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사실 최초의 목적은 패션에 관련되지 않은 모든 쓰고 싶은 말들을 올리는 거였고 두번째 목적은 내 귀찮은 습관 중의 하나인 로그(log)들, 특히 음악과 영화, 도서나 전시에 대해 기록을 남겨두는 거였다. 귀찮은 습관이 더한 생활의 나태함과 만나 한동안 뜸 했지만 그래도 원래 하던대로 이제는 좀 챙겨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Mount Kimbie의 Carbonated를 들었다. 아마도 2011년에 나온 EP로 4곡에다가 Carbonated라는 곡의 두가지 리믹스 버전이 들어있다. 네이버 뮤직은 나름 광활해 Carbonated는 들을 수있다.
사실 모르는 밴드였는데 알게 된 과정은 Nightmares on Wax를 듣다가, 간만에 이런 걸 들으니 재미있구나, 뭐 좀 다른 거 없나하고 뒤적거렸고, 올뮤직 가이드의 비슷한 뮤지션 중에서 발견했다.
올뮤직 가이드의 비슷한 아티스트 목록은 뭔가 듣다가 비슷한 걸 들어보고 싶은데 딱히 정보가 없을 때 찾아가기는 하지만 보통은 정말 허접하고 믿지 못할 리스트들로 엮여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치포크의 리뷰도 뒤적거리다가 나온 자켓 사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뭐 이런 과정이 있었다.
요즘 내가 듣는 음악의 방향이 그쪽으로 뻗어있는지 덥스텝 계열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덥스텝은 장르 이름은 폼나게 들리기는 한데 El-B를 비롯해 Skream, N Type 그리고 플라스틱맨이나 리차드 제임스의 몇가지 작업들을 듣기는 했는데 시기적으로 뭔가 잘 안맞았다. 한창 사운드스케이프가 쌓이는 걸 좋아하던 시절에는 차라리 아예 Chill Out이나 D'n'B가 더 맞았던 거 같다.
그러다가 제임스 블레이크를 좀 끄적거리다(이건 개인적으로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거쳐서 Mount Kimbie에 잠깐 멈췄다.
딱 자켓 같은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이건 표제 음악인가 뭐 이런 생각도 잠시 했다. 다만 아쉬운 건 매우 폼나기는 하는데 공간(엠비언트)을 활용하는 방식이 뭔가 모자르다고 할까, 포스가 부족하다고 할까 그런 게 있다. 잘 흘러간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 하는 게 별로 없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니 그려려니 하고 있다.
어쨋든 이 시간에 일부러 커다란 헤드폰을 꺼내 듣는 걸 후회할 정도는 아니었다. 2010년에 나온 정규 음반 Crooks & Lovers를 조만간 들어봐야겠다. 나는 결국 이런 것도 좀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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