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렇게 더운 날 터키에서는 차이를 마시고 우리는...은 아니고 저는 맥심 모카 골드 커피믹스를 마십니다. 그늘이라면 더 좋아! 공통점은 당분과 카페인!
이런 식으로 더우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머리가 익어가는 듯 전혀 생각 같은 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숙 냄비 속에서 익어가는 닭이 생각같은 걸 할 리가 없다. 그냥 뭐가 어찌 되었든 이 고통이 빨리 끝나길... 뿐일 거 같다.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더위 속에서는 정신 노동보다는 육체 노동 쪽이 그나마 할 수는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다만 죽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더위 속 정신 노동 때문에 죽진 않는다... 아마도... 여튼 더위에 꼬꾸라진 적이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다 군대였다.
인간이 이토록 멍해진 다는는 게 참으로 싫은데 굉장한 더위 -> 요새는 그나마 부는 바람 -> 확 트인 그늘은 아주 살짝 괜찮음 / 여하튼 직사광선 아래는 힘에 부침 -> 움직이면 더움 -> 그러므로 가만히... 아주 가만히 앉아 있게 된다. 아주 예전 어렸을 적에는 더위 속에서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 증오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요새는 여전히 화가 나긴 하지만 자신에게 분노하며 나도 거기서 그러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여전히 궁금한 것 중 하나는 지금이 예전보다 더 더운가이다. 온도가 아니라 느낌상. 아주 어렸을 적에는 더위에 힘든 기억이 전혀 없는데 - 추위에 대한 기억은 있다 - 온도를 느끼는 세포가 20대 넘어서 다 깨어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적이 있다. 그것보다는 에어컨 아래라는 도망갈 곳의 존재 유무가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궁금하다. 지금은 어쩌다 길바닥을 돌아다니게 되면 버스, 지하철, 맥도날드, 아무 백화점 등등을 떠올리며 거기 까지만 좀 참자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예 그런 게 가능성 목록에 없다면 더위를 대하는 태도가 과연 다를까. 그냥 정처없이 살과 뇌가 익어가는 삶...
2. 샤넌과 육지담이 낸 곡이 있다. 비슷한 나이대에 같이 작업해 본 동료가 있다는 건(샤넌은 98, 육지담은 97) 다가올 미래를 생각했을 때 좋은 일이겠지만 둘의 목소리는 아무리 들어봐도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다. 샤넌은 샤넌대로 괜찮고, 육지담은 육지담대로 괜찮고, 곡은 곡대로 괜찮다. 유일한 문제점은 이 셋이 함께라는 거다.
둘 다 좋은 디렉터를 만나면 좋겠다.
3. 채널 소녀시대라는 걸 하고 있다. 에피소드가 두 개 나왔고 두 번 다 시도는 했는데 10분을 못 넘겼다. 예컨대 걸그룹을 가지고 하는 예능은 두가지로 나눌 수가 있을 텐데 하나는 온연히 팬덤을 대상으로 하는 것, 또 하나는 좀 더 넓게 보고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거다.
사실 전자야 뭐 많이 있고 소속사가 영 자금이 모자르면 유튜브에라도 올린다. 이런 건 팬덤을 대상으로 하지만 나중에 어떤 이가 떴을 때 이제 막 입문한 이들이 과거를 돌아본 순간 아주 콱 붙잡을 쥐덫같은 역할을 한다. 더 크면 거기에 나온 실수들이 독약이 된다. 그러므로 할 때도 볼 때도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지만 꽤 중요하다.
후자의 경우는 아무도 불가능한 거 같다. 우선 팬덤을 넘어서 세상 모두가 아는 아이돌 그룹 같은 게 흔치가 않다. 소녀시대, 카라, 원더걸스 정도 아닐까. 원더걸스도 지금 멤버 구성은 잘 모를 거 같은데... 여튼 드라마에서 본 애가 알고보니 노래도 부르네?가 팬덤 밖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채널 소녀시대는(채소라고 부르더만) 8년차 최정상 아이돌을 한꺼번에 데려다가 온연히 팬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을 만들고 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유튜브 용 혹은 스엠 사이트 용이다. 방송 자체도 알 사람은 다 알 '예쁨'을 보여주고, 알 사람은 다 알 '오해'를 풀고 있고, 볼 사람은 다 본 멤버들 간의 '장난'을 치고 있다. 이제 와서 저런 걸 왜 만들고 있는 지 전혀 모르겠다. 이미 완성형 아이돌이라 카메라로 24시간 들이대고 있어도 허점 같은 건 전혀 없는 24시간 완벽한 소녀시대만 나올 뿐이다.
그럴 거면 차라리 8주년 콘서트 다큐멘터리 같은 걸 찍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나름 사료 보존도 되고.... 그리고 제작진은 이런 방송에 대해 소녀시대만 되고 소녀시대 외에는 고려한 적 없다는 이야기를 했던데 그거야 뭐 그려려니 해도(한 6년 전 쯤에나 있을 법한 마인드긴 하다) 소시의 시간 당 페이를 생각해 보면 돈을 길바닥에 뿌리고 있는 거랑 비슷하게 보인다... 팬덤에서야 물론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저 재능과 능력이 넘치는 이들을 데려다 저런 걸 찍고 있는 게 좀 아깝지 않나 싶어서...
여튼 소시가 8주년이랍니다. 다만세라도 들읍시다!
4. 몇 개월 전부터 알탕을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피코크 알탕을 사다 먹었다. 피코크 알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레토르트... 지만 냉동이 되어 있더라, 또 하나는 재료가 들어있어서 뜯어가지고 물에 부으면 되는 선제작 형이다. 뭐 둘 다 얼어있는 거라 원리 측면에서 뭐가 다른 지는 잘 모르겠는데 레토르트는 1인분이 5,000원 정도고 냉동형은 3~4인분이 8,000원 정도다. 몇 십원 거슬러 준다.
둘 중 선택이라면 당연히 3인분 8천원 짜리겠지만 혼자 먹는 거고, 따져보면 어차피 한 끼를 5천원에 먹느냐 8천원에 먹느냐가 되기 때문에 1인분 5천원 짜리를 사다 먹었다. 이마트 상품권 만세! 뭐 결론은 만족. 한 그릇 딱 먹기 아주 좋다. 다만 냉동이라서 알이 푸석푸석하다는 걸 어떻게 극복하기는 어려운 듯 하다.
생긴 건 3분 카레랑 똑같은 데 얼려져 있고 조리 방법을 보면 간편 조리 : 물에 비닐 봉지채 넣고 9분간 끓인다 / 추천 조리 : 상온에서 녹인 후 내용물을 냄비에 넣고 4분간 끓인다 두 가지가 있다. 후자로 만들어 먹었는데 파랑 고추랑 좀 더 넣어서 끓였다. 다음 번에는 대형 사이즈에 도전을! 알탕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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