 같다.
20081214
잡스러운 생각들
아직 정리가 잘 안되있는 상태라 일단 갈겨놓고 본다. 실물 경제의 움직임은 패턴이 다양해서 역시 좀 넓은 뷰를 가지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한은이 목요일에 금리를 내렸다. 무려 1%.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여러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에선 벌써 옛날 일처럼 들리는 뉴스다.
몇 번 말했듯이 개인적으로는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하는, 말하자면 폭탄을 다음 순번에게 넘기는 정도의 기능 밖에 못한다. 물론 이건 정치 전략의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투표로 당선된 어떤 집단도 자신들의 집권기에 하필이면 체질 개선을 위한 불황을 치루고자 마음먹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개발 독재 같은걸 옹호하자는건 아니다. 혁명이나 전복을 시도하는게 아니라면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건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문제라는 특별한 부분이 걸려있다. 계속되는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그나마 연착륙(이 가능할지는 의문이지만 어쨋든 거품을 빼내는) 시킬 가능성을 사라지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괜찮은 나라가 되려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언젠가 한번 쯤은 큰 결심을 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불황과 혼란의 시기를 버텨내야 한다. 물론 이건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쳐다볼 문제는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사는 곳이고 정책은 사람이 잘 살자고 추진하는 것인데, 지금의 상황은 이 판단이 어느덧 기업의 매출과 나라의 GDP 숫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더구나 문제는 지금 우리가 불황과 혼란의 시기에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불황과 혼란을 별 의미없이 겪고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이런 논의도 별로 의미가 없다. 저번 선거가 말해주듯이 우리는 아직 그렇게 개선해 나갈 생각도,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체질 개선과 관련해 요새 관심이 가는 나라는 덴마크다. 유로 통화권이 아닌 덴마크는 지금은 금리를 내렸지만 작년 쯤 전세계적으로 달러권-영국-유로권, 그리고 그에 대한 의존도가 큰 나라들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을때 혼자 금리를 올렸다. 불황이 찾아올 것을 알면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비관적인 기사를 꽤 많이 봤다. 특히 프리드만의 예상과는 다르게 (프리드만은 불황이 찾아오면 유로화가 분해될 거라고 예상했었다) 오히려 유로화 권들이 똘똘 뭉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는 한 나라만 제 갈길을 찾아가버리면 공중 분해될 거라는 예측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쨋든 이 나라들이 금리를 내려가며 자국 시장의 움츠려든 유동성을 회복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덴마크는 투자를 위축시키고 실업률을 증가시킬게 분명한 금리 인상을 택했었다. 이에 따른 경제 위축을 보며 덴마크가 유로화에 가입안해서 지금 저고생을 하는거다라는 류의 기사를 가디언에서 읽었는데 글쎄, 누가 결국 옳은 선택을 한건지는 몇년은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덴마크는 더욱 튼튼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금리 인상, 최소한 금리 유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에 기인한다. 물론 덴마크에 비해 우리의 금융 기술과 제조업 기반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고려할 문제다.
우리 경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적정 금리나 적정 환율이 얼마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아웃풋, 즉 Y를 끌어내고 있는 구조 자체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를 개선시키기 위한 외화 투입에 의한 환율 정책이나 연기금 투입에 의한 주식 시장 개입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것들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의 미봉책으로 사용되거나, 경제 주체들을 향한 시그널링으로만 의미가 있다. 요즘 매일 발생하고 있는 경제적 사건들 속에서 미봉책을 남발하면 정작 필요할 때 효과를 반감시킨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시그널링 따위는 시장에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별 의미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눈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더구나 지금의 정부의 시점을 용인하고 인정한 것은 다수의 유권자들이다. 내가 찬성하느냐 안하느냐는 일단 별개의 문제다. 합리적 기대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깔아놓는다면 1% 금리 인하는 일단 효과적이다. 저 정도 수준일 거라는 기대가 없었고 돌발적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물가만 올려놓을 것이고, 더 장기적으로는 우리는 그저 모두 죽는다.
재밌는 점은 래디컬한 금리 인하가 있던 날 환율이 내렸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로 기대 환율이 높아졌음에도 당장의 환율이 내린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가정이 있을 수 있다. 더 재미있는 점은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환율이 내렸다는 점이다. 미국 자동차 구제 금융 부결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은 금리 인하 다음날이므로 여기에서의 가정에선 제외한다. 그냥 대충 해보자.
1) 외환 시장이 현재 너무 작아서 기대가 있던 말던 자그마한 외환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그 날 달러를 내놓는 사람은 많았는데 딱히 필요한 사람은 없었을 수 있다. 여기서는 그런 상황에 왜 하필 그 날 달러를 내놓은 사람들이 많았을까에 의문을 품을 수는 있지만 어쨋든 별 의미는 없어보인다.
2) 현재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에 책정되어 있어서 (이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지만 시간 순서를 나눠보면) 일단 환율이 내릴 것이고 그 다음에 금리 인하가 개입되어 결정될 환율이 먼저 나타난 것일 수 있다. 이 경우 최소한 지금의 적정 환율이 어제 마감 수치보다는 낮을 거라는 가정 정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은이 열심히 움직이는 걸 보고 시장이 안정될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환율이 내렸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시장이 한은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과 현재 환율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가정이 함께 필요하다. 이건 (아직은 좀 논의가 필요한) 커런시 버블과 연관된다.
3) 10월달에 한은이 금리를 0.25%인하했을때 기획 재정부에서,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라는 점에서 환율을 하락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언급을 했었다. 러프하게 말해서 주식이 오르면 외국인이 돌아오고 그러면 환율이 낮아진다. 이는 매우 급격하게 움직이는 달러들이 여전히 한국에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건 설득력이 있는 견해이긴한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렇게 간단하게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 이런 정도의 변동에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면, 멍청한 투자자가 아닌 이상 당연히 환손실 문제를 걱정한다. 즉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이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달러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당연히 헤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환율 변동에 대한 Expectation이 명확하다고 예상했으므로) 달러 선물 거래를 생각할 수 있다. 어쨋든 지금 상황에서 환율과 주식 시황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건 의미 심장하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를 볼 때 환율과 주식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즉 환율이 우리 시장 상황(정리가 되고 있냐, 안되고 있냐)의 일종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목요일 금리 인하를 한 시점에서 한은에서 (아마도) 잘못 판단한 점은 미국이 자동차 구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점이다. 이것 때문에 금리 인하의 효과가 상당히 둔화되어 버렸다. 미국 증시가 폭락했고 덕분에 우리나라 증시도 함께 내려앉아버렸다. 이왕 한건데 이 부분은 좀 아쉽다. 그런데 여기서도 환율이 다시 상승했다. 미국이 자동차 3사를 살리지 않으면 달러화 가치가 약해질 가능성이 더욱 커진건데 환율이 올랐다는건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한중일 스와핑 규모가 300억불로 확대되었고 미 금리가 조만간 상당히 인하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도 그렇다.
결국 이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외환 시장이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영향, 그것도 매우 단기적인 영향을 굉장히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현재 환율이 달러 공급의 증권/채권 시장에 유입되는 돈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건 앞으로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바라보면 좀 더 확실해 질 것이다. (가정이 맞다면 한국 주가는 오를 것이고 더불어 환율은 내리게 된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런 예외적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081210
답답한 몇시간
20081209
노팅힐 (Notting Hill), 1999
영어 공부한답시고 이 영화를 이제야 봤다. 완전 처음 본건 아니고 TV에서 여기 저기 본게 있긴 있었다. 영국인과 미국인이 동시에 나온다는 점, 시나리오를 구한 점, 거기에 영어 자막도 구한 점이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프린트를 해서 보고 싶은데 자막은 처리하기가 귀찮아 시나리오 유무가 중요했다. 알고보니 음성 파일에 시나리오, 해설이 붙어있는 책이 나와있는게 있었다. 18000원, 스크린영어사. 저자가 성기완이던데 내가 아는 그 성기완(3호선 버터플라이)은 아니다.
어쨋든 휴 그랜트는 능글능글한게 좀 맘에 들어서 좋아하지만(비터문, 브리짓 존스, 투 윅스 노티스, 스몰 타임 크룩스, 센스 앤 센서빌러티 등 생각해 보면 그가 나온 영화를 꽤 봤다), 줄리아 로버츠는 그냥 그런데(프리티 우먼과 에린 브로코비치를 봤다) 마지막에 활짝 웃는 장면은 꽤 멋졌다. 입이 커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윤곽을 흐리게 하고 화면을 밝게 하는게 훨씬 어울린다.
원래의 목적인 영어의 측면에서는 무척 어렵다. 자막을 보고 있으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음에도, 구강 구조와 언어 습관상 나로서는 결코 따라할 수 없는 발음들이 잔뜩- 아주 잔뜩 나온다. neither를 나이더라고 하는 걸 안게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다 외워버려야지 -_-
20081206
국내 은행 파생 상품 규모
김광수 경제 연구소 發 : 머니투데이에 보도 되었다. 관련된 링크는 야후 뉴스(클릭).
국내 은행들의 파생상품 거래잔고 규모가 2008년 6월말 현재 2656조원. 이중 시중은행이 1916조원, 특수은행이 603조원. 여기서 말하는 파생상품 거래잔고가 정확히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스왑같이 중복 계산된 경우도 있으니 저게 통으로 합한 맥시멈한 액수가 아닐까 싶다. 즉 포지션을 뜻하는건 아니고 거래 금액을 말하고 있는 듯.
20081205
논쟁과 발전
얼마전에 폴 크루그먼과 그렉 맨큐 사이에 블로그에서 소소한 논쟁이 좀 있었다. 부시 행정부의 경제팀과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팀에 대한 평가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맨큐가 미국 경제학자 랭킹 이야기를 꺼낸건 약간 웃기지 않았나 싶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발전소'(링크)에 적어놓은게 있다.
사실 이 둘은 논쟁이 붙는 빈도가 상당히 높다. 몇년 전에도 부시 정부의 감세안을 놓고 논쟁이 붙은 적이 있다. 그때 맨큐의 케인지어니즘은 이미 닻을 올리고 딴데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부시 행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쨋든 인터넷과 블로그의 발달로 유수의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이 가끔씩 아주 소소한 것들가지고도 논쟁이 붙는데, 꽤 거장들의 이런 논쟁을 구경하는건 꽤 재미도 있고 배우게 되는 것도 많기는 하다. 예전에 신문 지상을 통해 이루어졌던 이어령과 김수형의 순수-참여 문학 논쟁을 생각하면 요새는 상당히 스피디하고 관중들의 리액트도 바로 바로 이루어진다.
오늘 모 신문에 이에 대한 기사가 나왔는데 한국 외대 모 교수라는 사람이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위기를 진단하기 때문에 미네르바 신드롬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에서 가끔씩 보이는 이런 식의 전술은 확실히 짜증나는 구석이 있다. 전문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아주 애매하게 기사를 마무리 짓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문장 자체가 중의적이기 때문이다.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 왜 안일어 나는가를 묻는 것일 수도 있고,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 실명으로 위기를 진단하지 않는건 무책임하다 로 읽힐 수도 있다.
신문 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측면을 과감히 생략해 버리고 그 인상에 대한 평가는 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조X일보처럼 선동적이거나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식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사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트랩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교묘하다.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는 실명으로 위기에 대해 진단했다가는 아주 골치아픈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팩트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미없는 비관론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의미없는 낙관론도 역시 문제다. 어쨋든 그 점을 이 글을 쓴 기자가 간과하고 있는건지, 외대 교수가 간과하고 있는건지도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 무엇이 되었든 근본주의는 위험하다. 사람이 만든 건 어떤 것이든 오류를 포함하고 있고 그것만 따라가면 되는 유니버설한 완전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논쟁은 어느 순간이든 중요하고 적어도 발전을 할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기존 사상이 이긴다면 자신의 이론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계기가 되고, 기존 사상이 진다면 그건 그게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므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타인의 사상을 억압하고 논쟁 자체를 피하며 그저 우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많고,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근본주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되었든 예술이 되었든 아니면 어떤 분야가 되었든 사고의 범위를 한정시키는 것처럼 한심한 짓은 없다.
PS) 맨큐와 크루그먼 사이의 논쟁의 핵심은 사실 감세정책과 재정정책 사이에서 어느게 더 지금 이 상황에 효과적일까였다. 맨큐는 감세를 주장했고, 크루그먼은 재정정책을 주장했다. 맨큐가 과연 케인지언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되긴 했는데 이건 개인적인 일이고... 결론적으로 현재 가는 방향을 볼때 맨큐는 바보다-로 끝이 날거 같다. 부디 Your Havard에서 즐겁게 사시길.
그린피스 인 부산
환경 관련해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그린피스에서 보내는 메일을 받아본다. 별 생각없이 구독 신청한 메일들이 그렇듯 아주 가끔씩 열어서 읽어보는데 오늘 온 메일의 제목이 Greenpeace coming to Korea다. 이런건 당연히 읽어봐야지.
그린피스의 Esperanza호가 부산에 들어온다. 12월 7일부터 13일까지. 그리고 한국해양대학교에서 12월 7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캠페인 워크가 있을 예정이다. 자, 중요한건 부산에 찾아오는 이유. 메일에 의하면 태평양이 전세계 참치 수요의 60%를 공급하는데 요새 참치를 너무 많이 잡아서, 잡는 양을 좀 줄여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넘겨주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영어)
http://www.greenpeace.org/international/campaigns/oceans/tuna
기술 발전에 의해 배가 점점 더 커지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참치 생태가 위험해지고 있다고하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의 상황인지 안나와있지만 많이 줄어들고 있긴 있나보다. 참치 뿐만 아니라 위험한 상황인 물고기들이 잔뜩 있는데 상어, 장어, 가오리 등등이다. Seafood Red List라고 이름붙여 따로 홈페이지가 있다.
http://www.greenpeace.org/international/seafood/red-list-of-species?MM_URL=SeafoodVB
이번에 부산에 들어오는 에스페란자도 아마 이 운동의 일환일 것이다. 배가 어디서 와서 다음엔 어디로 가는지를 못찾았는데 지금은 인도네시아에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숲을 보호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 같다.
http://www.greenpeace.org/international/photosvideos/ship-webcams
위의 홈페이지에서 그린피스의 각 배들이 30초마다 업데이트하는 웹캠을 볼 수 있다. 중간에 에스페란자가 있다.
이런 경우 마음 속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국내적/국제적 요인들, 그리고 환경적/경제적 요인들이 아주 복잡하게 충돌한다. 나는 회, 초밥, 통조림 가릴 것 없이 참치를 꽤 좋아한다(사실 참치회는 애써 찾아가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살이 하얀 애들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참치 수출을 하는게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참치가 혹시나 멸종되거나, 결정적인 상황에 처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참치 잡는 양을 줄이면 참치 값은 오르게된다. 당연하지만 그것도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다.
또한 만약에 우리 정부 등에서 저 요구에 수응해 참치 어획을 줄일 경우 그린피스의 손이 닿지 않는 어느 나라에서 누군가 치고 나간다면 그들이 이익을 독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참치 잡이가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로 오랜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일이라 어느 정도 국가간, 또는 회사간 균형 상태에 있을 텐데 그게 무너진다면 지금 그나마 통제되고 있는 어떤 종류의 질서가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게임 이론을 기억하면 된다.
그렇다고 어떤 (멍청이) 경제학자처럼 남미의 원숭이가 멸종되든 말든 내 인생과 아무런 상관없는일 아니냐고 손놓고 싶은 생각도 없다. 지구는 어쨋든 인간의 것만은 아니다. 분명한 건, 참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고(어느 동물이든 양식이 불가능한 것 중 식용이 가능한 건, 더구나 맛있기까지 하면 뭐든 줄어들고 있는건 상식이다) 잘못하면 조만간 고래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이 액션에 문제점도 있다는 건 분명한데 어쨋든 그린피스가 당장 우리나라에 와서 이제부터 참치 잡지는 절대 잡지마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은 있을 것이다. 요구 사항에 보면 참치 어획량을 50% 줄이라고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해온걸 보면 이런게 자기들이 와서 몇마디 한다고 실행될거라고는 그린피스도 믿고 있지는 않을 거다. 결국 이건 주의를 끌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는 수준이다.
이 노력에 따라 세계의 주목을 끌고 이에 따라 국제간 협상으로 어획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데 아마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이 액션에 찬성을 한다. 그렇다고 부산에 찾아가지는 않겠지만(배에 올라가 볼 수 있다는게 궁금하긴 하다) 어쨋든 뭐든 남획하는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데이터를 보게 되고 정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참치 통조림 좀 줄이고 다른 물고기 먹으면 되지 뭐. 좋은게 좋은거라고 일단은 다 같이 살아남아야 세상이 더 아름다워 진다고 믿는다.
참고로 그린피스는 이런 액션을 할 때 이메일 보내는 걸로 ACTION을 함께 취해요~ 그런걸 같이 하는데 이번에는 장태평 농수산부 장관에게 보내는 이메일이 붙어있다. 그냥 누르기만 하면 내용까지 다 나오는 그런 이메일이다(이건 좀 뭔가 웃긴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문이나 한 번 옮겨본다.
Dear Minister Chang Tae-Pyong,
Tuna stocks in the Western and Central Pacific Ocean are under serious threat from overfishing. Despite warnings by scientists since 2001, two key species- the bigeye and yellowfin tuna- continue to be over-exploited, and are in real danger of disappearing altogether unless urgent action is taken to reverse this.
As the proud hosting nation of the upcoming 5th session of the Western and Central Pacific Fisheries Commissions (WCPFC), taking place in Busan from 8-12th of December, I urge Korea to show exceptional and historic leadership at the meeting by supporting strong measures to ensure the recovery of these valuable tuna stocks and to protect the rich marine biodiversity of the Pacific Ocean.
At previous WCPFC meetings Korea has directly contributed to blocking necessary conservation and management measures, by aligning itself with other Asian fishing states such as Japan, Chinese Taipei and China. It is important as Koreans, to show our role as a responsible fishing nation, by supporting the efforts of the Pacific Island countries, as the rightful resource owners, to put in place measures which will secure their futures, livelihood and food supply.
I therefore urge the Korean government to support the following key measures at the upcoming Busan meeting that will ensure sustainable and equitable tuna fisheries in the Pacific:
- The closure of the high seas areas bounded by Pacific Island states to fishing.
- A ban on transhipments at sea.
- A 50% reduction in fishing effort.
Time and tuna are running out! Dear Minister, I urge you to ensure that this meeting in Korea marks history in the conservation of tuna, by supporting and defending these important measures, which will avoid the collapse of this major fishery and protect the precious resources of the Western and Central Pacific Ocean.
Yours sincerely,
20081204
the Charlatans - Melting Pot
그동안 컴퓨터에 붙어있는 CDP가 고장나서 이미 컴퓨터로 옮겨놓은 곡들 말고는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집에서 놀고 있는 컴퓨터용 DVDP가 CD도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난 이게 DVD만 재생하는 건줄 알았다 -_-) 설치 완료. Writing은 안되지만(mp3 플레이어를 구입한 이후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어쨋든 CD뿐만 아니라 DVD도 돌릴 수 있다. 이걸 몰랐다니-
그런 연유로 DVD로 있던 데카판 Die Zauberflöte도 한번 봐보고(컴퓨터의 성능이 별로라서인지 끊기는 경향이 있다), CD도 이것 저것 인코딩을 해 오래간만에 몇 곡 들어봤다. 샬라탄스의 멜팅 팟,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의 에브리씽 머스트 고, 올맨 브라더스의 브라더스 앤 시스터스, 산울림 13집, 그린데이의 두키, 머틀리 크루의 닥터 필굿 이렇게 인코딩 완료. CD보다 성능은 좋은 건지 인코딩도 더 빠르다.
샬라탄스는 실로 오래간만에 들었다.
난데없이 샬라탄스가 생각 난 이유를 추적해 보면 - 어제 얼마전 MBC에서 시작한 음악 방송 라라라를 본데서 시작된다. 라라라 첫회 게스트는 이승렬. 이 사람 정말 오래간만에 본다. 레코드 가게 알바하던 시절에 못보던 음반이 들어오면 들어보곤 했는데 그때 유앤미블루 1집이 나왔었다. U2를 꽤 열심히 듣던 시절이었는데 왠지 맘에 들었었다. 이런 저런 일이 있고 팬으로써 몇 명이 함께 유앤미블루, 즉 이승렬과 방준석을 찾아가 만난 적이 있다. 두 명 다 딱히 말솜씨가 좋거나 서글서글한 사람들이 아니라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재미있었다. 그나마 방준석 씨가 말은 거의 다 했던 거 같다. 방준석 씨는 요즘 영화 음악을 하고 있다.
어쨋든 이승렬이 라라라 나온거를 보고 있자니(이 분의 말솜씨는 10여년 간 더 퇴보한 듯) 예전에 브리티시 락을 열심히 듣던 시절이 떠올라 뭐 좀 들어볼까 했는데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게 스톤 로지스, 오아시스, 블러 정도 뿐. 그러고보니 다른 곡들도 상당히 엉뚱한 음악들만 잔뜩 들어있는게 갑자기 짜증이 나서 CDP를 어떻게 해야 겠다라고 생각을 했고, 오늘 DVD로 교체를 했고, 처음 인코딩한 샬라탄스를 듣고 있다.
사실 베스트 음반과 라이브 음반에는 약간 반감을 가지고 있다. 라이브는 대게 너무 어수선하기 때문이고 베스트는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나마 괜찮은 라이브는 오지 오스본의 트리뷰트 정도. 보스톤도 베스트로 듣는게 좀 더 인상에 남아있는거 같은데 이건 처음에 들었던 보스톤이 베스트 음반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쨋든 정규 음반은 스튜디오에서 완벽하게 통제된 완결된 음악으로 듣는게, 그들이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생각해 보기도 편하고 구석구석까지 재대로 마감된 프로듀싱 솜씨를 엿보는 재미도 있어서 더 좋아한다. 그렇지만 샬라탄스는 베스트를 가지고 있다. 뭐, 말은 재잘재잘 하지만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사는 것도 아니니까 그려려니 한다. 지금 와서는 정규 음반 구하기가 더 까다로울 거 같은데 Some Friendly나 Between 10th and 11th 정도 기회가 된다면 구입하고 싶기도 하다.
Suede가 미국 시장에 London Suede로 나왔듯이 샬라탄스도 미국 시장에 The Charlatans UK로 나왔다. 60년대 같은 이름의 락 밴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Weirdo에서 폼나게 키보드를 두드리던 롭 콜린스는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 the Cooking Vinyl이라는 회사에서 You Cross My Path라는 음반을 내놨다. 1989년에 데뷔했으니 이제 20년차다. 심심해서 찾아봤더니 신애라, 고현정, 김혜림, 스키드 로가 이때 데뷔했다.
옛날이구나.
20081203
변명
제목을 적고 나니까 조금 이상하긴 한데 여하튼 이 블로그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저 문장은 사실 원래 쓰였던 곳과 같은 맥락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맨 처음에는 싸이월드 패션아트라는 제목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너무 직설적이라 이글루스로 가면서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다. 그런데 얼마 후에 같은 제목의 책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그 이미지가 약간 겹쳐버렸다. 그러든 말든 알게 뭐냐라는 생각에 가만히 두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전공투 이미지를 여기에 투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약간의 이상적인 생각이 담겨있기는 하다.
연대, 즉 solidarity를 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니버설리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믿을건 이제 사람 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살짝 섞여있지만 결국은 그렇다고 나도 생각한다. 좀 웃기지만 사실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본 곳이 트로츠키의 후예 들이나 인터내셔널리즘의 저서들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리차드 로티의 Contingency, Irony and Solidarity가 처음이었다. 이 책은 90년대 중반에 번역본이 나오기도 했는데 결국 못 구했다.
당시 개인적으로 천착하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처음엔 근대 독일, 그리고 나선 프루동 같은 사람들의 예전 저작들을 끄적거리다가 어쩌다 로티에 닿아버린거다. 이런건 그냥 우연이다. 나는 그저 교조주의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일종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었을 뿐이다. 읽고 있던 책의 주석에서 로티를 본 게 아니라 듣고 있던 강의에서 이름을 들었고, 그 사람이 뭘 썼나 궁금해서 도서관을 뒤적거리다 내 손까지 들어오게 된 거다. 물론 나는 이후로 로티에 대해 굉장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 작년에 작고했는데 늦게나마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그러고 나서 역사를 따라 주르륵 올라가보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길기 때문에 여기선 생략한다. 어쨋든 이러저러한 과정들이 있었고 블로그의 저 문장이 내가 생각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대안이 되어줄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믿고는 있지만 상황이 '연대를 하면 정말 해결이 될까?'가 아니라 '연대가 가능은 하냐?'로 물러나 있다. 연대를 위해 중요한 것은 물론 허위 의식을 파괴하고 자기 계급을 명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PT가 공동의 처지에 놓여있다는 상황을 확신하고 그것을 타파해 나가는게 러프한 스킴이다. 여기에는 여러 난항들이 존재하는데 마침 얼마전 IB티(검색을 막고 싶다)에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올라와서 유심히 읽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의 시작은 아주 작은 깨우침 - 정신을 파동시키는 어떤 충격들 - 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건 별 생각없이 살던 내 자신을 최소한 정신적으로나마 일깨운게 고다르였다는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예술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건축과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즈음이다. 그리고 패션에 집중해 보기 위해 마치 선문답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블로그의 이름을 만들었었다. 물론 나 자신의 한계로 내용은 산으로 가버리고 있다. 꾸준히 집중하는 능력이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그렇지만 지금 이곳도 패션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릴 예정이다.
더구나 삶도 잘 못 챙기는 주제에 도 닦는 것도 아니고. 사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가 고객 만족을 시키겠다는건 어불성설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모 경영자가 한 말이다. 나 자신이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는데 대안을 고민해 무엇하나라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한다. 그래서 커리어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어쨋든 이글루스의 블로그가 너무 산으로 가는거 같아서 '발전소'라는 블로그(링크)도 하나 만들었다. 경제와 정치 이야기만 해볼까 하고 만든건데 이것도 역시 산으로 가고 있다. 텅텅 비어있기까지 하니 경치는 좋다. 폼나는걸 좋아해서인지 여기에는 'ANDERSDENKENDEN'이라고 써놓기까지 했다. 'Freiheit ist immer die Freiheit des Andersdenkenden'에서 마지막 단어만 써놓았다. 이렇게 설명까지 하니 좀 민망하긴 하다.
별 내용도 없는 이 글을 쓰는건 사실 오늘 우석훈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링크)을 보니 문득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이다. 자신의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것은 구조적 문제고 그러므로 결코 혼자 해결할 수 없으니 연대를 해야 한다. 그러면 '아마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
요즘 들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정신이 바짝들게 하는 예술적 감흥이 너무 없고, 육체적으로 운동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 뉴스를 많이 봤더니 머리 속이 퍽퍽해 지는거 같고(하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많이 벌리고 있어서 다른 뉴스는 차마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해야할 일들을 자꾸만 미룬다.
좀 지쳤나보다. 어쨋든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도록 방치하는건 위험하다. 내 몸은 쳐지기 시작하면 한도 없이 내려간다는걸 잘 알고 있다. 대충 계획을 세운건 음악을 많이 듣고, 건축물이나 여튼 좀 예술적인 감흥을 줄 만한 곳들을 살짝 찾아다니기 위한 리스트를 만들 생각이다(이건 많이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약간의 운동 효과도 있다). 오래간만에 부암동 안쪽 길을 걸어다녀볼 생각도 한다. 그때도 꽤 추웠는데 요새도 춥구나. 세월이 흘렀고, 갈 사람은 다 갔는데 난 여전히 여기서 부암동 돌아다닐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렇게 머리가 멍할때 항상 사용하던 방법 중 하나인데 복잡한 철학책을 한권 골라 차근차근 읽으면서 두뇌를 리프레쉬 시키는 것이다. 저번에 포기한 로티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저녁에 잠드는 시간을 고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 순서와 로션 순서를 엄수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줄이고, 산책을 많이 해야 한다. 언제나 생각하는건 무엇인가 픽스 된게 있어야 보다 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렸을 적에는 그저 깃털처럼 훨훨 날아다니고 싶었으나 그러기에 의지가 너무나 부족하다는걸 금방도 깨달아버렸다. 지금은 닻을 내리고, 거기서 부터 줄이 닿는 곳 안에 뭐가 있는지 하나씩 하나씩, 하지만 확실히 알아가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사고가 한정되는 듯 한 기분에 우울해 질지 모르지만 인간은 어차피 유한한 존재다. 때가 되면 닻을 올려 조금 더 나아가 다시 내리면 된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깃털이 될지도 모르지.
여하튼 지금은 별 다섯개짜리 호텔 방을 잡아 'DON'T DISTURB' 푯말을 앞에 걸어놓고 딱 이틀만 잤으면 좋겠다. 웨스틴 조선의 그 푹신 푹신하고 따뜻한 헤븐리 베드와 침구류 속에 파묻히고 싶다.
아니면 이왕 이렇게 된거 좀 더 혹사시켜 온 정신이 깨어나도록 분천이나 태백 정도를 걸어다니면 어떨까 싶다. 석포에서 청옥산 자연 휴양림까지 가서 하루 자고 국도 따라 돌아오면 어떻게 될 거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이 부근을 돌아다녀봤던 경험으로는 걸어 다닐 수 있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잡힌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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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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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 10도, 최고 20도라고 해서 살짝 긴장했는데(하루에 10도씩 떨어지고 있다) 낮의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다. 뜨겁다기 보다는 따갑다가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2. 에이프릴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곽튜브에 대한 비난은 정도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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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냉면 이야기를 잠깐 한 김에 오늘은 비빔밥과 곰탕 이야기. 사실 곰탕은 좀 아는데 비빔밥은 잘 모른다. 우선 비빔밥 조선 기록을 보면 비빔밥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골동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에 골동반에 대해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