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0

알파고

알파고 vs 이세돌 대국을 이틀 연속으로 봤다. 다 보진 못했고 초반과 후반 정도...

역시 매우 흥미로운데 그래도 이렇게 왕창 깨질 지는 몰랐다. 하긴 생각해 보면 알파고가 사람한테 지는 레벨이라면 형편없이 졌을 테고 이기는 레벨이라면 이미 질 리가 없을 테고... "인간과 비슷한 수준" 이런 건 어느 순간 찰나에 존재했던 걸 테니.

여하튼 해설자들도 기보를 설명하지 못하는 판이고 설명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뭐가 뭔지 모른다. 이거야 뭐 레벨 차이가 현격하게 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혹시나 인간이 운 좋게 초반에 승기를 잡는다든가 혹은 비슷한 실력의 AI와 대결을 하다가 상대가 승기를 잡는다든가 하면 알파고가 불계패 선언을 해도 왜 하는 지 인간은 전혀 이해 못할 가능성이 높다. 승기를 잡았다는 거 자체가 계산이 안 되니까. 뭐 어떻게 흘러가도 이 판은 진다... 의 계산 조차도 인간하고 차원이 달라 보인다.

그리고 이미 계산기가 아니다. 기존 DB 학습과 반복 훈련에 의해 실력을 높였다고 하는데 그 분야 전문 교육을 받은 인간이 이해 못하는 수를 두고 있다. 비록 바둑판 위라지만 그게 크리에이티브 한 게 아니면 대체 뭐겠나. 지금 인간처럼 둬서 이기고 있는 게 아니라 인간하고 전혀 다루게 두면서 이기고 있는 거라고... 인간의 크리에이티브도 보통은 평범한 인간보다 훨씬 넓게 판을 바라보는 데서 오는 법이다.

사실 어제 첫 번째 대국을 볼 땐 조금 충격을 받았는데(역시 지는 건가) 두 번째 대국을 보니 이건 안되는 거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예전에 여기에 끄적거렸던 외계에서 우주선이 온 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건 기계일 거다(링크)...라는 가정에 보다 더 확신이 든다.


PS1) 알파고 알고리듬에 대해 몇 가지를 찾아 읽어봤는데 사실 이해는 무리고 이걸(링크)보면 DB 축적에 따라 실력이 늘어난 게 아니다. 애초에 기보를 입력한 건 룰을 이해시키기 위함이었고 그 다음부터는 혼자 발전했다. 즉 인간의 방식을 발전시킨 게 역시 아니다.

PS2)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무인 자동차가 대중화되면 병목 현상이나 교통 체증을 제거하는 방식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식으로 접근하게 될 거다. 그것도 뭐 아마 인간이 이해 못하겠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테고. 그러므로 이런 것들 역시 예컨대 아니 대체 왜 저렇게 하지? -> 사고는 줄어들고 서울 부산까지 가는 평균 시간은 짧아짐... 이 나오게 될 거다.

PS3) AI에 대한 낙관론부터 비관론까지 여러가지를 볼 수 있는데 비관론 중 하나가 인간을 공격할 거라는 거다. 내 생각에는 기계가 인간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 그냥 필요없고 비효율적이니 방치할 거라고 생각한다. 뭐 돌아다니면 효율을 낮추기나 할테니 그때는 제거하겠지.

PS4) 외계 우주선 이야기를 잠깐 더 하자면 그 안의 기계는 물론 어떤 유기체가 만들어서 보낸 게 아니다. 그 따위 것들은 쓸모없으니 이미 세상의 질서에서 배제되었을테고 기계들이 지 발로 왔을 거라는 이야기다. 화성에 큐리오시티라고 하등하지만 친구가 몇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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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변함, 위상

1. 아이언 렁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링크 ). 철 원통으로 몸을 감싸고 기계식 인공 호흡을 하도록 만드는 기계로 사람은 머리만 빼놓고 살게 된다. 소아마비 환자들이 들어가는 데 계속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고 건강이 좋을 때는 잠깐 씩이라도 나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