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30

2월이 되기 전 잡담

1월이 30일이 지났으니 2015년 365일 중 약 8.5%가 지나갔다. 날씨는 맑은데 바람이 불어서 꽤 춥다.

요새 브라우저 때문에 약간 심난한데 - 크롬은 컴퓨터 자원을 너무 잡아먹어서 뭘 할 수가 없고 / 파이어폭스는 뭐만 하면 스크립트가 과다 어쩌구가 나와서 뭘 할 수가 없다. 둘 다 딱히 부가기능 같은 걸 쓰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컴퓨터의 성능이 낮은 게 문제인가 싶긴 한데 세상 컴퓨터가 다 고성능도 아니고 브라우저가 그런 컴퓨터에 맞춰 만들어졌을 거 같지도 않고... 왜 그냥 이거 쓰면 되겠네 싶은 게 없을까...


요새 엠X씨는 예능 방송을 정말 못 만드는 거 같다. 최근 몇 개 보고 느낀 건 히트작이 다들 출연자 개인 능력으로 얻어 걸린 것들 뿐이라는 점이다. 예전 진사에 혜리 나왔을 때 피디가 인터뷰에서 저게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몰랐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보면서 저 이야기를 대체 왜 하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 정말이라면 -> 뭐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르면서 토요일 황금 시간대에 예능을 만들고 있다 or 그냥 한 말이라면 -> 저 말의 득은 대관절 무엇인가. 아마도 둘 중에 하나일 거 같은데 다른 변수가 뭐가 있는 지 잘 모르겠다.

물론 이런 제작에 장점이 있긴 하다. 의도가 없이(혹은 의도를 넣지 못하고) 그때 그때 만드니까 스토리가 꽤나 플랫하고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장점이 있다면 그게 꽤나 극대화된다. 혜리의 예가 그렇다. 뭔지 모르고 넣었기 때문에 극대화되었다. 만약에 아, 이거 괜찮다라고 생각을 했었다면 보나마나 몇회 전부터 설레발을 쳤을 테고, 예고에도 계속 흘렸을 테고 그러므로 지금같은 임팩트는 없었을 거다. 의도를 부리는 경우에는 최악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번 진사의 3명 돌려보내기 같은 게 바로 그렇다. 이유도 모르겠고 뭔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는 일종의 상황극을 임팩트도 없고 민망한 모습으로 긴 시간 보여줬다.

여튼 저 장점을 잘 파악하고 이용하는 감 좋은 사람이 과연 누군가 뭐 그런 거 생각하면서 보면 나름 재밌긴 하다.


그리고 레X보우가 컴백한다... 음. 사실 연예인으로 자리 잡을 멤버는 다 자리 잡았고, 그러므로 이게 음악으로는 거의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없지 않나 하고 있는데(멤버 구성이나 뭐 여럿 등등, 그룹은 여튼 팀이고 조화가 중요하다) 과연 이런 예상을 뒤엎을 지 기대하고 있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이엑스아이디같은 반전 신화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역시 이렇게 쓸모없는 이야기나 하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하군... ㅜㅜ

20150128

장 니코

장 니코는 프랑스 인으로 1530년에 태어나 1600년 5월 4일까지 살았다. 프랑스 남부에 있는 님(Nimes)이 고향이고 1559년부터 1560년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프랑스 외교관으로 일했다. 1559년에 장 니코가 포르투갈로 파견된 이유는 당시 6살이던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 공주(이 분이 여왕 마고...)와 5살이던 포르투갈의 세바스치앙 왕(1554년생으로 1557년에 즉위했다)의 혼인을 주선하기 위해서였다. 알다시피 이 협상은 흐지부지되었고 발루아 공주는 앙리 드 나바라(앙리 4세)와, 세바스티앙 왕은 약혼만 했고(복잡해서 생략) 20대에 죽었다.

여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1560년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장 니코는 포르투갈에는 들어와 있던 토바코 나무(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다)를 가지고 간다... 1599년 앙리 2세가 갑자기 사고로 사망하고 난 후 어린 프랑수와 2세, 샤를 9세가 차례로 즉위하는데 그 동안 메디치 가문 유일의 후계자로 앙리 2세의 왕비인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섭정이 펼쳐진다. 여튼 이 분이 장 니코가 들고 온 담배를 좋아하게 된다... 이후 이게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의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 유행을 하게 되고 장 니코는 덩달아 유명해 졌다. 처음에는 이 식물을 장 니코의 이름을 따 니코티나라고 부르고 식물의 성분(장 니코는 이걸 약초로 여겼다) 중 하나를 니코틴으로 부르게 되었다.

심심해서 찾아봤음...

20150127

중독

금연을 하고 있다. 사실 예전에 몇 번 하다 말아서 큰 기대를 안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튼 또 하고 있다. 금연이긴 한데 니코틴은 주입받고 있다. 보건소 금연 클리닉을 갔더니 일주일 사용분인 7개 세트를 줬다. 나름 새로운 경험이다...


우선 금연 클리닉. 아무대나 가면 된다길래 도서관 가는 길에 있는 용산구 보건소에 갈까 집에서 그래도 가까운 중랑구 보건소에 갈까 하다가 시간이 애매하길래(보건소는 12시부터 1시 점심시간이라 쉰다) 중랑구로 갔다. 근데 1월 들어 금연 클리닉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바람에 보통 나눠주는 지압기, 금연 파이프는 없다고 못받았다. 가난한 구의 슬픔... 용산구는 줬다는데 용산구 갈 걸 그랬다.

금연 파이프가 특히 좀 땡겼던 이유는 예전 금연 경험에 의하면 손의 심심함이 가장 큰 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찰라를 떼울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아쉽다. 약국 가면 판다길래 봤더니 괴상하게 생겼든가 비싸든가 둘 밖에 없다. 그냥 평범하게 생겨서 별 기능은 없는 게 좋을 듯 한데... 그리고 일산화탄소 측정했는데 13인가 나왔다. smoking 상태. 비흡연자는 보통 0에서 2정도 나온단다.

그리고 상담. 뭐 이렇게 안 좋은 거다!라는 평범한 이야기를 들었다. 흡연자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그런 공포심은 별다른 감흥을 일으키지 않는다. 몸 속의 니코틴이 이미 짜 놓은 마방진은 꽤 견고하다. 그래도 공포의 문구들은 한번 펴볼까 생각 중인 막 입문하려는 사람 정도에게, 그리고 흡연자 애인을 둔 짜증난 비흡연자 정도에겐 효과가 있을 듯 싶다.

여튼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한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미묘한 고통을 직접 알 필요는 없을 거다(아닐 수도 있겠다... 그래도 임신부로서 선호의 차이 정도는 있지 않을까). 꼭 다리가 부러져봐야 부러진 다리를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닐테다. 그리고 정신 분열에 걸려봐야 정신 분열 환자를 치유하는데 더 도움이 될 거 같진 않다...

하지만 금연의 경우를 말하자면. 얼마 전 방송 '비타민'에서 금연과 라면을 다루길래 봤었다. 초미의 관심사 두 개가 나오길래... 패널, MC, 게스트 중 남자는 대부분 골초였는데(이휘재, 홍진호, 김정렬 뭐 이런 사람 있었다) 의사는 보기에 담배 같은 건 한번도 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여튼 보건소의 상담사처럼 흡연이 뭔지, 니코틴이 뭔지 글로만 본 티가 너무 나서 대화가 계속 맴도는 거 같았다.

골초 게스트들이 말하고 있는 게 뭔지 전혀 몰라... 책에 끊기 어렵다고 써 있으니까 끊기 어려우시죠라고 말할 뿐... 알렌 카가 쓴 스톱! 스모킹이라는 이 분야에서 나름 유명한 책이 있는데(나도 하나 받은 게 있다..) 그 책의 설득력은 알렌 카가 골초 출신이라 현황을 너무 잘 아는 데서 나오긴 한다.

이 분야에서 직접 경험론이 재밌고 설득력있는 이유는 사실 이게 기본적으로 끊어도 그만, 안 끊어도 그만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생사가 걸린 위급한 일에서 멀고 멀리 있는 일일수록 치밀하게 파고드는 재미가 만들어진다. 왜냐하면 하릴 없는 분야는 기본이 엉성하기 때문이다.. 여튼 덕분에 만사가 道라고 치밀한 관찰과 계획을 보며 새로운 뷰view도 얻어 보고.

물론 중독을 끊는 데는 뒤를 안 돌아 보는 대책 없는 결단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설득의 경우 저렇게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면 시큰둥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보건소 상담사도 20년 흡연 끝에 금연 성공한 사람 중 특채 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사람의 실질적인 팁을 가까이서 듣는 게 도움도 되고 재미도 있다. 실제적으로 지금 금연도 뽐X의 금연 포럼과 클X앙의 사용기 게시판을 열심히 읽으며 실질적인 팁 - 못 버틸 거 같을 때 뭘 해라 - 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여튼 저들은 이게 뭔지 몰라... ㅜㅜ


그리고 보건소에서 니코틴 패치. 노바티스에서 나온 니코틴엘이라는 걸 받았다. 찾아보니까 니코틴 양에 따라 30, 20, 10이 있고 서서히 낮춰가는 건데 상담사가 보기에 그다지 중증 중독은 아니었는지 20짜리를 줬다. 사실 오랫동안 흡연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냄새도 싫고 연기도 싫고 뭐 그런데 니코틴 패치가 주는 특유의 안정감은 나름 훌륭하다... 예전 어설픈 어린 시절 어떤 선배가 담배는 연기가 많이 나서 피우는 거라고, 연기가 안 보이면 필 이유가 없고 많이 끊을 거라 하는 이야기를 듣고 역시 그렇지 했었는데.. 그 사람도 이게 뭔지 모르는 거다.

결국 나에게 담배는 도구일 뿐이고 그냥 니코틴만 정량 보급되면 큰 문제는 없는 거 같다. 계속 붙이고 살까.. 그래도 되나. 다만 간지러운 게 있었는데 그건 사라졌고 온 몸 근육 여기저기가 종종 이상한데... 싶은 느낌이 아주 가끔 생기긴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전자 담배도 꽤 괜찮은 솔루션이긴 하다.


뭐 그렇다고.

20150120

또 이런 저런

남녀 평등, 생명 존중 이런 건 인권의 문제다. 그리고 종교 기타 등등 이런 건 문화의 문제다. 애초에 현대 사회에 인권을 무시하는 문화 상대주의는 존재할 수가 없다. 앞에 단서인 '현대 사회' 부분이 문제라면 문제인데 현대 사회가 아닌 곳에서는 인권보다 앞선 종교 등등이 흔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곳은 우선 테러 문제를 떠나서 현대 사회가 아니라는 의미이고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더 놀리고 프레셔를 줘서 약 200년 쯤 걸릴 거 같은 현대 인권 성립 기간을 며칠이라도 앞당기게 도와줄 수 있는 거 뿐이다.

근 백여년 동안 애써 세워놓은,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기까지 하며, 인권과 평등을 타문화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날려버리려 하는 게 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엄한 글을 남기고 허X톤을 떠난 이슬라믹 영국인 컬럼니스트의 글 -미국탓과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은 정말 웃기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일단은 같은 종교를 믿는 50%의 현상황을 냉정히 좀 보고 그딴 소리를 하든 말든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지어 우리 문화니 뭐니 하면서 - 예컨대 딸 같아서, 손녀 같아서 - 엄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데 한계선이 좀 더 클 뿐 사고의 맥락 면에서 그렇게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

여튼 이런 이야기가 한 소년의 시리아 행으로 조금 더 분명해지면서 전환기를 맞이했다. 개인적으로는 이슬람은 너무 머니까 유교 파쇼가 먼저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뭐 여튼 이미 가버린 건 이제 방법이 없는 듯 하고 앞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을 막을 유인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가가 궁금하다. 가면 죽어요, 나쁜 테러범이 될 거에요하는 위협 정도 뿐일텐데 과연 그게 바리케이트가 될 수 있을까.

뭐 사실 평화로운 이슬람이 되어 주변의 여자들에게 히잡을 덮어줘요도 크게 다를 건 없을 거 같은데...

20150117

이런 저런 이야기

잡담이라는 제목과 숫자 붙이는 포스팅을 여기엔 안하기로 (나름) 결심을 했는데 보면 결과물은 똑같다. 이런 저런이라는 제목이 많아졌고 단락이 바뀌면서 전혀 딴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어쨌든.

에프엑스의 레드 라이트는 처음에 듣고 꽤 실망해서 거의 듣지를 않았다. 얼마 전 랜덤으로 듣다가 종이 심장이라는 곡이 들려서 쭉 다시 들어보고 있다. 타이틀 곡 레드 라이트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데(그 곡이 왜 타이틀인지를 떠나 그 곡이 왜 실렸는지도 모르겠다) 핑크 테이프와 너무 비교가 되서 그렇지 음반 전체가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다. 핑크가 들어간 음반은 대게 좋은데 핑크 러브... 핑크 블로섬...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엑소도 좀 듣고 있다. 썬더라는 곡이 분위기가 꽤 좋은데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돌아다니다가 처음 부분 딱 나오면 어 뭐지 하는 약간의 전환이 있다. 끝까지 듣기는 좀 어렵고... 여튼 에스엠 소속 남그룹 곡 중 지금까지 들을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는데(그 특유의 울렁거림-그루브를 못 듣겠다) 그래도 이 음반은 내가 들을 수 있는 어떤 한계선에 위치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으르렁~ 같은 곡은 역시 좀...

크리스마스 때 모님께 짐빔 1리터짜리를 한 병 받았는데 요새 줄기차게 마시고 있다. 덕분에 혈중 알콜 농도를 어느 정도 수준에 계속 유지하고 있는... 조심 조심.

20150116

옛날 생각

어지간하면 옛날 생각은 안하는 편인데 종종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갈 때는 대전에 있었다. 밀레니엄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는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티브이에서는 보신각 종 치는 모습을 보여줬고 창문 너머로 엑스포 공원에서 하는 불꽃놀이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슬렁슬렁 걸어나갔던 게 생각난다. 연병장 너머로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엑스포 공원에야 사람이 좀 있었는지 몰라도 막사 주변에는 담배나 피면서 조용히 불꽃을 보는 군인들 밖에 없었다.

2000년에서 2001년으로 넘어가는, 그러니까 21세기가 시작되는 밀레니엄에는 보신각에 있었다. 확신은 안 서는데 기억이 맞다면 혼자 갔었다. 원래는 불꽃놀이 같은 걸 해주지 않는데(보신각을 처음 가본 거라 관제 불꽃놀이가 없는게 디폴트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밀레니엄이라 그런지 한화 협찬으로 불꽃을 쏴댔고 종을 다 친 다음에는 국세청 빌딩(지금은 그냥 삼성 어쩌구 빌딩)에서 꽃가루를 날렸다. 21세기가 되었구나 하면서 바라봤었다. 그게 끝나고 나서부터는 천원에 몇개 해서 팔던 사제 불꽃을 다들 쏴댔다. 점퍼 위에 하얀색 화약 가루가 뽀얗게 내려 앉은 기억이 난다. 당시 찍어놓은 사진이 지금도 하드 디스크 어딘가 남아 있긴 하다.

춥고 바람이 불면 왠지 그때 모습이 떠오른다. 

하나 더 있는데 논산 훈련소에서 목욕탕을 가던 기억이다. 옷을 다 벗고 주황색 츄리닝을 입는다. 그러고 줄을 맞춰서 목욕탕에 간다. 그때 걸어가면서 나던 추위의 냄새가 있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 자동적으로 그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뜨거운 증기, 5분의 따뜻함. 잊어버리고 싶은데 그때 기억 몇 가지는 지독하리만큼 잊혀지지가 않는다.

뭐 그렇다고. 블로거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포스팅별 조회수를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데 최근들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이야기나 쓰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은 한다.

20150114

텐션


요즘 하루에 집중하는 시간이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멍하니 앉아있다가 심시티를 하고 그러다 보면 도시가 커지고 기구가 날아다닌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집중이 안되는 건지, 집중이 안되서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텐션이 엄청나게 낮다. 어쨌든 하루 40분씩 걷기 시작했다.

20150112

그냥 하는 이야기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보더 1부터 4까지 다 봤다. 편당 1시간 정도씩이라 금방 금방 끝난다.

약간 웃긴게 중간에 자막을 보면 쿠사나기가 소령이었는데 진급해서 소령이 된다. 뭘 잘못 쓴거겠지.. 하고 찾아봤더니 삼좌에서 소좌로 진급한 거라고 한다. 소좌는 소령인데(에반게리온의 미사토가 네르프 작전 과장 시절에 소좌... 신극장판에서는 시작할 때 중령이고 대좌가 되어 분더의 지휘관) 삼좌는 뭔지 모르겠다. 중령을 이좌라고도 하는 거 같은데 일본군 혹은 자위대 계급 체계를 잘 몰라서...

여하튼 쿠사나기의 행동 유인은 -> 위에서 뭐라 하는 거 듣기 싫고 마음대로 하고 싶다 + 의체가 비싼 거라 의료보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두가지다. 둘은 충돌하는데 위에서 뭐라하는 걸 들어야 조직 소속으로 의료보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립을 위해선 -> 의료보험을 자가로 충당한다 또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의료보험 혜택 안에 머문다.

중간에 의료보험 자가 충당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데(독립 부대원 각출) 고가 버전의 완벽한 상태 유지는 역시 어려운 걸로... 그러므로 가치 증명에 대한 이야기가 보더 시리즈 내내 펼쳐진다. 결론은 의료 보험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20150111

원래 좋아하던 걸 보고 듣다

재생목록으로 만들어 놓은 케이팝 50곡만 줄창 듣고 다녔는데 저번 주에 지하철에서 듣다가 갑자기 지겨워졌다. 이번 주말은 일종의 전환기, 아주 자그마한, 다.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보더 1과 2를 봤다. 뭐 어쩌구 저쩌구 해도 공각기동대를 꽤 좋아한다. 처음에 만화책을 볼 때,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맨 앞에 시로 마사무네가 이건 다 시덥잖은 이야기야 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써놓은 게 있었다. 그건 말하자면 시덥잖은 걸 시덥잖게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 이후 그렇잖아도 영화나 만화에 감정 이입이란 건 이상한 일이다... 라고 희미하게 생각하고 있던 걸 좀 더 본격화하게 되었다라 할 수 있다.

여튼 시덥잖에 보는 공각기동대는 꽤 재밌고 웃기다. 그니까 낙서를 하면서 쓸데 없는 부분을 공들여 그리는, 뭐 그런 거다. 예컨대 유치원 생에게 예쁜 집을 그려보세요~ 했더니 어느 순간 부터 담장의 패턴이나 미세한 리얼함 담아 하루 종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한... 뭐 여튼 그런 저런 이유 덕분에 공각기동대를 지금도 꽤 좋아하는 거 같다.

어라이즈는 공각기동대 1의 프리퀄이다. 군 소속으로 501부대에 있던 쿠사나기가 공안 9과로 옮기게 된 사이에 있던 일들이다. 4편이나 되지만 사실 꽤 어설프다. 왜냐하면 공각기동대를 따라가던 관객들은 이미 이노센스나 스탠드 어론 컴플렉스의 밀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프리퀄이라고 공각기동대 1이 나온 1995년 이전 쯤의 수준에 맞춰 만들어진 듯한 기운이 도는 건... 뭐 어떤 점에선 굉장하긴 하다.

그리고 저번 주에 듣고 있다던 매시브 어택이나 나이트매어스 온 왁스에서 조금 더 나아가 런던 그래머, A/T/O/S, 스니커 핌프스 같은 걸 토요일 내내 틀어놨다. 오래간 만에 들리는 둥둥둥둥 울림이 꽤 좋다. 가끔 지겨워서 몇 달씩 안 듣기는 해도 결국은 가까이 놓고 지내게 되는 음악이다.

이거 말고 RL 그라임의 Void를 좀 들었는데 그건 좀 웃겼다. 트랩. 과연 그건 무엇인가. 그리고 Roots of Dubstep이라는 예전 음반이 있던데 그걸 좀 들어보고 싶다.

20150107

잡담

이런 저런 허들을 마음 속에 세우며 귀를 조절하다가는 결국 아무 이야기도 못 듣게 될 뿐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귀를 크게 열고...


그건 그렇고 요새 최고로 열심히 하는 건 아마도 이를 닦는 일인 듯 하다. 치실도 열심히 쓰고, 얼마 전 본 동영상을 따라 차곡차곡 치솔질을 하고, 리스테린도 쓴다. 이는 하나씩 닦는다는 기분으로 개당 10초씩 쓱싹쓱싹, 리스테린은 하나 사 놓은 게 있었는데 안 쓰다가 앱이 있길래(하루 2회 알람과 30초 타이머가 들어있다) 쓰기 시작했다. 체험단이 있길래 신청했는데 그것도 되버려서 며칠 있다가 온다고 한다. 뭐 여튼 이렇게 다 하는데 넉넉잡아 10분은 걸리는 거 같고 팔도 꽤 아프다. 그래도 처음 며칠은 손목에 알이 베긴 거 같았는데 좀 익숙해 진 거 같긴 하다.

또 하나는 심시티... 레벨은 초반은 넘어섰는데 거기에서도 돈이 없기 때문에 철+목재+플라스틱을 공장에서 생산해 -> 셋을 합쳐 삽을 만들고 -> 또 공장에서 씨앗을 생산해 -> 잔디를 만든다. 이렇게 하면 이론상 대략 30분에 잔디 하나가 만들어지고... 이걸 320 골드에 판다... 세금이 하루 12000인가 걷히고... 이렇게 3만 얼마를 모아서 태양렬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그러고 있다... 그 다음엔 6만이 드는 무엇... 그 다음은 어쩌구 저쩌구. 안이나 밖이나 돈 드는 일 천지.

어제는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보려고 했는데 10분쯤 보다가 지겨워져서 관뒀다. 그러고나서 에반게리온 큐의 서드 임팩트 시작 장면을 보고 잠들었다.

20150104

책상과 비누

책상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보고 싶은데 역시 잘 안된다. 지금 스코어 책상 위에는 스탠드, 가로 18cm, 세로 20cm 정도의 스피커 두개, 커다란 독서대, 미니 앰프, 17인치 모니터, 노트북, 외장 하드, 컵, 공유기 등등이 빼곡히 올라와있다. 이걸 다 쾌적하게 소화해 내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책상이 2배로 넓어지든가 아니면 책상이 2단이 되든가. 언제나 쾌적을 열망하지만 그 길은 너무나 멀다. 눈앞이 쾌적해 지면 발 아래가 엉망이 되는 법.

꼭 붙잡고 있는 습성을 바꾸고자 예전에 선물받은 비누를 뜯었다. 뭐든 팍팍 쓰면서 다 소모시켜야지.

일요일에 종일 집에 있었는데 하루 종일 BPMF, SETI, Omicron, Prototype 909 같은 걸 틀어놨더니 머리가 이상해지는 거 같다.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2013년에 나온 사람12사람 EP가 올라와있길래 쭉 들었다. 예전에 로라이즈에서 들었던 거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뭔가 다른 거 같기도 했는데(내 기억력은 그다지 신뢰할 만 한 건 아니라서) 여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긴 하다. 좀 예전이었으면 많이 좋아했을 지도. 음악이 구식이라는 게 아니라 내 취향도 흘러흘러가고 있으니.

우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택시 회사 사장이 좋아할 서비스지 고객이나 운전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부분이 안 보인다(아 고객은 또 여러가지 사장이 있으니 모르겠다). 회사를 운영하되 퇴직금도 없고, 복지도 없고, 문제가 생기면 직원의 책임이고..

그러니까 우버라는 브랜드를 빌려쓰는 개인 사업자 집단인데 그 서비스를 주변에서 좋아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돈이 많은 사람은 개인 운전기사를 고용해 쓰면 되고, 택시 서비스가 불만이면 시에 민원을 넣어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물론 저렴하게 개인 운전기사를 비고용으로 쓰겠다... 문제가 생기면 모른 척 할테다...가 현대 자본주의와 인류의 미래처럼 보이긴 하지만. 배달통이나 요기요 같은 것도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

거지같은 시기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아무도 만나지 못하겠지... 미뤄둔 책을 열심히 읽고 글이나 열심히 써야겠다.

그건 그렇고 요새 이엑스아이디 역주행이 화제인데 나는 요 며칠 간 스텔라의 마리오네트 음반을 열심히 듣고 있다. 이 노래는 (머저리같은) 홍보가 문제였지만 곡은 좀 아깝다. 물론 매우 전형적인 현 케이팝 걸그룹 체제를 따르고 있어서 꼭 들어야 할 이유같은 게 명백히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뭐 이 정도면 랜덤으로 틀어놨을 때 적어도 스킵은 하지 않는다.

20150102

2014년을 돌아봄

지나간 날이야 머리와 가슴 속에 묻어두면 되지 뭐하러 돌아보나 싶어서 잘 안하는데 무슨 생각인가를 하다가 심심해서 써본다. 패션 이야기가 아무래도 할 말이 가장 많은데 너무 각잡고 쓰게 될 거 같고 그렇게 진을 빼봐야 사실 별 이야기가 없고 등등 이유로 심심함에 맞게 아이돌, 그 중 걸그룹 이야기를.

2014년이 해괴하고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던 것처럼 이 바닥도 비슷했다. 5인 카라는 -2와 +1을 거쳐서 4인 카라가 되었고, 9인 소녀시대는 -1을 거쳐 8인 소녀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5인 에프엑스는 -1은 거치지 않았지만 4인으로 일단 활동하고 있다. 원더걸스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5인 걸스데이였다가 -1을 거쳐(2012년) 4인이 된 걸스데이는 2014년 1/4분기를 휩쓸었다. 7인 에이핑크였다가 -1을 거쳐(2013년) 6인이 된 에이핑크는 2014년 2/4분기와 12월을 휩쓸었다. 특히 12월 성적이 엄청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기와 인지도 면에선 걸스데이 3인과 에이핑크 6인을 다 합쳐도 2014년 후반기를 주름잡은 혜리만 못한 게 사실이다. 

AOA는 원래 8인이지만 밴드 멤버를 -1해서 7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2월 데뷔 2년 만에 드디어 짧은 치마로 정상에 올랐다. 이후 단발머리와 사뿐사뿐이 곡은 좋은데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진 못했다. 분발 기대.

전반적으로 카라, 원더걸스, 소녀시대라는 2007년 데뷔 걸그룹 체제가 음악방송 측면에서 씨스타(2010), 걸스데이(2010), 에이핑크(2011), AOA(2012)로 재편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튼 앞의 2007 세 팀 중 둘은 아직 기반이 튼튼하지만 (영지 빼고) 이제는 너무 대스타다. 음반이니 음원이니 셈하며 일희일비할 상황이 아니고 더 멀리 더 넓게 보며 무겁게 움직이는 분들이다.

레드벨벳이 데뷔하면서 해피니스로 꽤 훌륭한 한 방을 날렸지만(사스가 에스엠) 다음으로 비 내츄럴이라는 이상한 수를 내는 바람에 약간 애매하게 보인다. 두 마리 토끼는 함부로 잡으려 하는 게 아니다. 러블리즈는 데뷔 전날까지 8인이었다가 일단 -1 상태로 7인으로 활동 중이다. 캔디 젤리 러브가 좋았기 때문에 후속타가 기대된다.

그러고 뭐... 여러가지 일이 있었겠지만 와썹 새 음반이 꽤 재밌었던 거 말고는 기억이 잘 안난다. 아 이엑스아이디의 부활이라는 재밌는 뉴스가 있는데(심지어 1월에 음악방송 1위 할 가능성도 있을 듯) 노래가 별로다. 오랜 역사의 쥬얼리라는 이름이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애프터스쿨에서 주원이 졸업하면서 -1이 되었다. 하지만 애프터스쿨은 지금 뭘 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4/4분기는 거의 에이핑크에 빠져서 지냈는데 딱히 응원 안해도 이제는 잘 돌아가는 팀이 되니 재미가 좀 없어졌다. 여튼 음원 출시와 팬덤의 응원을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걸그룹 대중 + 팬덤은 보이그룹하고 움직임이 꽤 다르다. 같은 분석틀을 머리 속에 넣어놓고선 쳐다보면 답이 잘 안 나오는 거 같다. 

여튼 뭐 이런 일들이 있었던 거 같다. 그건 그렇고 구하라가 요새 꽤 상황이 좋은데 훨훨 날아오르길 기대.

20150101

2015년이 됨


2015년이다. 물론 전혀 즐겁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쩔 방법도 없는 걸 가지고 화를 내거나 기분이 나빠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속으로 "2015년이 되었네..."하고 마는 게 사실이다. 2014년의 마지막 날 점심 때 뭔가를 엄청 먹었고, 저녁에 또 뭔가를 엄청 먹었다. 지금 1월 1일 3시 26분인데 지금도 배가 부르다. 보신각 타종한다고 연장 운행하는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들어와 강아지랑 한참을 놀았고, 어제 방영한 주아돌을 봤다.

2015년에는 아마 담배를 끊을 것 같다. 뭐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이건 졌다. 대안도 마련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저러나 현재 스코어 매우 베거라 뭘 어째야 할 지 잘 모르겠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튼 할 일은 꽤 많다. 2015년은 개인적으로 일종의 전기(터닝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부지런하고, 무던하고, 이 재미없는 두 단어가 기본적인 방향이 될 것 같다. 누구에게도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는 기조는 아마도 더 튼튼해질 거고 방어막 같은 건 여전히 없을 거다. 오해는 삶의 힘.

집에 들어오는 지하철 속에서 매시브 어택의 세이프 프롬 함을 들었다. 이 포스팅은 너무 재미없군. 모두들 해피 2015.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