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시즌 4가 끝났고 우주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플래닛 시리즈도 끝났기 때문에 좀 더 광활한 내용을 보고 싶었으나 ATOM이라는 비비씨 4의 3부작 다큐멘터리가 있길래 그걸 보기로 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원자를 두고 벌어진 물리학계의 여러 사건들을 이야기 하는 다큐다. 1회를 봤는데 원자가 없다 -> 원자가 있다로 바뀌고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대립, 가이거와 슈뢰딩거(원자와 여자 밖에 관심이 없었다고), 퀀텀 점프와 양자 역학... 사실 굉장히 쉽게 설명하려고 애를 쓰는 거 같긴 한데 어떻게 진행되었다만 알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그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긴 꽤나 어렵다. 누구에게는 기초적인 내용일 지 몰라도 애초에 방송의 주제가 그런 거라 문외한의 눈에는 어쩔 수가 없다.
이걸 보니 생각나는 게 예전에 방송이라고는 EBS만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그게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비비씨에서 제작한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과의 대담 방송을 본 적 있다. 아주 옛날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너무나 어려운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저 정도 레벨이면 대체 저런 방송은 누가 보라고 만들어 진 걸까...를 생각해 보면서 나름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방송은 쉬운 이야기를 다루고 어려운 건 책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럴 수도 있는 거구나라고 바뀌는 계기가 되었던 일이다. 방송이라는 건 여러 타겟을 가질 수도 있다. 지금처럼 소위 중2도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이라는 모토는 방송국의 본질이 아니라 역량일 뿐이다. 그냥 그래야만 하는 거... 따위는 그저 세상을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무르게 하는 데 또 한 줌을 보태기만 한다. 물론 TV가 매번 세상을 바꿀 만한 심오하고 개혁적인 이야기를 쏟아낸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요지는 방송이라는 주체의 콘트롤 능력이다.
여튼 아톰은 잘 모르던 이야기의 진행 과정을 알게 되고, 적어도 그들이 탐구하던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좋은 다큐멘터리다.
여기서 알게 된 것 중 하나 : 아인슈타인이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을 때 코펜하겐 출신의 보어의 반 아이슌타인 적인 원자 이론이 대립을 했다. 전자가 고전주의적, 후자가 개혁적 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여튼 이 대립의 와중에 보어의 발언은 아인슈타인만큼 권위와 파장력을 가지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고향인 덴마크에서는 인기가 좋았는데 각종 후원금들이 들어와 보어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맥주 회사 칼스버그에서 지어준 닐 보어 연구소. 지금도 많은 물리학자들이 거기서 공부를 한다고. 역시 맥주가 최고다.
20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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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시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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