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1

원래 좋아하던 걸 보고 듣다

재생목록으로 만들어 놓은 케이팝 50곡만 줄창 듣고 다녔는데 저번 주에 지하철에서 듣다가 갑자기 지겨워졌다. 이번 주말은 일종의 전환기, 아주 자그마한, 다.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보더 1과 2를 봤다. 뭐 어쩌구 저쩌구 해도 공각기동대를 꽤 좋아한다. 처음에 만화책을 볼 때,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맨 앞에 시로 마사무네가 이건 다 시덥잖은 이야기야 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써놓은 게 있었다. 그건 말하자면 시덥잖은 걸 시덥잖게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 이후 그렇잖아도 영화나 만화에 감정 이입이란 건 이상한 일이다... 라고 희미하게 생각하고 있던 걸 좀 더 본격화하게 되었다라 할 수 있다.

여튼 시덥잖에 보는 공각기동대는 꽤 재밌고 웃기다. 그니까 낙서를 하면서 쓸데 없는 부분을 공들여 그리는, 뭐 그런 거다. 예컨대 유치원 생에게 예쁜 집을 그려보세요~ 했더니 어느 순간 부터 담장의 패턴이나 미세한 리얼함 담아 하루 종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한... 뭐 여튼 그런 저런 이유 덕분에 공각기동대를 지금도 꽤 좋아하는 거 같다.

어라이즈는 공각기동대 1의 프리퀄이다. 군 소속으로 501부대에 있던 쿠사나기가 공안 9과로 옮기게 된 사이에 있던 일들이다. 4편이나 되지만 사실 꽤 어설프다. 왜냐하면 공각기동대를 따라가던 관객들은 이미 이노센스나 스탠드 어론 컴플렉스의 밀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프리퀄이라고 공각기동대 1이 나온 1995년 이전 쯤의 수준에 맞춰 만들어진 듯한 기운이 도는 건... 뭐 어떤 점에선 굉장하긴 하다.

그리고 저번 주에 듣고 있다던 매시브 어택이나 나이트매어스 온 왁스에서 조금 더 나아가 런던 그래머, A/T/O/S, 스니커 핌프스 같은 걸 토요일 내내 틀어놨다. 오래간 만에 들리는 둥둥둥둥 울림이 꽤 좋다. 가끔 지겨워서 몇 달씩 안 듣기는 해도 결국은 가까이 놓고 지내게 되는 음악이다.

이거 말고 RL 그라임의 Void를 좀 들었는데 그건 좀 웃겼다. 트랩. 과연 그건 무엇인가. 그리고 Roots of Dubstep이라는 예전 음반이 있던데 그걸 좀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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