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4절기라는 건 굉장하다. 이 이야기를 여기 블로그에도 여러 번 하는 거 같다. 매년 입추가 다가오면 그 더운 날씨 속에서 며칠 있다가 입추래 ㅋㅋㅋ 하다가 막상 입추 당일이 되면 하늘이 높아지고 바람 속에 냉기가 숨어 있다. 감탄하고 만다. 오늘도 그랬다. 며칠 전까지 토요일이 입추래 ㅋㅋㅋ 했는데 오늘 또 감탄하고 말았다. 어제와 똑같은 태양이 있고, 어제와 똑같은 비가 내렸는데 그 이후는 전혀 다르다. 왜냐... 입추기 때문이다. 어제 비 그친 후 어쩌다가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걸 확인했는데 오늘 비 그친 후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걸 확인했다. 왜냐... 입추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조상님!
2. 예를 들자면 신지는 남들이 지정해 줬기 때문에 신지가 되었고 에바에 탔다. 그러므로 앙탈을 부리고 수많은 폐를 만들지만 주변에서 그를 보호한다. 왜냐... 신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자신이 신지라고 선언했을 때는 어떻게 되느냐 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정말 신지일 때, 아니면 그저 자아가 신지라고 말하고 있을 때. 여튼 일종의 복임은 분명한 듯. 요 며칠은 에바에 탔다는 말이 내게 줬던 혼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하지만 뭐 필요 없는 듯.
3. 집에서 지하철 역 가는 사이에 이런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건물의 조망을 찍으려면 서울 의료원에 올라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역시 서울 의료원에 올라가서들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생각하는 모습과는 약간 다르다. 이렇게 보면 잘 안 보이는 데 가운데가 비어있고 공터 같은 게 있다. 지금은 공사중인데 바깥에서 보면 더위 속에서 일하다가 등목 같은 걸 하기도 한다.
여튼 이 건물은 의료안심주택이라는 거다. SH 공사에서 하는 거고, 앞에 서울 의료원이 있는 게 어떤 연관이 있는 지 모르겠다. 1인, 2인의 병에 든 노인, 가난한 노인이 입주 대상이고 1인의 경우 18m^2, 2인의 경우 29m^2에 입주가 가능하다. 앞뒤로 보이는 작은 창들이 아파트다. 도로로 베란다가 뚫려 있다. 사진의 오른쪽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서울 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가끔 산책을 하고 나도 자전거 타고 한강갔다 돌아오다가 가끔씩 쉰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조악한 건물이 뭔가 묘한 감상을 주기 때문이다. 매일 봐서 그런 건지, 이 건물의 특이한 형태나 색깔 때문인지, 아니면 병든 노인이 병원을 바라보며 사는 모습을 상상해 봐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4. 예능을 보면 뇌세포가 두 개씩 죽는 느낌이 들고 담배를 피면 뇌세포가 하나 쯤 죽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다 죽어 버렸는지 둘 다 줄여도 남아있는 느낌이 없다. 그냥 더위 때문일 수도 있다.
5. 쿠폰과 기프트 카드만 가지고 생필품을 구입하다 보니 가지고 있는 물건이 화장품에 극히 특화되기만 한다. 비율상 옷과 신발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형태로 식료품을 구입하다 보니 한시적 식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이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역시 잉여 물품을 팔아 발란스를 맞추는 건데 문제는 거래 비용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바우쳐보다 현금이 낫다는 미시 경제의 기본 이론은 정말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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