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잡담인데 제목에 잡담이라는 단어를 자주 붙인다. 제목이란 참 어렵다. 사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제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겠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기본적으로 모호한 명칭, 꾸준히 들어오는 사람들을 중시하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다.
1. 운영하는 패션 사이트의 경우 하루 1000~1500명 남짓이 들어온다. 그런데 모 잡지 관련 내용을 썼다가 이틀 간 2만 명 정도가 왔다. 이런 일이 일 년에 한 번 정도씩은 있는 거 같다. 역시 뭔 일이야 싶게 된다. 검색어 리퍼러를 보면 저런 걸 검색할까 싶을 정도로 직접적이다.
뉴스를 보는 비중보다 어디서 듣는다 -> 검색을 해본다 비중이 훨씬 커진 거 같다. 물론 "어디서 듣는다"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흥미로워 보일 거 같은 이야기가 어디서 들린다... 를 어떻게 만들어 내고 있느냐는 언제나 궁금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거의 댓글이 안 달리는 곳에 한심한 댓글이 늘어나게 되는데 삭제와 차단도 귀찮은 일이다. 수익의 측면에서 보자면 기존 추세와 비교했을 때 물론 괜찮은 편이다. 사이트의 생명은 누가 뭐라해도 트래픽이다. 막히는 도로가 최고.
2. 사이트 표준화를 위해 뭔가 고치고 있다. 1030개 정도의 글을 하나하나 클릭해 들어가 수정해야 한다. 비표준화 시절에 벌여놓은 일들이 이렇게 고생을 시킨다. 게다가 이거 해서 득이있나...도 잘 모르겠다. 뭐 테일러리즘에 입각한 효율적인 노동은 그 계획과 실천의 측면에서 재밌긴 하다. 빅뱅 이론 시트콤을 보면 효율적인 노동을 위해서는 노동요가 좋다고 나오는 데 그 말은 정말 맞는 이야기다. 이틀 간 한 300개 했고 2/3이 남았다.
3. 간만에 먼지 청소를 했다. 여름 내내 더워서 손가락도 까닥하기 싫어 방치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마침 저번 주에 책장 밑에 뭐가 들어가서 후레쉬로 비춘 일이 있었는데 그 어둠 속 광경을 보고 마음 속이 깝깝해졌던 참이다. 그건 그렇고 한 달 전 쯤 방에서 분명 곱등이 한 마리를 봤고, 놓쳤었는데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방이 건조하니까 죽은 다음 먼지가 되어 내 폐로 들어왔겠지...
4. 아이튠스로 음악을 틀어놓고 있다가 이제 안 들을 거 같은 곡들을 싹싹 다 지워버리고 있다. 한 만 곡은 지운 거 같다. 여하튼 쓸데없는 미련은 하루라도 일찍 버리는 게 인생의 득이다.
5. 후배 하나가 3대 천왕(백종원, 김준현 나오는 거)에 나온 닭도리탕 집에 가보자고 해서 갔다. 종로 3가의 골목 안에 있는 집이다. 가봐야 못 먹을 거 같은데...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굉장한 광경을 봤다. 입추의 여지없이 골목을 빼곡하게 메운 사람들. 뭐 다들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왔겠지. 여튼 방송이 최고다. 포기하고 근처에서 생선 구이를 먹었다.
6. 짜왕을 먹어봤다. 맛있다. 짜왕은 면과 스프 모든 면에서 현대 라면 산업의 테크니컬한 발전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보여준다. 굉장하다.
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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